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 남서쪽 부도심 맛집
러시아 가서 가장 잼났던 건 옛날 친구를 다시 만난다는 사실. 상트에서 마리아를 만났고, 모스크바에서는 기호2번 선배님과 98 케이푸드 후배, 그리고 오늘 만나는 진도의 아들 조민재 군까지 네명의 친구들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 중 진도의아들 조민재 군은 나와 서울 이르쿠츠크 노보시비르스크 모스크바를 넘나드는 교류를 해왔던 인물.
2002년도에 저는 노보시비르스크 에서 공부하고 있었고 민재는 이르쿠츠크에서 공부하고 있었습니다. 학교는 달랐지만 같이 공부하는 제 친구를 따라서 노보시비르스크 에 놀러와서 잠시 노보시비르스크 여행을 했고, 이후에 제가 이르쿠츠크 놀러가서 바이칼 등을 여행하는 데 저의 길안내를 해주면서 친해진 친구입니다.
그리고 졸업하고 서울에서도 한 두번 만났던 것 같고, 최근 몇년간은 민재가 모스크바에서 일하고 있었을 때, 제가 출장가서 같이 저녁식사를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가족여행을 가기 전에 연락하니 점심을 사주겠다고 해서 즐거운 마음으로 '온가족이' 약속장소로 나갔습니다.
남쪽인 6호선 칼루쥐스카야 역 Kalujskaya 에서 만나서 친구와 간 곳은 명가 Menga 한식당. 주소는 Obrucheva Street, 11 이고, 민족우호대학교 (우데엔 УДН) 와 가깝고, 짬뽕과 감자탕 맛집이라고 합니다.
"아들아, 먹고싶은 거 다 시켜"
민재가 아들에게 먹고싶은걸 다 시킬 수 있도록 통큰 배려를 해 주었습니다. 그래서 아들은 잔치국수 시키고, 저와 와이프는 감자탕, 친구는 여기 시그니처인 짬뽕, 그리고 친구가 아들한테 더 먹고 싶은거 없냐고 물으니 고기도 먹고 싶다고 해서 보쌈까지, 정말 푸짐한 한식 한상이 차려졌습니다.
감자탕은 한국에서 먹던 그 맛 그대로였고, 요즘 한국에서 잘 안 올려주는 감자 한덩이도 푸짐하게 얹어 주셨어요. 보쌈도 잘 삶아졌고 (저는 개인적으로 지방이 더 있으면 좋았지만), 잔치국수도 맛있게 되어서 즐거운 점심식사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
예전에도 명가에 한번 와본 적이 있는데, 그 당시 자리였던 살류트호텔이 리모델링 들어가서 지금은 더 깔끔한 곳으로 이전을 했습니다. 인테리어도 다시 해서 예전보다 더 모던해진 느낌이었고, 게다가 저희가 먹은 음식들도 모두 맛있었고, 대화도 기분좋게 흘러서 더 좋은 기억으로 남게 되었습니다.
식사 하면서 공통의 관심사인 아이들 문제, 앞으로 남은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할 지 전략 등등. 그중 재미있는 건, 민재 아들이 K-Culture 흥행의 영향인 지 본인의 개인 매력인 지는 모르겠으나, 학교에서 엄청나게 인기가 많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어요. 민재 아들은 러시아 로컬의 현지학교인 쉬콜라에 다니는데, 동양의 꼬레아 사람이 러시아 애들과 어울려 다니고, 또 인싸가 되었다는 사실에서 러시아에서 한국문화의 영향력도 대단하다는 사실과 함께, 러시아도 한국계 동양인까지 공동체의 일원으로 받아들이는 다민족국가의 면모가 있다는 걸 느꼈습니다.
또하나 재미있는 사실은, 러시아에서는 썬스틱을 팔지 않아서 민재가 요청했다는 사실과, 그로 인해서 제가 선물로 준비해간 썬블록 스틱형을 매우 좋아했다는 게 기억에 남습니다. 우리나라 다이소에서는 흔하게 구할 수 있는게 바로 옆나라에는 없을 수도 있다는 사실에 신기했고, 이러한 일이 자유무역이 시작되었던 2000년대를 훌쩍 넘은 2025년에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란 점에 또한 놀라웠고, 여전히 무역이라는 건 아이템만 잘 고르면 가능한 사업임도 다시 깨닫게 되었네요.
그 외 진도 놀러갔던 이야기, 여름에 한국 돌아가면 제 블로그 보고 제주도 여행 갈거라는 계획 등등 오랜만에 만나서 다양한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매우 푸짐한 음식을 맛있게 다 비웠고, 조만간 또 볼 수 있기를 기원하면서, 친구가 사준 맛있는 음식에 감사하고, 또한 한식당을 지속해 주시는 주인장께 감사드리며, 이 날의 만남을 마무리 했습니다.
추가적인 사건으로, 마지막에 한식당에서 나오면서 제가 핸펀 놓고 나왔는데, 여직원 분이 1층까지 뛰어나와서 전달해 준 것도 너무 감사했습니다. (감사해서 사진으로 남겨 놓음)
그런 차원에서도 담에는 제가 모스크바 한식당 '명가'에 다시 방문해서 민재한테 (또는 다른 분께도) 밥 한번 더 사야 겠습니다. (핸드폰 전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민재는 다시 회사로 들어가고, 저와 가족은 다음 행선지인 온누리교회 가기 위해서 다시 지하철을 탔어요. 이번부터 하루짜리 패스를 끊어서 담날까지 다시 무제한 모스크바 시내교통 즐기기에 나섰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