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토 다카시
<곁에 두고 읽는 니체>를 통해 사이토 다카시는 친숙해진 작가가 되었다.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예화를 사용하여 이해하기 쉽게 소개했던 그는 교육자이기도 하다. 청소년 교육을 염두에 두고 쓴 <일류의 조건>에서 전문가가 되기 위한 세 가지 습관을 강조한다. 첫째, 지식을 훔치는 힘. 둘째, 요약하는 힘. 셋째, 추진하는 힘을 말한다. 학교와 부모는 무엇을 자식에게 가르치고 전달을 해야 할 것인가. 무언가에 숙달되는 보편적 원리와 목적의식을 꾸준히 일깨워 주는 것이 부모와 교사의 주된 역할로 보았다. 일본의 고전인 <쓰레즈레구사(도연초徒然草)>에서 '달인'에 대한 소견을 이끌어내며, 글을 쓰는 작가의 입장에서 무라카미 하루키, 사카구치 안고를 통해 스타일을 강조한 것이 마음에 와닿는다.
숙달의 보편적 원리란 기본기를 다져 주는 세 가지 힘을 활용하여 자신만의 스타일을 구축하는 것이다. 숙달의 원동력이 되는 것이 바로 동경이다. '우주소년 아톰'을 리메이크하여 '플루토'라는 걸작을 만들어 낸 것처럼 동경과 의지의 크기가 곧 그 사람이 가진 그릇의 크기를 결정한다. 숙달에 이르는 비결이란 자신에게 맞는 스타일을 파악하려는 의식을 갖는 행위로 보았다.
자신만의 스타일을 찾게 되면 인생 자체를 긍정할 수 있다. 자신 있는 기술을 연마하고, 스타일을 표현 도구로 삼아, 자신을 드러내며 존재감을 충분히 맛보는 것이다. 결국 숙달에 이르는 비결은 당신의 인생을 충만함과 연결해 줄 일종의 사다리 같은 존재가 될 것이다. 기술을 훔치는 힘은, 암묵지(개인의 기술이나 경험 속에 숨어 있지만, 말과 글로 표현할 수 없는 지식이나 능력)를 본인의 의식으로 자체 해석하여 형식지로 발견하고, 이를 다시 자기 안에 스며들게 하는 힘을 말한다.
- 일본의 소설가 사카구치 안고의 칩거와 방랑
그의 아내인 사카구치 미치오는 <부글부글 일기>에서 "남편이 집을 나가는 경우는 두 가지밖에 없다. 나에게 화가 났을 때나, 한 달 넘게 집안에 틀어박혀 씨름하던 일을 끝내고 술을 마시러 나가는 경우다. 일단 집을 나가서도 반드시 돌아오기는 하지만, 도대체 어디에서 무엇을 하는지 전혀 알 수가 없다." 그토록 몰입하여 집필하고 마치고 나면 이번에는 방랑벽에 몸을 맡긴다. 칩거와 방랑이라는 완전히 상반하는 영역을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지내는 것이 그의 스타일이다.
- 세잔은 "사과 하나로 파리를 놀라고 하고 싶다"는 말을 했다. 세잔의 그림에는 그 만의 화풍과 세계관이 그대로 담겨 있다. 스타일에 얼마나 자부심이 강한지를 단편적으로 보여 주는 이야기다. 프랑스의 정신 분석 학자인 자크 라캉은 '욕망은 다른 사람의 욕망을 모방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욕망의 현상학>의 저자인 르네 지라르 역시 욕망은 양자관계가 아닌 '삼자관계'에 기초하고 있음을 주장했다. 동경을 동경하는 관계성이다.
