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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eter Apr 25. 2016

하룻 밤에 1억명이 평가하는 경영

모든 자원과 퍼포먼스를 다 알게 하라

기업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이 엄숙주의와 폐쇄주의입니다. 흔히 군대 문화로 표현되는 일종의 문화가 나쁜이유는 고압적이고 딱딱한 말투와 끈적이는 회식 문화때문만은 아니라 누구나 쉽게 말을 못하고 위만 보는 엄숙주의와 조직의 비밀이 누설되어서는 안된다고 아무 것도 외부로 나가지 않는 폐쇄성때문입니다. 특히 폐쇄주의는 꼭 군대문화가 아닌 기업에서도 일어나는 일입니다. 이 회사가 어떤 일을 해서 어떤 성적을 거두었는지 알기도 어렵고 그 표면적인 결과를 알았다고 해도 그것이 왜 그렇게 되었는지 알 힌트는 어디에도 없는 기업은 너무나도 많으니까요. 사실 몇 명의 경영진과 실무 팀장 정도만 알지 이게 왜 이랬고, 그래서 나타난 결과를 제대로 바꾸려면 무엇을 해야하는지 정작 하는 사람은 알 길이 없습니다. 다시 위만 바라봐야 하죠.



모두가 알게 되는 스포츠 팀의 구성-전술-퍼포먼스


오늘날 축구를 포함한 프로 스포츠의 발전은 '팬'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었습니다. 물론 경기장에 찾아가서 선수들에게 힘을 주고 입장료 등을 통한 구단 운영에 도움을 주는 기본적인 기여도 있지만, 최근에 더 보이는 것은 한 경기가 마치고 나서 경기 기사에 달리는 팬들의 댓글과 블로그의 분석들이죠. '엘 클라시코'의 경우에는 약 1억명 정도의 시청자가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의 퍼포먼스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열광하고, 더 많은 수의 사람들이 이후에 이것을 분석하고 읽고 다시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는 것이 글로벌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선수가 경기장에서 무슨 말을 하는지까지도 알 수 있죠. 기본적인 전술이나 개인 스킬의 숙련도는 말할 필요도 없이 까발려집니다.


스포츠는 이같이 모든 과정들이 드러나 있습니다. (이적 시장의 물밑 작업 정도만 빼고요) 사실 엄청난 양의 피드백이 이들에게 가해지는 것이죠. 분석을 당하는 당사자로서는 성격에 따라 아주 싫을 수도 있습니다. (많은 선수들과 감독들이 그렇죠) 하지만 이들도 정당한 분석에는 많은 도움을 받고 받아들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정반합의 발전을 다시 해냅니다.



일부 경영진과 팀장만 아는 정보획득-의사결정 구조


그러나 다시 경영의 현장에 돌아오면 이런 것은 꿈 같은 이야기입니다. 대부분의 정보는 아무도 모를 때가 많습니다. 최고층이 다 알고 있지도 않습니다. 그들은 의뭉스러운 결정을 만든 것의 정치적 근원 정도는 알고 있으나 실제적인 기술적 진보 수준이나 프로세스의 복잡함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할 경우가 더 많습니다. 실무자는 심지어 자신이 얼마를 쓸 수 있는지 자원도 모르고 시작할 때도 있습니다. '일단 해보라, 그리고 이야기하자'라고 하지만 정작 이런 밀당은 오랜 시간에 걸쳐 진행되고 실무자는 아무런 대안을 받지 못한 채 일은 지지부진하게 답보하게 됩니다.



경영을 '엘 클라시코'처럼 중계한다면?


경영진이 정말 경영의 모든 정보를 투명하게 보여주고 의사결정의 근원과 흐름을 낱낱이 알려주게 된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요? 이것은 바꿔 말하면 모든 직원들이 회사 돌아가는 사정에 대해 알고 거기에 자신의 목소리를 입힐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다는 것을 말합니다. 인터넷에서 언제든지 지난 엘 클라시코를 볼 수 있듯이 모든 직원이 언제나 회사의 모든 이슈에 대해 볼 수 있고 자신의 의견을 남기고 선수들은 그것을 보고 피드백을 받는 것이죠. 꿈 같아 보이는 말입니다. 기득권을 내려놓고 상대의 의견을 받아들이는 문화는 이 모든 것을 지지하는 기반이 됩니다. 이런 도구는 결코 어렵거나 많은 인풋을 요구해서는 안됩니다. 아주 캐주얼한 방식으로 제안하는 것 자체가 많은 에너지가 들지 않는 시작이 되어야겠습니다.


최근에는 그래도 이런 움직임들이 커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한 아웃도어 의류 기업은 내부 수익구조까지 온라인 판매 채널에 스타일별로 공개하고 있습니다. 물론 아시듯이 이 모든 공개와 피드백은 반드시 그 다음의 의사결정을 위해서 존재해야지 투명성 자체가 목적이 될 수는 없겠죠. 이것은 고객으로부터 들은 내용을 가지고 새로운 사업의 방향을 정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있는 체계에 대한 개선을 할 수 있는 도움을 줄 것입니다. 혁신은 물론 아무도 모르는 상태에서 생겨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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