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집들은 왜 짓다 말았죠?

어딜 가나 집이 문제야

by 달과 대추야자

카이로에 내린 후 버스를 타고 이동해 본 풍경의 집들은 어쩐지 지붕이 없거나 아직 공사 중인 것처럼 보였다.


같이 이집트 여행을 간 사람들도 아파트처럼 보이는데 생각보다 완성된 것 같은 겉모습의 집이 없어 의아했나 보다. 그 당시 이집트 여행을 인솔해 주신 선생님께서 우리의 궁금증을 풀어주셨다.



"이집트 집들이 왠지 짓다 만 것 같지요? 사실 일부러 그렇습니다. 지붕까지 지어서 다 완성된 건물이면 집값이 비싸거든요! 안에 들어가면 완성되고 깔끔한 집들인데도, 밖에서 보면 꼭 아직 짓는 중인 것처럼 되어 있는 집들이 많아요. 그렇지만 사람들은 이미 잘 살고 있습니다."



... 이집트 부동산 문제의 해결책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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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찾아보니, 건물이 다 지어지면 세금이 워낙 많이 나와서 외벽을 완성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니 1, 2층을 올려 살다가 '3층도 지을 거야'라는 표시를 철근 등으로 해놓고 올리고, 돈을 모아 또 올리는 시스템.

그러나 마지막층은 일부러 미완으로 남겨두어 세금을 내지 않는다고 한다.


정말 신기한걸?


재산세를 주택이 완성될 때까지 내지 않고 살아도 된다니!

한국은 건축허가를 받아 완공된 집에 들어가서 사는 시스템이라 더욱 생소했다.

합리적인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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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으로는 가족문화라서 인 것도 있다.

1~2층에 부모님이 사시고 자녀가 결혼을 하면 3층을 지어 그곳에 살게 하기도.

이 점은 한국이랑 비슷하게,

보통 아들 부부는 부모님과 함께 살고

딸 부부는 시집 식구들과 함께 사는 듯했다.





물론 완성하고 싶지만 현실적으로 돈이 부족해 그런 경우도 있다!

때문에 진짜 완성된 호텔, 건물들은 <이집트 부의 상징>인 것이다.

어쩐지.... 부티가 나더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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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으로는 말을 듣다 보니 문화적 사고방식의 차이랄까, 그런 것도 느껴졌다.

겉모습이 뭐가 중요해-, 실제로 잘 사는 게 중요한 거지,라는 느낌! 다분히 실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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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함마드와 무스타파의 집에도 놀러 갔는데,

오~! 골목이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 나올 것 같은 예스러운 골목에 알고 보니 사촌들은 골목 건너편 집에, 또는 위층에, 맞은편 집에 살기도 해서 사실상 집성촌 같은 분위기였다!


흙벽과도 같은 느낌에 (느낌이 아니라 흙벽이겠지만-) 전통적 이어 보였는데

문을 열고 내부로 들어가니 응? TV, 세탁기, 뭔가 너무나 현대식이라 문 밖을 봤다가 다시 집을 들여다보았다. 가족들의 응접실 같은 곳으로 갔는데, 통로는 좁았는데 내부로 들어갈수록 공간이 넓은지 자꾸 어디선가 사람들과 음식, 간식, 음료 등 뭐가 마구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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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의 남자들은 결혼을 위해 자신의 가정이 살 집을 지을 땅을 사는 것이 보통의 경향인 듯 보였다. 아파트 시공사가 없는 걸까?라고 물어보았는데, 남자가 땅을 사고 그 가족들을 중심으로 돈을 모아 집을 짓는다고 한다.


물론 진짜 벽돌 하나하나 나른다는 그런 의미보다, 어떤 집을 지을지를 계획한다는 의미에서.



물론 아파트도 살 수 있다.

한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에서는 보통 아파트가 더 저렴하다...



잠시 다른 소리이지만

중국 소설 중에 <대지>를 참 재미있게 읽었는데

동아시아인들도 "땅"을 중요하게 여기는데, 이곳 이집트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땅을 사 그곳에서 대대로 가족들이 살아가는, '땅=터전'의 느낌이 강하다.



성경을 읽다 보면,

이곳 아버지의 집에서 형제인 우리의 가솔이 많아졌으니 이제 이끌고 가자-,라는 구절에서 상상되는 장면들이 21세기 이집트에서 계속되고 있는 것 같아 기분이 묘했다.





사람들은 살아갈 뿐인데 나는 자꾸 숨겨진 의미를 찾네.

민족마다 나라마다 내재된 오래된 기억과 경험들이

현재를 만들어내는 것이 늘 신기하고, 경이롭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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