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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ynda 린다 Aug 28. 2020

어느 길이 맞는지 모르겠다면

커리어 챕터 투를 여는 중입니다만

지난 며칠동안은 잠도 잘 못자고 꽤 다이내믹한 시간을 보냈다. 일단 육아휴직과 퇴사라는 기로속에서 나는 커리어 챕터 투를 열어야 한다는 강박을 맞이했다. 느리게 가자는 나와의 결심이 무색하게 슬그머니 찾아온 조급함은 다시또 나에게 많은 것을 푸쉬하고 있었다. 그 가운데 헛발질도, 좌절도 번복도 경험 중이고- 그래도 나는 성장 중이라는 큰 그림과 확신을 가지고 사는 중이다. 적어도 나는 반복된 고민을 줄여나가는 중이다.  


일단 내가 당장 하고 있는 것들을 정리해보자면-


1. 하루 한 일 기록하기

회사에서도 많이 안해본 일일 업무보고, 하지만 이번은 나를 위한 기록이다. 육아와 가사, 그리고 모니터링 하는 보스 없이 내 스스로의 힘으로 하루를 알차게 보내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유혹도 많고, 건망증 때문에 무엇을 해도 기억이 잘 안나고- 어제 뭐했지를 남편과의 카톡으로 기억하다가 안되겠다 싶어서 엑셀 포멧을 하나 만들었다. 워크쉬트명 '오늘 뭐했지'


여기에는 내가 지금 진행하고 있는 총 다섯가지의 카테고리 일들로 구분되어 있다. 파트타임으로 하고 있는 일과, 온라인 강의 듣고 있는 것, 요기 브런치에 글을 쓰는 일, 그리고 그날의 떠도는 아이디어와 영감들, 지속 가능한 삶을 위해 하고 있는 일 - 대부분 운동에 대한 기록 이렇게 다섯가지 이다.


2. 나의 10년 커리어 뒤지기

최근의 미팅 자료를 만들다가, 나의 커리어와 연결고리를 만들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제는 무슨 일을 했었던 사람이었는지, 거의 내 머릿속 지우개와 같은 상황- 오랜만에 이동식 하드디스크를 뒤져, 내가 한 프로젝트를 찾아 분류하고 그때의 사진들을 담아 포트폴리오 처럼 구성을 해보았다. 한눈에 보기 좋게 나열하자, 대략적으로 나의 십년이 보였다. 나란 사람 이런 길을 걸어왔구나- 치열하게 살아왔다. 다시금 나는 나에게 반한다. 쪽- (나는 나의 팬 프로젝트 중입니다 ㅎㅎ)


3. 무작정 들이대 사람 만나기

최근엔 페이스북으로 영감 받아온 페친 분에게 무작정 연락을 했다. 자수성가 홀로서기의 끝판왕, 통찰의 왕- 내 기준 열망해오던 사람이었기에 그분과의 실제 만남도 의미있을 거라는 생각에서 였다. 여러가지 대화가 오가고 고민도 한 시간이었지만, 결론적으로 본질적인 질문과 그 해답에 가까이 갈 수 있었던 귀한 시간이었다. 소셜미디어의 influencer 이자 자기만의 컨텐츠를 만들어가는 분은 많은 의미에서 달랐다. 쉬이 오르기 어려운 경지에 이른 사람만의 특징이랄까- 그 분이 만든 60만원 상당의 유료 워크샵을 무작정 등록했다. 과연 어떤 구성일까, 무지하게 궁금하다- 후기는 나중에 올려야지.


4. 남편과의 상담 (부제: 나는 결혼을 잘했다)

내 인생 영감을 통로, 넘버 원은 아무리 그래도 남편이다. 실제 강의 경험도 많은 남편인데, 바깥세상에서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나는 잘 모른다. 육아를 핑계로 이런 대화를 해보지 못하다 오랜만에 커리어 길에 대한 고민을 나누다 남편에게 다시 또 반해버렸다. 최근 나의 경력 전환이라는 고민에 대해 갈급함을 느꼈던 에피소드가 있었다. 밤에 잠도 못자고 고민하다, 입안이 헐어버릴 정도였다. 어쨌든 새로운 단추를 끼기 시작하면 나는 다시 또 충실하게 그 길을 가기로 마음을 먹은 상태였다. 그러나 여전히 나의 결심과 충돌하는 지점들과 다시 원점으로 돌아온 질문- 내가 왜 챕터 투를 열려고 하는데? 나를 찾기 위해선데- 육아와 상생할 직업인이 되고자 하는건데- 왜 이렇게 불안하지? 어디에 파트라도 소속되어 일을 해야하나?


고민을 들은 남편은 프로크리에이트 앱을 열어 낙서를 그리며 설명했다. (아이패드 프로는 사랑이다. 심지어 남편이 사줬다) 너의 N극이 뭐냐고- 네비게이션 말고 나침반을 찾아서 걸어가라고- N극을 찾는 일은 그렇게 시행착오가 있다고- 선택의 두가지 옳은 선택, 틀린 선택이 있는데 옳은 선택을 찾기 어렵다면, 틀린 선택이 뭔지 정의를 내려보라고- 지금의 나의 경우에는 1. 조급해서 급하게 고용관계로 수렴하는 거 2)스스로 대신 타인의 인정을 갈구하는 것 3) 불안해서 초심을 잃는 것- 틀린 선택을 하지 않는 방향으로 가자는 결론- 그래서 나는 다시 본질적인 질문으로 돌아가게 되었다. 일단 꾸준함의 미덕을 믿어보자-


나의 N극을 찾는 일이 우선이라는 남편의 조언에 고개를 끄덕였다. 20대부터 그런 삶을 살아온 남편이기에 진정성 있는 조언- 그래, 나도 내 길을 찾아보자. 당장의 미션에 갈급해 하지말자고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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