-새로 오신 영어 선생님의 전공은 국어였지만, 종전 직후 상황이라 영어 교사가 절대적으로 부족했기 때문에 완전 초보인데도 영어 수업을 맡게 되었다. 그가 한 일은 대학을 졸업한 미군 관계자의 부인을 초청하는 일이었다. 영어밖에 모르는 사람이 영어라고는 하나도 모르는 사람을 상대로 수업하는 것이 말이 안 되는 상황인 듯 보이지만, 상상을 초월할만큼 효과가 있었다. 숙달을 향한 의욕을 지탱해 주는 삼자관계, 즉 동경을 동경하는 관계성이 학생들의 향학심을 키워냈다.
숙달론의 기본서 <쓰레즈레구사(도연초徒然草)> (일본 중세에 지어진 수필 형식의 산문집. 전 243단의 짤막한 글로 이루어진 교훈으로 진리는 일상에 있음을 강조한다)는 고사, 인간상, 설화, 정치, 사회, 신앙 등 방대한 영역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으며, 다양하고 자유로운 문체를 구사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렇다 할 일도 없이 지루하고 심심하여, 하루 종일 벼루를 붙잡고, 마음속에 오가는 부질없는 생각들을 두서없이 쓰노라니, 이상하게도 깊이 복받쳐 나도 모르게 미칠 것만 같구나.”라는 서단은 일본 고전문학에서 명문으로 꼽히고 있다. 국어 교과서에 수록되어 있기도 하다.
저자 요시다 겐코는 '달인'을 높이 평가한다. "무슨 일이든 그 도를 깨우친 사람은 존귀하다"라고 했다. 겐코는 숙달의 경지에 이른 달인들이 가진 공통 인식에 주목했다.
- 나무 타기 달인(109단)
나무 타기의 달인으로 불리는 사람이 한 사내에게 나무 위로 올라가 가지를 꺾게 했다. 사내는 제일 높은 곳까지 올라갔고, 위험한 상황에서는 한 마디도 하지 않던 나무 타기 달인이, 그 사내가 지붕 높이 정도로 내려오자 그제야 "조심해야 한다. 발 헛디디지 말고." 라며 주의를 주었다. 사람들의 질문에 그는 "실수라는 것은 안전하다고 마음을 놓는 순간, 저지르기 마련입니다"라고 대답했다.
- 활쏘기 달인(92단)
초보자는 화살 두 개를 동시에 쥐어서는 안 된다. 두 번째 화살을 믿고 첫 번째 화살을 성의 없게 쏘기 때문이다. 항상 자신에게는 한 개의 화살 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 옳다. 겐코는 “나태한 자 본인은 아무것도 느끼지 못할지라도, 그의 스승은 이미 알고 있으리니.”라고 했다.
- 승마의 달인(185~186단)
승마의 명수인 아다치 야스모리라는 사람은, 말을 끌고 나올 때 그 말이 두 다리를 앞으로 모으고 문턱을 넘으면 "이 말은 힘이 너무 넘쳐 사나운 녀석이군" 하면서 안장을 다른 말로 옮겼다. 그리고 문턱을 넘을 때 두 다리가 문턱에 닿으면 "이 녀석은 너무 둔해서 사고를 낼 말이야" 라며 타지 않았다고 한다. 징조를 읽는 힘을 갖고 감지하는 능력. 이것이 바로 달인의 힘이라고 겐코는 강조한다.
- 닌나지(仁和寺) 스님(52단)
한 스님이 이와시미즈에 있는 하치만구 신사를 참배하러 갔으나, 산 위에 있는 신사는 알지 못해 찾아보지도 않았다. 이 이야기는 일본사람들에게 ”사소한 일이라도 먼저 깨달은 자의 지혜를 빌리라”는 격언으로 통한다. 소크라테스가 역설한 ‘무지의 지’와 같이, 우리 인간은 자신이 모르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지 못한다.
