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하, 그렇구나!
좋은 말은 사실 누구나 할 수 있다. 좋은 말들로 가득한 책들이 시중에 널려 있고, 인터넷을 조금만 뒤져도 좋은 말은 얼마든지 찾아낼 수 있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말이라도 누군가의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수 없다면 말의 의미도 반감될 수밖에 없다. 마찬가지다. 우리가 아무리 아이에게 좋은 말을 해준들, 이것이 아이에게 제대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내 입만 아픈 잔소리에 머물 수도 있다.
<부모라면 유대인처럼>이라는 책을 보면 랍비 벤 엘리에제르라는 사람이 이렇게 말했다는 내용이 나온다.
“진리는 어디에나 흔하게 있다. 문제는 사람들이 진리를 줍기 위해 허리를 구부리는 일조차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만큼 진리를 아는 사람은 많아도 그것을 실천하기는 어렵다는 말이다. 스스로 깨닫게 하는 것이 그렇다. 누군들 스스로 깨닫게 하는 게 중요하다는 걸 모르겠는가? 억지로 가르치는 것보다 스스로 깨닫게 하는 것이 훨씬 좋다는 것은 여러분도 잘 알 것이다. 그렇지만 실제 교육에서 이를 제대로 실천하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알고 있는 몇 가지만이라도 실천한다면 결과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스스로 깨닫는 법을 터득한 아이와 늘 지적받으며 반항심을 키운 아이는 삶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질 테니 말이다.
아이들이 실수하는 것은 그야말로 다반사다. 그럴 때마다 아이들의 잘잘못을 따지고 지적한다면 아이들과의 관계는 더욱더 나빠질 것이다. 어느 날 쉬는 시간에 선생님이 자리를 비운 틈을 타서 아이들이 장난을 치다가 화분을 깨뜨렸다. 화분의 흙이 이리저리 흩어지고 주변의 아이들까지 몰려들어 매우 소란스러워진 상황이었다. 선생님이 교실로 들어오자 그중 몇몇이 나서서 이르기 시작한다. 이에 선생님은 아이를 불러다 놓고 묻는다.
선생님 : “화분이 깨졌네, 네가 그랬니?”
화니 : “네”
선생님 “그래?, 어쩌다 그랬니?”
화니 : “ 주원이가 잡으려고 해서 제가 피하다가....”
선생님 : “ 그래 그럼 주원이도 책임이 있구나, 주원아, 너도 와보렴”
화니 : “아니에요, 장난치다가 제가 깼어요.
선생님 :“교실에서 장난을 치다가? ”
만약 여러분이라면 저 뒤 빈칸에 뭐라고 말하겠는가? 바로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가 어떻게 대처하는지에 따라 아이의 반응도 달라진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예상되는 교사의 대응 방식을 제시해보면 다음과 같다.
첫 번째 방식은 잘못을 질책하고 일을 빨리 마무리하는 것이다. 예컨대 다음과 같은 식의 대응을 말한다.
“으이그, 내 이럴 줄 알았다니까, 내일 당장 부모님 오시라고 해!”
교사는 혼내려는 의도와 함께 일을 재빨리 수습하려고, 아이에게 탓을 돌리고 부모님에게 책임을 전가한다. 하지만 과연 이 말을 들은 아이는 자신의 잘못을 뉘우칠까? 아마도 그렇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잘못을 반성하기보다는 부모님에게 혼날 걱정이 앞서고, 그로 인해 반항심만 키우게 될 가능성이 높다.
또 다른 방식은 아이에 대한 걱정과 관심을 보이는 것이다. 말하자면 다음과 같은 식의 대응을 말한다.
“네가 안 다친 게 다행이다. 일부러 그런 것도 아닌데 어쩔 수 없지 뭐, 다음부턴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이런 경우 교사는 아이를 혼내려는 것보다 화분이 깨져서 서운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면서 한편으로는 아이 스스로 잘못을 깨치기를 바라는 것이다. 아마도 이 말을 들은 아이는 이내 “아주 살짝 건드렸는데 깨졌어요. 다음부터는 아주 조심해야겠어요.”라면서 얼른 청소도구를 가져와 치우기 시작할 것이다.
흔히 아이들이 잘못을 저지르면 우리는 그 아이의 상황이나 마음 상태를 고려하기보다는 행위 자체를 문제 삼아 질책부터 하기 쉽다. 그렇지만 아이 스스로 이미 잘못을 인정하고 있다면 꾸중하거나 혼내는 건 사실상 큰 의미가 없다. 특히 아이가 일부러 그런 것이 아니라 의도하지 않은 잘못을 했다면 슬쩍 그 잘못을 다른 곳으로 돌려 아이가 마음의 상처를 입지 않도록 배려해주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이를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은 문제 행동 자체에 집중하기보다는 그럴 수밖에 없었던 상황적 요인을 부각시켜 아이 스스로 갖게 될 죄책감을 덜어주는 것이 현명하다. 즉 아이의 자존감에 상처를 주지 않고 스스로 잘못을 깨닫게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