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한게 무서운거야
내가 사랑하는 룩소르에서 또다시 파라오의 무덤이 발견되었다고 한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3/0013291651?sid=104)
역시 룩소르의 위엄, 대단해....
한국의 서울이 이집트의 카이로라면
한국의 경주는 이집트의 룩소르라 할만하다.
이집트 알렉산드리아는 한국의 부산이려나?
각 도시마다 분위기가 다른데
그중에서도 나는 룩소르가 참 좋다.
적당히 바쁜 풍경과
여유 있는 커피 한잔을
이집트 고대 신전 바로 옆 카페에서 즐기면서
옛날 유적에 비치는 석양을 바라보는 풍경이
너무나 이집트다워서다.
사실 이집트는 너무 더워서 낮에는 도저히 움직일 수가 없다.
오토바이나 차를 타더라도 강한 햇살을 피하기는 여의치가 않고....
선풍기나 에어컨이 무리 없이 어느 곳에서나 빵빵 나올 만큼
전력사정이 좋진 못하다.
안타까운 이유가 있지만,
그러나 이집트 사람들이 한국처럼 에어컨 사용하면
지구는 온난화이다 못해 태양이 될지도 모르는 인구밀도이기도 해서.....
... 꼭 바뀌어야 해!라고까지는 말하지 못하겠네.
아무튼 그래서 보통 어스름한 저녁때 좀 더 활기찬 일상이 시작되는데,
선선해진 바람 사이로 다들 분주히 안부를 나누며 삶을 살아가는 모습이
마치 나를 여행자가 아닌 이곳의 어느 벽화 풍경이 된 것처럼 느껴지게 했다.
.
.
.
저번 여행 왔을 때 설명도 듣고 와봤던 곳임에도 불구하고
다시 또 신전에 가고 싶어 무스타파를 졸랐다.
엄청 신나 하며 데려다줬는데,
(내가 어디를 가고 싶다거나 뭘 하고 싶다고 하면 되게 좋아하는 듯.....)
입장하자마자 그냥 성큼성큼 유적지를 가로질러 걸어가는 게 아닌가!
뭐야! 고대 유물에 대한 예의가 없잖아, 이집트인아!
"이거 중요한 건데 왜 안 봐? 멋지잖아!"
"그렇긴 하지...."
"이 사람들 발은 왜 왼쪽이 나와있는지 알아?"
"여기 벽화 그림 좀 봐! 서양의 제국주의 사람들(?)이 침범했을 때 덧칠한 그림이 저기 있어."
"색이 다 바래긴 했지만, 그래도 저긴 좀 남아있다. 다 칠해져 있었을때는 엄청 더 화려했겠다!"
"뭐, 그래도 난 지금도 운치 있어서 좋긴 해."
나 혼자만 종알종알,
그런 내 모습을 보면서 미소만 짓길래 문득 든 생각이 있어 물어봤다.
"너 혹시 지금 여기 처음 와?"
.
.
.
"응, 나 살면서 여기 처음 와봐."
룩소르 토박이는 룩소르의 유명한 유적지인 <룩소르 신전>을 한국인과 처음 같이 와봤다.
"당신은 진정한 이집트인이 아닙니다."
"하하하. 그래 맞아, 수하 너는 진짜 이집션이야."
나는 천천히 무스타파를 데리고 이곳저곳의 상징과 표현을 설명해 주었다.
이 길은 이렇게 이어지는 거고,
저 사람들은 무슨 행사를 하는 것이며,
문양마다 얽힌 이야기들을....
이집트에서 태어나 자란 사람을 상대로
고대 이집트 역사를 잘난척하며 읊어주는 사람, 바로 나예요........
그가 항상 일상처럼 보는 파라오의 유적지들을 마주칠 때마다
나와의 추억을 기억해 주길 바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