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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자의 휴식시간

by 리케lykke

https://youtu.be/tK_IHMXBoSQ



"직장인들은 근무시간 중 1시간 20분은 딴짓한다."

2024년 3월 10일 자 동아일보 기사다. 근무시간의 17%가량을 개인적인 일에 사용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한국경영자총협회 인사담당자들 대상)가 발표된 건데 하루 종일 앉아서 일하는 사무직을 기준으로 하루에 8시간, 온전히 일에만 집중하는 사람은 아마 없을 거다.

우리나라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4시간 근무 시 30분, 8시간 근무 시 1시간의 휴게시간이 주어진다. 휴게시간 동안엔 급여를 받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니까 하루 8시간의 근무시간씩 주 5일, 총 40시간이 기본 근무시간이며, 8시간을 일하기 때문에 주어지는 하루 1시간의 휴게시간은 점심시간이 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점심시간에 1시간을 쓴다면 나머지는 당연하게도 주어지는 휴게시간 같은 것이 없다는 말이다.

이 말인즉슨 점심시간 1시간 외 근무시간 중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건 회사의 분위기마다 다르다는 건데 일반적인 사무직일 경우 화장실을 가는 것, 담배를 피우러 나가는 것, 개인 전화를 받는 것 등은 배려 차원에서 허용해 준다는 것에 가깝다. 기본권을 보장해 줘야 하니 당연한 것 아니냐고 할지도 모른다. 그런데 그 당연한 걸 법적인 근로시간 운운하며 분 단위마다 체크하는 회사도 많다. 내가 자리를 비우면 다른 직원이 더 많은 일을 해야 하는 경우가 그러한데 내가 겪은 바로는 상담직, 제조업 종사자가 그렇다. 1/5씩 20%로 나눠서 일하는 중에 한 명이 자리를 비우면 1/4씩 25%만큼 일해야 하니 누군가 자리를 비운 시간 동안 남은 동료들이 5%의 일을 더 해야 한다. 그러니 휴게시간에 더 민감할 수밖에 없다.

작년 이맘때, 일자리가 구해지지 않아 한동안 애를 먹었다. 미친 듯이 이력서를 써냈지만 연초라 그런지 채용하는 곳이 그리 많지 않았다. 나는 사업자를 가지고 있어 전 직장을 권고사직 또는 계약만료로 퇴사해도 실업급여를 받을 수가 없다. 숨만 쉬어도 나가는 돈을 감당하려면 하루라도 빨리 일을 구해야 했다. 다행히 서울, 경기도 쪽은 당일치기로 일할 수 있는 쿠팡, 마켓 컬리, 공장 등이 많이 있다. 지방에 있을 때부터 마켓 컬리에서 일하는 걸 한 번쯤 경험해 보고 싶었던 나는 상당히 여러 번 지원한 끝에 일하게 되었는데 일한 것에 관한 에피소드는 다음에 기회가 되면 얘기해야겠다. 어쨌거나 여기서 중요한 건 휴게시간이다. 내가 근무한 시간은 풀타임으로 오후 4시부터 새벽 12:50분까지로 총 8시간 50분. 중간에 저녁 6시부터 7시까지 1시간은 저녁식사시간이다. 8시간 넘게 근무하니 1시간의 휴게(저녁식사) 시간을 준 것. 그렇다면 남은 근무시간엔 휴게시간을 주지 않아도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말이다.

저녁 7시 이후부터 8시 20분까지 일하고 또 10분의 휴게시간이 주어졌다. 법적으론 그러지 않아도 되는 거니 어찌 보면 마켓 컬리에게 감사하는 거다. 문제는 8시 20분부터 퇴근하는 12:50분까지 약 4시간 반을 쉬지 않고 일해야 한다는 것인데, 가만히 앉아있는 것도 아니고 계속해서 몸을 움직이는 일인데 이게 말이 되는 걸까.

아주 오래전 대학교 3학년 여름방학이었다. 경남 양산에 있는 롯데 아이스크림 공장에서 매일 12시간씩 아르바이트를 한 적이 있다. 그 당시에도 45분을 일하면 15분을 쉬게 해줬는데 시대가 역행하고 있는 게 분명하다. 체력과 나이가 적고 많고를 떠나 쉬지 않고 4시간 반 연속 근무는 너무 가혹하다. 이 일을 지속했다간 병원비가 더 나올 것 같아 이틀밖에 일하지 않았지만 법적으로 보장되는 휴게시간이 개선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강하게 했다. 나만 그렇게 생각한다고 바뀌는 건 없겠지만 국민신문고에 개선했으면 좋겠다고 글을 남기긴 했다. 여전히 그대로지만 조금씩 나아지길 바라면서 이만 글을 줄인다.


#직장인 #근무시간 #pe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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