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을 찾아 떠나는 길
벌써 2년 전,
그날이 아직도 생생하다.
불현듯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지구 반대편
머나먼 오지로 여행을 간 것이 시작이었다.
아무래도 낯선 곳이기에 소규모 패키지 투어로 갔던 그 곳- 이집트는, 환상적인 나라였다.
어릴 적 〈인디아나 존스〉, 〈미이라〉 영화를 보며
누구나 한 번쯤은 꿈꿨을 고고학자의 꿈은 사실 나에게도 있었는데,
시간이 흘러 어른이 되며 자연히 마음속 깊숙한 곳에 파묻은 지 오래였을뿐.
그런 내가 이집트에 도착하다니, 믿기지도 않았지만 믿을 수도 없었다.
그리고 운명은 그렇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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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는 나일강을 따라 크루즈를 타고 유적지를 답사하는 것이 루트인데,
일행들과 함께 탄 크루즈에서 우리 테이블로
선량한 미소와 엄청나게 큰 눈을 가진 참 잘생긴 남자가 다가왔다.
우리 둘은 눈이 마주쳤고,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그 많은 사람들과 북적이는 공간이 삽시간에 고요해짐을 느꼈다.
내가 이집트 음식을 신기해하자 어떻게든 알려주려는 그와,
무슨 뜻인지 알아듣고 싶어 귀 기울여 듣던 나는
서툰 영어와 기민한 눈치로 어찌어찌 소통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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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즈를 떠나던 날, 나는 괜히 눈물이 났고
같이 찍은 핸드폰 사진을 그에게 보내주며
"즐거운 추억을 줘서 고마워."라는 말을 전했다.
참 다정하고 아름다운 말을 진심을 담아 하는 이집트 남자는
"네가 나의 오늘을 만들었어."라는 말로 답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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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여행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를 기다리는 공항에서
나는 메시지 한 통을 받았다.
"수하야, 할 말이 있어.
난 우리가 운명인걸 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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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뒤로 많은 일들과,
눈물과
해프닝이 있었고
1년이 흐른 뒤 나는 또다시 지구 반대편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올랐다.
이집트의 사막을 향해 혼자 떠난 길이
어쩐지 익숙하고 마치 늘 바랐던 것 같던,
신비로운 감정을 느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