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 환상 투어

크레믈 제외 모스크바 시내 중심

by 준비된 여행

거대한 모스크바 국립대학 본관과 부지를 보고 있으면 그 웅장함에 압도된다. 본관 건물만 놓고 보면, 스탈린의 7자매로 불리는 웨당케잌모양의 스탈린식 건물 중 가장 높다. 높이가 240미터로 1988년까진 유럽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었다고 한다.

20170415_133844.jpg 모스크바 국립대학 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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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한 것은 바르샤바나 라트비아의 리가에서도 유사한 스탈린식 거대 건물이 보였지만, (소련의 유산이자 선물로 지어줌) 그 나라 국민들은 과거의 흉물스러운 유산쯤으로 취급하는데, 모스크바 시민은 그렇게까진 생각하진 않는다고 가이드가 전해 주었다.


모스크바 국립대학 맞은편에 있는 엠게우 언덕에서 나머지 6개의 자매 건물을 찾는 재미가 있다. 워낙 크고 높아서 멀리서도 잘 찾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20170415_135720.jpg 엠게우언덕에서 바라 본 모스크바 전경 I
20170415_135714.jpg 엠게우언덕에서 바라 본 모스크바 전경 II
20170415_135717.jpg 엠게우언덕에서 바라 본 모스크바 전경 III

여기서 엠게우는 참새란 뜻으로 엠게우란 성을 가진 사람의 땅이었어서 그렇게 부른다고 한다. 흥미로운 사실은 러시아 사람의 성씨 중에 참새, 토끼 등 재미있는 이름이 많다고 한다.


모스크바대학은 유서 깊은 곳으로 노벨상 수상자도 이 대학에서만 11명을 배출하였다고 하니, 러시아의 과학기술 수준을 짐작할만했다. 이 학교 출신인 원소기호를 발견한 멘델레예프는 보드카의 도수를 가장 알맞은 40도로 정한 인물로도 알려져 있다. 아마도 많은 실험을 위해 보드카를 직접 마셔보지 않았을까?

모스크바 성당중엔 최근에 재건된 구세주 성당이 그 규모 면에선 최고이다.

원래 나폴레옹과의 전쟁을 승리한 것을 기념하여 1881년 지어졌지만, 스탈린 시대에 폭파해 버렸다고 한다. 그 후 이 자리에 공산당 궁전을 지으려다 야외수영장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현재의 성당은 2천년대에 다시 재건한 것이다. 최근에 지어진 건물이라 웅장하고 깨끗함이 훨씬 잘 느껴진다. 벽면의 동상들은 성경의 스토리를 재현한 내용들로 섬세하게 잘 만들어 놓았다.

20170415_145746.jpg 황금빛 지붕으로 빛나는구세주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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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을 뒤로하고 바라보면 모스크바 강과 크레믈의 아름다운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멀리 거대한 표트르 대제의 동상도 보인다. 야경으로 멋진 사진이 나오는 장소라는 가이드의 귀띔이 있었지만, 그 날밤은 너무 추운 날씨(영하 2도 정도였으나, 체감온도는 영하 10도는 되는 것 같다.)에 많이 걸어서인지 피곤해서 호텔방을 나오지 못했다.

20170415_145635.jpg 빠뜨리아르흐 다리와 크레믈이 보이는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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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보이는 끄라스느이 초콜릿 공장은 유서가 깊다고 한다. 러시아도 초콜릿으로 꾀나 유명하다. 마침 아이가 그려진(1960년대부터 이 아이가 모델이었다고 하니 이 아이는 이미 성인이 되었겠다 싶다.) 유명한 러시아 초콜릿 알룐카가 마트에서 세일을 하고 있어 기념 선물로 사 왔다. 맛은 유럽 초콜릿보다 덜 달고, 담백한 맛이라고 해야 할까? 여행기념품으론 마뜨로쉬까와 함께 인기 있는 품목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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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417_194626.jpg 알룐카 초콜릿

기념품 이야기가 나온 김에 모스크바에서 사 오면 좋을 아이템을 소개해 본다.

초콜릿과 함께 사온 품목은 암 예방에 효과가 좋다고 하는 차가버섯이다(아래 초록색 그림). 차가버섯은 녹즙보다 60배 항산화 효과가 좋다고 하며, 우리나라에서도 암 치료 보조식품으로도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 약국에서 파는데, 가본 3곳 약국 모두 가격이 달랐다. 재고를 많이 비치하고 있지 않아 많은 양을 동시에 사기는 힘들었다.


20170417_194558.jpg 시베리아 차가버섯

그리고, 러시아에서 빼놓을 없는 도자기로 황실에 납품했다는 임페리얼 포르셀린이 있다. 가격이 무척이나 고가여서 선뜻 사기 쉽지 않은 품목이다. 공장은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는데 가격은 모스크바가 더 싸다는 러시아에 사는 여러 사람들의 증언이 있었다. 아내도 물론 백화점에서 임페리얼 포르셀린 샆을 찾았다. 전에 내가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사 온 것과 똑같은 도자기를 아직 주요 진열대에서 팔고 있어서, 아내의 쇼핑욕을 잠시 멈추게 할 수 있었다.

20170416_153528.jpg 굼백화점의 임페리얼 포르셀린 샵에서 아내가 구경하는 동안 한 컷 찍음 - 정말 섬세한 작품임

무엇보다 모스크바 여행 기념품의 백미는 마뜨료쉬까이다.