- 플라멩코 댄서 호아킨 코르테스
세계적인 스타 플라멩코 댄서인 호아킨 코르테스의 춤은 격한 춤사위가 특징으로 무심한 움직임으로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한창 춤에 몰입해 있는 그의 의식이야말로 가장 빠른 속도로 회전하고 있다. 그는 집시의 역사가 곧 코르테스 자신의 아이덴티티이자 고유의 스타일이라며 이렇게 말한다. "우리 선조들은 북인도를 떠나 유라시아 대륙을 방황하면서 여러 나라와 다양한 문화를 겪었으며, 오랜 세월을 거쳐 이베리아 반도까지 이르게 되었다. 마침 21세기인 지금까지도 우리만의 땅을 확보하지 못했으며, 정신은 늘 유랑생활 속에 있다. 나는 내가 집시의 후예임이 자랑스러우며, 음악과 춤이라는 세계 속에서 내가 느낀 대로 행동하고, 그 누구에게도 속박당하지 않고 마음껏 표현할 수 있음에 희열을 느낀다." 그는 결코 무심하게 춤추지 않는다. 공간적으로는 떨어져 있으면서도 서로 맞닿아 있고 끌어당기는 듯한 감각, 이렇게 긴밀한 감각은 의식과 신체가 고도로 활성화했을 때 가능하다. 의식의 밀도와 신체 활성화가 깊이 연관되어 있고, 그것이 관능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데에도 영향을 준다. 이는 뇌 속에 있는 지적인 부분과 정서적인 부분, 그리고 본능적인 부분의 전체적인 활성화로 이어진다. 의식이 빠르게 회전하는 상태로 접어들면 설령 상대가 기계에 불과해도 일종의 육감적인 관계가 성립한다.
- 무라카미 하루키의 스타일 만들기
스타일은 존재감을 낳는다. 나의 문체를 만들기까지 수없이 썼다 지우기를 반복하는 과정이 상상 이상으로 고생스러웠지만, 막상 한 권의 책을 마치고 나자, 어깨에 짐을 내려놓은듯한 후련함을 느꼈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결과적으로, 아포리즘(깊은 체험적 진리를 간결하고 압축된 형식으로 나타낸 짧은 글. 속담과 달리 아포리즘은 작자의 독자적인 창작이며 숲 순수한 이론적 가치를 중요시한다)이라고 할지, 디태치먼트(타자에서 자발 하는 무심함)라고 할지, 전혀 다른 형태의 글이 되어 버렸지요. 여기에서 하루키가 이야기하는 디태치먼트라는 것은, 사회나 다른 사람에게 지나치게 의지하거나 집착하지 않고 적당한 거리를 두고 떨어져 있는 기조를 표현한 것이다. 이는 그즈음의 하루키를 대변하는 스타일 그 자체이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스타일이라는 그릇을 더욱 크게 만들어야 한다는 과제의식이 확고했고, 아포리즘과 디태치먼트라는 스타일을 서서히 이야기로 바꾸어 나간다. 그 첫 작품이 장편소설인 <양을 둘러싼 모험>이다. 장편이라는 스타일로 변화하지 않으면 자신이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성립할 수 없다는 점을 자각한 것이다. 하루키가 추구한 것은 스폰테니어스( 자발적인, 저절로 일어나는)한 이야기가 있는 글이었다. <댄스 댄스 댄스>,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1, 2> 같은 소설이 그렇다. 다시 더 나아가 리얼리즘 문체를 몸에 익힘으로써 한 단계 더 성장한 <노르웨이의 숲>을 썼다. 하루키가 본인의 스타일 구축을 위해 의식한 다음 과제는 커미트먼트 Commitment(책임감, 헌신)였다. 