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에서 운전면허 따기
이집트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엄청난 교통량을 보곤 놀라게 된다.
클락션 소리와 사람들의 아랍어가 뒤섞여 관광객들의 여행으로 인한 흥분은 더욱 고조되기 마련.
게다가 이집트는 횡단보도가 잘 없다.
교차로에서 한번 발견했는데,
"오 여기는 웬일로 횡단보도가 있네?"라고 생각해 주변을 살펴보니
중간중간 희미하게 지워진 횡단보도들이 보였다.
지워지면....
다시 칠하지는 않나 보다...
하긴 사람들이 거의 다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니까 걸을 일도 잘 없다.
애초에 인도는 아주 넓게 되어 있거나
혹은 사람들이 다니는 골목도 오토바이가 슝슝, 무리없이 다니거나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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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타는 관광객들을 보통 태우며 동네를 돌아다니는 것 같았다.
나는 타보지는 않았는데, 구경하는 것만으로 재미있었다.
유적지 주변에는 낙타와 주인들이 즐비해 관광객들에게 한번 타볼 것을 권유한다.
약간 우리나라 어릴 적 놀이공원에서
말을 태워주던 프로그램이 생각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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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도로에 낙타, 우버와 같은 자동차, 수많은 오토바이들이 한 번에 달린다는 것이다.
정말 신기한 광경인데,
어린 아기를 아빠가 운전하면서 태우고, 바로 뒤에는 엄마가 갓난아이를 또 안고 오토바이에 탄다.
그런 오토바이들이 줄지어 도로를 질주하는 걸 보면 엄청나다.
심지어 오토바이 운전대에는 그날 시장을 본 장바구니(주로 커다란 비닐봉지)들이 주렁주렁 달려있다.
오토바이가 없어서는 이집트 생활하기가 상당히 힘들다.
너무 더운 날씨에 걸어서 이동하는 것은 여의치 않아,
사람들은 오토바이를 무조건 이용한다.
거의 우리나라 학생들의 자전거보다 더 많이 이용하는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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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하다고 생각해 평생을 타보지 않은 오토바이인데,
이집트에서 타게 될 줄은 몰랐다.
조금 무섭다는 마음으로 처음 타 본 오토바이에서
바람을 맞으며 도로를 달리자
더할 나위 없는 자유로움과 상쾌함이 느껴졌다.
이거지-!
나 그동안 많이 답답했었나?
어찌나 그 바람이 시원하던지,
나중엔 바람을 맞고 싶어 시시때때로 오토바이 타는 것을 즐겼다.
물론 한국인이 이집트에서 오토바이를 운전하기는 쉽지 않다.
이집트 사람들은 오토바이 운전을 평생 해왔기 때문에 너무나 베테랑이고,
신호와 좌회전 우회전, 깜빡이를 잘 지켜야 하는 나라에서 운전을 배운 사람에게
이곳의 운전은....
야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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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에서 여자가 운전할 수는 있나?라고 보통 생각하는데
운전, 한다!
멋진 차를 끌고 가는 여성 운전자를 이집트의 소도시에서도 발견할 수 있었다.
단지 비율은 워낙 남자들이 많다.
소년 같은 아이들이 커다란 봉고차를 몰기도 한다.
여성은 운전하면 안 돼!라는 차별적 요소라기보다는
밖에서의 생계활동을 하는 사람이 남자인 경우가 월등히 많으므로 그런 듯했다.
여성도 운전은 할 수 있고,
자기 오토바이와 차도 가질 수 있지만 ㅡ,
그래도 보통은 남편이나 남자친구가 운전하는 오토바이에 타고 이동한다.
데려다주고, 같이 장 보거나 일 처리하고, 데려와주고ㅡ
아이들을 포함한 가족들이 함께하는 모습이 좋아 보였다.
'왜 저렇게 위험하게 온 가족이 오토바이를 타는 거야?'
라는 것이 처음 이집트에 갔을 때 생각이었다면,
이집트 사람들과 소통하고 이야기하며 느끼게 된 이집트에서는
'가족들이 참 정겹네'
라는 감상으로 조금 바뀌었다.
.... 사실 이집트 아가들이 나보다 더 오토바이 잘 탈 거란걸 알아서인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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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집트에서도 운전할 때 오토바이 면허증, 자동차 면허증이 있어야 한다.
당연한 사실인데 왠지 이집트에서는 면허증 없어도 운전할 것 같은 와일드함이 있다!?
이집트 운전면허 시험은 어떨지 직접 보지를 못해 아쉬웠는데,
그곳의 운전면허 시험이 혹독한 난이도일거란건 확실히 예상이 갔다.
당연하지, 그곳에서 살아남으려면 면허증이 아니라 생존증이겠어...
한국인도 운전면허증이 있으면 이집트에서 운전할 수 있다.
아마 국제면허증으로 발급받아 가면 되는 것 같은데,
그냥 한국 면허증이라고 해도 왠지 받아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물론, 아무리 면허증이 있어도 더구나 한국에서 장롱면허를 가지고 있는 나로선.....
이집트에서 운전할 일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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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면허증 발급에도 시간이 걸리는데
와우, 발급받은 운전면허증이 정말 놀라웠다.
색지 같은 종이에 프린트된 조그마한 면허증을 '코팅'해서 발급해 주므로,
운전면허 시험에 합격한 다음 날 때쯤 받을 수 있다.
(저 '코팅'이란 건요,
진짜 말 그대로 예전 문방구에서 코팅용지로 코팅해 주는 거 있죠? 그런 겁니다..)
한국의 옛날 주민등록증이 떠오르면서 재밌기도 했다.
우리네 아버지들의 옛날 면허증이나 주민등록증 같은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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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를 비롯해 보통 아랍국가라고 하면
사람들은 위험한 곳, 특히 여성들을 가혹하게 대하는 곳이라고 생각하는데
음..... 나는 어디든 위험하고 가혹할 수 있는 것이 사람들이 모여사는 세상이라고 생각하기도 하고,
그 사람들의 생활에 내가 녹아들어 가는 느낌이 좋았다.
그래서 별반 불편함은 느끼지 못했는데, 또 모른다.
더 오래 살다 보면 불편하고 힘든 점이야 당연히 있겠지.
그래도 매번 한국과 비교하기보다
이집트에 온 만큼 나 자신이 '이집션'이다 생각하고 이들의 삶을 온전히 느끼고 싶다.
어느새 잊혀가는 인간다움에 대해 오히려 잘 알게 되는 땅이라는 것이
오늘까지 나의 이집트에 대한 감상.
소곤)
그래도 위험을 자초할 필요는 없으니 항상 안 전 제 일 !
#이집트생활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