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형 온도

by 하이민

달궈진 공기 사이를 통과하다가
숨이 버거워지는 순간, 속이
답답할 땐 뜨거운 물속에 잠겨야 한다
온몸이 허옇게 불어 터질 때까지
쭈굴 해진 손끝을 떠올리자 견딜 수 없게 되었다
의식을 치르듯이
동선을 하나하나 따져 집요하게
예측된 행동에 맞춘 무게를 재고서
짐은 신중하게 챙겨야 한다

입장료는 총 14,000원
면이 해져 거칠어진 녹색 수건은 축 늘어져
저번보다도 물이 빠져 있었다
흰색이 될 때까지 제 가치를 잃지 않는 수건이 되거라 토닥이며
133번 키를 받아 들고 기울어지는 가방을 추켜올려
자리를 잡고 문을 열고 들어가면
뜨겁게 달궈진 수증기가 가득 차
끓어오르는 소리
숨이 조여 오는 이 온도를, 이 통증을
굳이 찾아가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어 멍하니 바닥에서 샘솟는 기포를 세어보았다

아가미도 물갈퀴도 없는 주제에
제 몸보다도 더 뜨겁게 달아오른 물속으로 들어가는 것은
태어나기 전부터 기억하는 온도를 찾아가는 것일까
부글부글 거리는 소리가 기꺼워
청각과 촉각의 만족은 이토록 쉽게 구할 수 있다





keyword
이전 20화짝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