이전까지는 사회에 무관심만 청년을 주로 그려왔던 무라카미 하루키가 사회적인 사건들을 다룬 논픽션을 잇따라 출간하면서 주위를 놀라게 했다. 1990년대 중, 후반 일본을 강타했던 옴진리교 사건의 피해자 유가족을 취재한 르포 <언더그라운드>와 옛 옴진리교 신자들과의 인터뷰를 정리한 <언더그라운드 2 : 약속된 장소에서>라는 책은 이러한 하루키의 문제의식을 보여준다. 직전에 쓴 <태엽 감는 새>는 스타일 형성의 제3단계인 전환기에 쓴 작품이었다. 이 작품에서는 초기 테마인 동시에 하루키의 스타일이기도 했던 디태치먼트와 언뜻 대조적으로 보이는 커미트먼트를 대조해 볼 수 있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인터뷰에서 "현재 나의 문체는 달리기를 하면서 완성한 것 같습니다."라고 이야기했다. <양을 둘러싼 모험>의 집필이 거의 끝나갈 즈음부터 하루키는 본격적으로 달리기를 시작했다. 하루 60개비의 헤비스모커였지만 금연을 결심하면서 달리기를 시작했다. 동기는 체력 저하였다. 예를 들면 "1천 쪽이 넘는 소설을 1년 동안 꼬박 쓰고 완성한 다음, 다시 1년에 걸쳐 10번씩, 15번씩 머릿속에서 엄청난 수정을 거듭합니다. 엄청난 체력이 필요해요. 그래도 여기서 내던져 버리면 그동안의 수고가 모두 수포가 되는 것이니 어떻게든 마무리를 짓죠. 체력과 인내심이 없었다면 오늘의 나는 없었을 겁니다."
하루키는 몰입의 경지에 도달하기까지 그 과정을 물을 길어 올리는 우물에 비유하며 이렇게 이야기한다. "자기 속에 깊고 깊은 우물이 있고, 그 우물의 깊은 바닥에 맑은 물이 솟아오르는 소중한 샘이 있다고 가정해 보세요. 소설을 쓰려면 그 물을 길어 올려야 합니다. 나는 하는 수 없이 깊고 깊은 우물의 바닥까지 내려가서 다시 올라옵니다... 마치 시시포스 신화의 주인공처럼 힘겨운 노동을 계속합니다. 그렇게 2주간의 코어 기간 즉 '몰입의 상태로 들어간다.'는 의미는, 이제는 더 이상 깊은 굴속을 오르락 내리라 하지 않아도 되는 상태로 접어들었다는 뜻이에요. 일일이 바닥까지 내려가서 정보를 수집해 오지 않아도 내 몸이 순간이동해 버리는 것이죠. 일종의 부유 상태라고 할까요. 가려고 생각만 하면 어느새 쓰윽하고 그곳에 가 있게 됩니다. 하지만 이렇게 초인적인 상태에 도달할 때까지는 하루도 빼놓지 않고 바지런히 우물 속을 드나들어야 합니다. 그것이 전제 조건이에요."
귀에 익숙하지 않은 리듬이나 템포의 곡을 처음 들었을 때는 낯선 위화감이 먼저 든다. 하지만 몇 번 반복해서 듣다 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그 리듬과 템포를 몸이 받아들이게 되는 경험을 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자신 안에 다채로운 요소가 자리 잡게 된다면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자유'에 더욱 가까워진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레이먼드 카버의 팬으로, 그의 작품을 일본어로 번역하여 출간한 유명한 번역가이기도 하다. 그에게는 번역이라는 작업 또한 자신을 성장하게 하는 하나의 훈련이 되었다. 하루키는 가로쓰기로 되어 있는 영문을 세로쓰기인 일본어로 옮기면서, 자신이 변하고 있다는 느낌을 매우 강하게 받았다고 말했다. 작가로서 무언가를 배우며 역동적인 쾌감을 맛보게 된 작업이 곧 번역이었다는 이야기다. 극히 사실주의적인 레이몬드 커버의 작품을 번역한다는 것은, 스산하고 끈적거리는 풍토의 일본 소설에서 자신을 해방하기 위한 그만의 처절한 몸부림이기도 했다.
