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너무 위험하지 않아?

사실 한국도....

by 달과 대추야자

중동에 간다고 하면 모두 하는 소리이다.

사실 나도 걱정이 되었긴 마찬가지.


그래서 한 십여년 전에 아랍어학과로서 이미 유학을 다녀오셨다는 분들을 만나면

엄청나게 멋져 보인다.

그땐 지금보다도 어쩌면 더 중동, 아랍에 대해 더 모르고

환경도 적응하기 어려웠을 텐데, 다들 대학생들의 나이인데 어떻게 그런 타지에서 공부하며 삶을 살아냈을까-.



다 큰 어른이 된 지금의 나로서도,

중동은 혼자 가기에는 너무나 어려운 땅이었다.


말했듯이 직항이 잘 없고,

더구나 이 글을 쓰는 지금은 이란과 이스라엘의 전쟁이 한창이다.

미사일이 날아다니고, 폭탄이 떨어지고....


생명을 앗아가는 건 또 다른 인간이어서 왜 다들 이렇게 살 수밖에 없는 것일까

야속하기도 하다.

세상을 채 살아보지도 못한 아이들이 가장 고통받을 것이기에 마음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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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뭐, 한국은 다른가?

우리나라가 휴전국이라는 건 한국인들만 빼고 모두가 여실히 느끼고 있다.

정작 이곳에서 나고 자라 터전을 잡고 살아가는 우리에게 한국은

<너무나 안전한 나라>이지만,

외국인들에게 우리나라는 언제든 전쟁이 발발할 수 있는 곳이고,

위험한 지역이며,

실은 북한과의 갈등이 격화되거나 정세가 심각해질 때면

한국에 살지 않는 사람들이 더욱 심각한 위기감을 느끼고 긴장해 바라보는, 한반도.




그러나 우리는,

"에이, 전쟁이 일어나겠어? 공멸하는 길인데."


라는 마음과

피난 가기에는(피난까지?)

"그래도 한국 병원이 최고야. 다른 데서는 못살아."

라는 의식이 있다.


...... 나만 있나요? 여하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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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전화 진동소리에 잠이 깨서 비몽사몽 받았다.


이집트 친구들이었다.



"수하야, 얼른 이집트로 와! 얼른 와, 얼른!"



도대체 무슨 일인가 싶어,

진정시키고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날은 북한이 러시아에 군인들을 파병했고, 전쟁이 곧 날 것 같은 분위기였다.


당시의 나도 실제로 한국인과 똑같이 생긴, 동포이자 형제인 북쪽의 한반도인이

전쟁에서 그 어린 이십 대 초반의 나이에 전쟁의 포탄에 죽고,

포로가 되느니 자살하라고 했다는 말을 듣고 먹먹한 충격이 이루 말할 수 없었지만.


그러나 한편으로는 '저 북쪽의 러시아땅에서 일어나는 일',

'북한과 러시아가 왜 우리나라에 오겠어. 미국이 우방인데.'

라는 철두철미하게 미국을 신뢰하는 마음가짐.... 이 공존했다.




그래서 나는,


"한국에서 전쟁 안 나. 걱정 마."



라고 친구들을 달랬다.



그리고 너네 나라 옆에 있는 가자지구가 더 심각해 보인단 말이다....





"수하, 그렇게 방심할 일이 아니야. 무슨 일이 있으면 꼭 알려줘. 그냥 와도 돼. 언제든!"



하는 말에, 감동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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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의 놀람이 가신 후, 한 번은 물어봤다.


전쟁이 곳곳에서 일어나는데, 이집트는 안전한 거냐고, 너희들은 괜찮은 거냐고.



'괜찮은데? 원래 지금은 관광시즌이 아니라 한산하기도 하고. 사람들 없어서 지금이 더 놀러 오기 좋아!'


라는 말에 아 뭐야 우리랑 똑같은 느낌인가 보네,라고 넘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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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로 비행기를 타고 가시는 분들이 비행기 창밖으로 미사일이 날아다니는 모습을 봤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시대가 어느 때인데, 3차 대전은 인류 멸망이다,라고 생각하지만

전쟁이 어디 그렇게 쉽게 일어나고 쉽게 없어지는 일이던가?


머나먼 땅의 생명과 당장 내가 발 딛고 사는 이 땅의 사람들 모두 알게 모르게 전쟁의 폐허와 위험 속에 생존해 나간다. 삶은 살아가는 것이어서..... 어떻게든 극복하고 애써 잊어도 보고 괜찮다고 위안도 해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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