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or of Me

by 예인

yenny_colors.
현재 나의 인스타 아이디다. 프로필 소개란에 나는 '모든 색을 가질 수만 있다면'이라는 문구를 적어놓았었다. 다채로운 나의 모습을 담아보겠다는 취지였다. 사실 '나'라는 사람에게서 떠오르는 색이 하나도 없었다. 늘 어디를 가고 미움받지 않게, 튀지 않게 맞추며 살려다 보니 스스로를 남의 색에 물들이기만 했다. 고유한 색이 없었다. 특별히 좋아하는 색도 없었다. '너는 뭘 좋아해?'라고 물으면 '난 다 좋아! 그러니까 너 좋은 거 해도 돼!'라고 답하는 것이 익숙했다. 그러니 '무슨 색을 좋아해?'라는 물음에도 답하지 못할 수밖에. 인스타 계정 소개란에 적은 '모든 색을 가질 수만 있다면'이라는 말은 '저는 어떤 색인지 모르겠습니다'라는 말이었을지도 모른다. 내가 '무엇인지' 모르겠으니, '뭐라도' 되고 싶었던 것이다.

노오란 민들레를 보면 내가 생각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화분에서 길러진 화려한 꽃이 아니라 길가에 피어난 소박한 민들레. 오다가다 마주치면 반가운 민들레 말이다. 나는 아직도 그 말이 잊히지 않는다. 나를 그런 사람으로 봐줬다는 것이 행복하기도 했고 앞으로 그런 사람으로 살아가고 싶기도 했다. 민들레를 닮아 친근하고 따스한 노랑의 빛을 가진 사람이 되고 싶었다. 노란색은 나에게 처음으로 특별한 색깔이 되었다.



드디어 나의 색을 찾은 걸까? 나의 색은 노랑일까? 대답은 노! 아마 이 글쓰기 짝꿍 폼만으로도 눈치채셨을지 모르겠다. 바로, 연보라. 연보라는 작가가 된 이후 정의 내린 나의 색이다. 책은 저자의 인생이자 저자 자체이며, 저자를 대신해 독자에게 말을 전한다. 보라색이 잔뜩 묻어난 나의 책은 나의 분신이다. 그러니까 누군가 정해준 노랑이 아니라 스스로 나의 색을 찾게 된 것이다. 보라도 가지가지일 텐데 그중에서도 나의 색은 채도가 높지 않은 연보라다. 라벤더를 닮은 은은한 컬러. 좋아. 이제 남은 인생동안 내가 가진 특별하지만 평온한 연보랏빛으로 사람들을 치유하며 보낼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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