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살인 수안이는 의심의 여지없이 산타를 믿는다. 한 날은 굴뚝이 없는 우리집에 산타가 어떻게 오는지 궁금해 했는데 산타의 몸이 작아져서 문에 있는 작은 구멍으로 들어올 거란 신화를 만들어냈다. 말도 안 되는 아이의 소리에 피식 웃음이 났지만 꾹 참고 쿠팡 어플을 켜 아이가 고대하던 장난감을 주문했다.
하필이면 크리스마스 전날 몸이 아파 포장까진 못했고, 어린이집에 다닐 적 받았던 부직포로 만들어진 큰 양말에 선물을 담았다. 크리스마스 당일 일어난 수안이는 신나게 트리쪽으로 달려가 선물을 꺼내왔다. 수안이에게 예쁘게 포장이 되고 말고는 중요한 사안이 아니었다. 그저 자기가 좋아하는 만화에 등장하는 장난감 칼을 받아 환호했다.
아침에 일어나 선물을 기대하며 트리로 달려가던 모습이 얼마나 귀여운지 오래토록 산타를 믿어줬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산타의 선물을 기대하는 마음으로 매일 아침 눈을 뜬다면 우리의 일생이 얼마나 기쁠까. 내일부턴 하루를 선물 받았다는 생각으로 행복하게 눈을 떠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