하루키는 이른바 전략을 자각하고 있다. 신체적인 차원에서 자신의 스타일을 다듬어 나간다. "달리면 모든 것이 달라지죠. 예를 들면 호흡법의 경우도 그렇습니다. 한참을 달리면 호흡 패턴과 리듬이 자연스럽게 달라져요. 숨이 길어지는 거죠. 그렇게 되면 문장 호흡도 길어집니다." 달리기와 식사와 글쓰기. 그 모든 것들이 '크로스'해 있다는 사고방식이 있으면, 실제로 그것들이 가지는 연관성 이상으로 숙달을 촉진하게 된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노르웨이의 숲>의 후기에서 비틀스의 <Sgt. Pepper’s Lonely Hearts Club Band>라는 앨범을 무료 120번 이상 반복해서 들으며 글을 썼다고 술회했다. 그 음악의 리듬을 몸에 스미게 하여 스며든 리듬을 동력 삼아 문장의 스타일을 만든다. 신체의 리듬과 일의 리듬이 정확하게 부합하는 그곳에 숙달의 비결이 있다. 신체 리듬과 일의 리듬을 일치시켜 나가는 기술이다. "음악을 하는 사람의 글은 모두 리듬감이 좋아요. 그리고 화가가 쓴 글에서는 아름다운 풍경이 느껴지기도 하죠.(중략) 이렇듯 저마다의 리듬과 호흡법이 있습니다. 중요한 점은 문체의 고동이라고 생각해요. 영어로는 throb라고 하는데요, 쿵쿵 고동치는 심장의 리듬, 거기에서 울리는 마술적인 진동에서 독자는 소설에 이끌려 들어가는 것입니다."
먼저 내가 왜 이렇게까지 숙달의 보편적 원리에 매달리는가 이야기하고 싶다. 그것은 아마도 에너지와 관련한 과제의식 때문일 것이다. 철저하게 지칠 수 있으면 제대로 잠들 수 있다. 제대로 자면 개운하게 깨어날 수 있다. 애매하게 남아도는 에너지는 우리의 마음과 정신을 불안정하게 만든다.
<예기>에 보면 "소인은, 가난한 때에는 나약하지만 부유하게 되면 교만해진다"는 말이 나온다. "군자는 위험한 곳에 가까이 가지 않는다"라는 말 이상으로 함축하는 바가 깊고 유머러스한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어째서 소인들은 여유가 생길수록 교만해지는 것일까. 그것은 잉여 에너지를 제대로 사용하는 방법을 모르기 때문이다. 게다가 갑자기 생긴 여유에 마음도 해이해진다. 소인의 슬픔, 태연자약하게 지내는 법을 모르니 본능적으로 튀어나가 결과적으로 악행으로 이어지는 일이 생기는 것이다.
기분 좋게 피곤한 감각. 이 감각은 우리 인간이 살아 있다는 느낌과 함께 안정감을 준다. 나는 언젠가 죽는 날이 왔을 때, 이 기분 좋은 피곤한 감각 속에서 죽고 싶다. 에너지가 여전히 남아있는 상태에서 죽음을 맞이한다는 것은 고통이다. 기분 좋은 피로감을 유발하는 생활 루틴을 만들고, 그 루틴을 하나의 기술로 발전시킬 수 있다면 인생의 기본기를 이미 획득한 것과 같다. 무슨 일이든 막대한 에너지를 쏟아부으며 숙달을 이뤄낸 체험은, 자신 속에 '근거'로 자리 잡는다. 이후 다른 영역에서 응용하는 일도 충분히 가능하다. 이 책에서 제시한 세 가지 힘과 스타일이라는 말을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자기 안에 묻혀 있던 숙달의 체험이 광맥이 터져 나오듯 솟구쳐 오를 것이다. 그리고 그 체험이 삶의 충만함을 지탱해 줄 것이다.
가장 가혹한 형벌은 전혀 무익하고 무의미한 일을 하게 하는 것이다. - 토스토옙스키, <죽음의 집> 제2장 '최초의 인상'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