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혁신 과정에서의 성과와 교훈
여러 사람들과 이야기 나누다 보면 의외로 교육문제를 단 번에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 많다. 그렇지만 교육문제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을뿐더러 실제로 쉽게 해결하기도 어렵다.
교육은 당연한 말이지만 다양성이 보장되어야 한다. 모든 사람에게 한 가지 교육을 전부라고 여기도록 해서는 곤란하다. 그러므로 누구든지 교육을 한 방향으로만 이끌려고 해서는 실패하기 마련이다.
나는 교육문제를 푸는 방식은 서로 맞서거나 섣부르게 타협하게 하는 것보다 몇 가지 방안을 가지고 그들에게 스스로 최적의 방법을 찾도록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학교혁신의 과정에서 수없이 부딪히면서 얻은 나름의 생각이다.
다음은 학교혁신을 위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정리한 것이다. 이 중에서 특히 필요한 것이 있다면 상상력을 가진 리더십이다. 상상력이 없으면 아무리 새로워도 새롭게 느껴지지 않는다. 새로운 상상을 하지 않으면 언제나 그랬듯이 곧 구태의연하기 마련이다.
진지하고 성숙한 리더십이 없는 경우 혁신은 지속성을 갖지 못한다. 나름 ‘권위를 인정’ 받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리더십이 반드시 학교장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학교의 비전을 공유한 운영위원회나 지역사회, 교사, 학부모가 될 수도 있다.
혁신을 위해, 또는 변화를 위해서는 반드시 장기적인 관점, 즉 장기적 목표가 필요하다. 특히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어느 정도 목표가 달성되고 있는지를 알려주는 지표가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 학교에서는 그건 절대 할 수 없다라든가 아니면 이미 다 하고 있다는 등의 자의적인 평가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
과도한 경직성을 가지고 비전과 목표를 달성하려 한다면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특히 한꺼번에 모든 성과를 내려는 조급함은 경계되어야 한다. 가끔은 시간을 끌어야 한다. 첫 해부터 여러 개의 사업을 한꺼번에 벌이는 것은 교사들을 지치게 할 뿐만 아니라 학생들과 학부모들에게 좌절을 야기해 결국 두려움을 느낀 반발을 불러일으키게 한다.
유능한 리더십은 결코 조급해하지 않으면서 유연하게 대처하는 것이다. 더불어 작은 성과를 만들어 내서 구성원들에게 성취감을 맛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반대로 실망하게 된다.
가급적이면 즐겨야 한다. 모든 사람들이 실수와 실패를 경험하지만 세상은 끝나지 않고 계속 돌아간다. 중요한 것은 실수로부터 배우며 그 실수를 반복하지 않고 더 나은 방법을 찾는 것이다. 우리는 승리의 경험도 맛보지만 그건 일시적일 뿐이다. 늘 실패가 있지만 그 실패가 성공을 위한 중간 기착지로서 배움의 기회로 여길 것인가 아니면 후회나 포기의 기회가 될 것인가는 우리의 선택일 뿐이다.
모든 공동체, 개인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 그 장점을 찾아내고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약점에 신경 쓰고 보완하려고 애쓰는 것보다는 장점을 강화하려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이다.
그리고 스스로 학습하는 조직이 되려고 노력해야 한다. 지금까지 우리는 한 가지 방법으로 일해 왔다. 그것이 적절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새로운 방법을 찾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새로운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식으로 생각하고 일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물론 이 새로운 방법이 끝이 아니라는 인식이 포함되어야 한다. 이는 지금까지 우리가 행해왔던 태도와는 상반될 것이다.
기존의 학교를 바꾸는 것보다 새로운 학교를 시작하는 것이 더 쉽다. 새로운 학교는 새로운 구성원을 선택하고 처음의 장소에서 새로 시작하는 열정과 에너지가 있다. 그러나 기존의 학교를 변화시키는 것은 이미 많은 짐을 지고 있어서 이를 없애는 것부터가 어렵고 힘이 든다. 이때 상상력을 가진 리더십이 필요하다. 사람과 장소가 같지만 새로운 에너지를 외부(연수나 견학, 흥미로운 영화, 컨설팅)나 내부(새로운 비전과 계획, 상상 토론, 학습공동체 등)로부터 나오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한 아이를 기르는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라는 상투적인 문구를 넘어서 개별 아이들에게 무조건적인 격려와 사랑을 제공하는 환경만이 장기적으로 우리 아이들을 성공하는 삶으로 이끌 수 있다. 아이들의 관심사와 어려움에 대해 물어보고 보듬어 주는 노력이 필요하다. 개인적인 상실로 고통받는 학생을 돕는 것이 중요하다. 학부모나 지역사회가 믿을 수 있는 곳이라는 인식을 갖게 하고 모두가 예의를 지키고 도움을 주는 것이 필요하다.
무엇을 하고 있는지, 잘된 일과 잘못된 일이 무엇인지, 그리고 왜 그런지를 다시 생각해 볼 기회를 가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렇지 않는다면 장기적인 혁신의 가능성을 희박하다.
개인 혹은 구성원 모두가 함께 반성하는 시간이 항상 교육과정과 학교의 일정 속에 포함되어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