원래 마뜨로쉬까는 최초 일본에서 러시아에 전해진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목각인형을 열면 작은 인형이 나오고 계속해서 더 작은 인형이 나오는 러시아 전통 기념품이다. 적게는 3개에서 많게는 약 6개 정도까지 인형이 나왔는데, 4개 정도가 적당한 것 같고, 모양이 동일한 인형보다 각각 다른 인형이 들어가 있는 게 훨씬 비쌌다. 세밀하게 그려진 것일수록 가격이 비싸다. 내가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사 왔던 작품같이 정교하고 각 인형마다 다른 러시아 설화가 그려져 있었던 6피스짜리는 그 당시 루블이 비싼 점을 감안하더라도 상당히 고가에 구입했던 품목이었다. 이 마뜨료쉬까는 아직도 우리 집 장식장의 가장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너무 집에 비싼 게 있어서인지, 눈으론 실컷 구경만 하고 아이 선물로 조그만 크기의 4개짜리를 구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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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모스크바로 돌아와서,

우린 올드 아르바트로 향했다. 아르바트 거리로 가면서 지하철을 이용했다. 이번 여행 중엔 지하철을 많이 이용했는데, 모스크바의 지하철은 역사가 깊다. 그리고 지하로 내려가는 길이도 무척이나 깊다. 에스컬레이터가 너무나 길어서, 아래엔 항상 모니터로 위험을 감시하는 사람이 있다.

20170415_152213.jpg 지하철의 긴 에스컬레이터

1935년에 개통된 모스크바 지하철은 그 역사도 오래됐지만, 내부를 갤러리처럼 아름답게 꾸며놓은 역이 많아 지하철 역사만을 골라 투어를 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20170416_214247.jpg 모스크바의 지하철
20170416_214256.jpg 지하철 타서 문닫기 전에 찰칵

모스크바 지하철은 굉장히 많이 탔지만, 많은 사람들이 바쁘게 통과하는 분주한 지하철에서 사진 찍기가 내키지 않아 몇 컷 찍지 못했다. 사실 난 관광객이니, 매일 지하철을 이용하는 사람들과는 다른 한가한 생각을 가져도 되련만, 지난 서울에서의 삶(매일 분주한 지하철을 타고 다니던)이 떠올라 아무렇지 않은 듯 쉽게 그러한 생각이 들지는 않는다. 역시 모스크바도 인구가 천만이 넘는 도시라 사람도 많고 지하철도 분주하다.

거리나 지하철에선 아시아 사람들처럼 보이는 러시아말을 쓰는 사람들을 생각보다 아주 많이 볼 수 있었다. 모스크바가 수도이다 보니, 일자리를 찾아 많은 중앙아시아 사람들이 온 것으로 생각된다. 첨엔 슬라브족을 연상시키는 모스크바를 연상했지만, 실제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모습은 런던과 비슷하단 생각이 든다. 런던보단 흑인은 좀처럼 보이지 않지만, 다양한 인종과 출신국 사람들이 뒤섞여 사는 전형적인 거대도시의 모습 말이다.

서유럽에서 아시아계(중동 출신이나 동아시아)나 흑인들이 최일선의 서비스업이나 하층 노동에 종사하고 있듯

그러한 역할을 중앙아시아(동아시아 쪽 사람처럼 보이기도 함)의 사람들이 하고 있는 것 같단 느낌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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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바트는 원래 아랍상인들이 장사를 하던 곳으로 출발하였다고 하며, 러시아 최초의 보행자 거리로 지정된 곳이라고 한다. 18세기부터 톨스토이와 같은 귀족 가문들이 거주하기 시작했고, 고골, 체홉, 푸시킨과 같은 유명한 작가와 지식인들이 살았다고 한다. 현재는 모스크바에서 유명한 문화예술의 거리로 볼거리가 많은 곳이다. 푸시킨과 아내 곤차로바의 동상과 신혼집도 이 거리에 있다.

20170415_152725.jpg 아르바트 거리 풍경
20170415_152819.jpg 푸시킨 신혼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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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시킨과 그의 아내의 동상을 자세히 보면 서로 손이 맞닿아 있지 않았는데, 부부간의 사랑이 어느 정도 거리가 있었음을 암시하는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다고 한다.

당시 18세로 13년의 차이를 극복하고 푸시킨과 결혼한 곤차로바는 미모가 아주 뛰어났다고 한다. 반면에 푸시킨은 그 당시에 드문 곱슬머리와 검은 피부를 가진 외모를 하고 있었다. 그의 외할아버지가 흑인이었기 때문에 물려받은 유전자일 것이다. 그 당시 대다수 시인들은 프랑스어로 시를 썼으나 푸시킨은 러시아어로 시를 쓰고 국민적인 사랑을 받는다. 진정한 러시아 근대문학의 창시자로 아직까지 러시아인의 큰 사랑을 받고 있다.

그는 부인이 바람을 피운다고 떠드는 귀족과 부득이 결투를 하게 되어 37세의 나이로 죽음을 당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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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바트 거리의 한쪽 벽엔 고려인 음악가인 빅토르 최의 추모벽이 만들어져 있다. 1990년 8월 15일 교통사고로 빅토르 최가 세상을 떠난 날 처음 생기기 시작한 추모의 벽이라고 한다. 그는 록그룹 키노의 리더로 혈액형이란 노래로 러시아 젊은이들의 영웅으로 불렸다. 억눌려 있던 소련사회의 젊은이들의 저항정신을 일깨워주었던 록의 영웅으로 러시아인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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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바트 거리엔 한국에서 인기 있는 쉑쉑 버거가 있었고, 그 옆엔 샤슬릭(고기를 꼬치에 구워 바비큐로 먹는 요리)으로 유명한 식당(위 그림)에서 중앙아시아식 요리를 선보이고 있었다.


다음 여행지는 모스크바 관광의 하이라이트, 크레믈과 붉은 광장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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