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흐와? 네스카페!
술을 먹지 않는 무슬림이라 그런지,
커피와 담배를 무지 사랑하는 이집션들.
번화가 쪽 화려한 카페 말고도
한적한 동네 거리의 카페에서도 소파에 누워
커피를 홀짝이고 시샤를 피는 아저씨들을 많이 본다.
남녀노소 불문하고 커피를 사랑하는 이 나라.
노천카페 같은 곳도 있었는데,
커피 차들이 줄 서 있고
그 앞에 앉을 수 있는 테이블과 의자 몇 개를 조명으로 멋스럽게 꾸며놓았다.
데이트하러 나오는 사람들로 점점 꽉 차기 시작하는 노천카페 거리는
이내 앉을 곳이 없을 정도로 사람들이 붐볐다.
노천카페답게(?)
바로 옆이 도로였는데,
결혼식을 마치고 오는 웨딩카 퍼레이드를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했다.
부모님 세대나 예전 TV에서 보면
깡통을 달고 신나게 신혼여행을 가기 위한 공항까지 질주하는 차들을 볼 수 있는데,
이집트의 분위기도 그랬다.
클락션 소리와, 줄지어 따라가는 친구들의 차와 오토바이,
축하한다며 환호 지르는 소리가 어우러져서 정말 장관이었다.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던 사람들도 손뼉 치고 휘파람을 불며 축하해 주고.
이 날따라 결혼한 사람이 많았는지
웨딩카만 세 번을 보았는데, 신랑신부가 무척 행복해 보이는 데다가
친구와 가족들이 마치 호위하듯 그들을 큰 클락션으로 축하해 주는 장면이 참 뭉클했다.
커피를 홀짝이며
'한국에서도 예전에는 저런 웨딩카 퍼레이드를 했어.'라고 사진을 찾아 보여주자,
이집션들도 신기하게 쳐다봤다.
정말 그래? 우리랑 똑같잖아? 신기하다!
ㅡ 그치, 나도 그 마음이야.
물론 이제 우리는 저렇게,
아니 그 당시에도 저렇게까지 오토바이들이 줄지어 축하해 주는 광경은 없지 싶긴 한데,
교통 소음이라며 절대 허가 안해줄것 같고
요새는 하지 않는 추세이기도 해,라고 덧붙여 설명해 주었다.
그리고 난 참 부러웠다.
그냥.... 너무나 사람냄새나는 풍경이어서일까?
마치 나에게는 이집트 사람들의 생활모습과
서로를 대하는 태도가
아주 어릴 적 열쇠 없으면 옆집에 가서 밥 얻어먹으며 엄마 기다리던,
이웃집들과 함께 김장하고 반찬 나눠먹으며
엄마들끼리 커피타임도 갖고 아이들이 놀이터와 서로의 집에서 함께 놀던
그런 풍경들이랑 닮아있었다.
불편은 했지만
행복해서, 불편한지도 몰랐던 그 시절.
서로의 얼굴에 표정이란 게 남아있던 그때로 돌아갈 수 있어서
이집트를 좋아하는지도 모른다, 나는.
.
.
.
.
이러나저러나 이집트의 커피는 되게 진하다!
'커피'라는 영어 단어도 아랍어 '까흐와'에서 온 것인데,
그래서 나도 이집트에 오기 전까지 까흐와를 열심히 외워갔다.
그때만 해도 커피를 많이 마셨기에
무슨 일이 있어도 까흐와를 찾아 마셔야 한다는 의무감으로!
근데 충격.
"우리는 커피를 까흐와라고 안 해."
".... 그럼 뭐라고 해?!"
"네스카페."
협찬광고인줄 알았다.
되게 당당히 네스카페 원두통을 보여주며 말했기에.
다들 네스카페를 많이 먹고 집에도 보통 네스카페 원두(캡슐커피 그런 거 아닙니다...)를 놓고
-아시려나요, 설탕과 프림 취향껏 제조해서 먹을 때 엄마들이 가지고 있었던 원두통-
조금의 우유를 타서 마시는 것이 이집트에서 보통의 커피를 마시는 방법!
아니면 아예 진하게 에스프레소처럼 마신다.
그런 진한 에스프레소 커피는 말 그대로, <터키식 커피>로 부르더군.
똑같은 삶에
가끔의 언어가 다를 뿐
커피도
행복도
어쩌면 세상사람들이 느끼는 감정의 모양새는
비슷한 거라는 감상.
#한국인은아이스아메리카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