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보다

by 예인

손톱 거스러미를 뜯는 버릇이 있다. 십 대 후반쯤 나도 모르게 생겨서 자각조차 하지 못했었다. 그런데 하도 거스러미를 뜯어대다 보니 왼쪽 엄지손가락 끝이 크게 부풀었다. 별것 아니라 생각하고 병원에 갔더니 염증이 나서 농이 찼단다. 커다란 주삿바늘을 들이밀길래 겁이 나서 고개를 돌렸다. 무의식중에 했던 작은 행동의 대가는 처참했다. 의사 선생님은 농이 찬 손가락에 그 뾰족한 바늘을 쑤셔 넣어 농을 뺐다. 체면 때문에 차마 울지는 못했지만 내 눈을 유심히 봤다면 누구라도 알 수 있었을 것이다. 내가 눈물 나도록 아팠다는 것을. 나는 이후로 한동안 거스러미를 뜯지 않았다.



언젠가부터 다시 거스러미 뜯는 행동을 하고 있었다. '롤러코스터의 습관'이라는 노래에도 나와 있듯 습관이란 참 무서운 거더라. 꽃밭에 몰래 숨어 자란 잡초처럼 언제 이렇게 또 숨어든 건지. 때문에, 나의 두 엄지는 아주 미운 모양을 하고 있다. 교회 유치부 선생님으로 아이들을 보살피고 있는데 7살 은별이라는 아이가 무릎에 파고들어 내게 재잘대던 중에 물었다. "선생님 여기 왜 이래요?" 하도 뜯어서 난 작은 상처와 붉은 새살이 덕지덕지 자란 손. 민망한 마음에 이렇게 말했다. "호 해줘. 선생님 여기 아파. 그리고 얼른 낫게 해달라고 은별이가 기도해 주라." 은별이는 작은 손으로 내 손가락을 입가로 가져가서 호화고 불어줬다.



요즘 거스러미가 생기면 그 부위에 오일을 바르고 손등에 핸드크림을 짜서 바른다. 아무래도 인제야 고칠 의지가 제대로 생긴 듯하다. 떠올리기만 해도 얼굴이 찌푸려지는 끔찍한 주삿바늘보다 아이의 진심 어린 걱정이 더 효과가 좋다. 은별이가 기도했을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꼭 이 나쁜 습관을 고치고 싶다. 그날이 오면 은별이에게 고맙다고, 네 덕에 내가 나았다고 말하고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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