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Lynn Jul 24. 2017

왜 엄마를 생각하면 눈물이 날까

freedom comes with price

아침에 우렁차게 매미가 울어댔다. 저 시끄러운 저것의 이름은 '매미'라고 짝꿍에게 알려줬다. 영어는 모르겠는데 한글로는 매미라고 해. 저 소리는 나에게 '한국' '여름'을 의미해. 매 여름마다 매미가 창문에 들러붙어서 울어댔거든. 후덥지근했던 어느 여름날 매미는 항상 시끄럽게 울어댔고, 그 거실에 동네아이들을 옹기종기 모아놓고 엄마는 수학을 가르치고는 했지. 상념에 빠지자 마자. 뭐랄까 눈이 시큰하다. 음 뭐지. 생각을 하기도 전에 뭔가 눈에서 뜨끈하게 또르르 굴러 떨어졌다. 아. 엄마.


http://ppss.kr/archives/124093


블로그를 통해서 교류를 하는 분들 중에 나이가 4-50대에 계신 분들이 있다. 이런저런 정보를 요청하셔서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알려드리고, 이야기를 나누고는 하는데 그 분들이 '멋지다' '고맙다' '용감하다' 이렇게 말씀해주실때 가끔 이런 생각을 한다. '아 우리 엄마도. 우리 아빠도 이렇게 이해해준다면 좋을텐데' '이 분들도 나이가 이렇게 있으신데 이해해주시는구나'


단어를 떠올리기만 해도 콧날이 시큰해지고 눈가가 뜨끈해져서 도무지 정상 멘탈로 글을 쓸 수가 없다. 미안한 감정이 온통 가득 메우니까 말이다. 나도 엄마가 원하는 그런 '보통의 삶' '정상적인 30대 한국인 여성'의 삶을 살고 싶었다. 정말이다. 하지만 난 그런 사람이 아닌걸. 그렇게 살면 난 불행한 걸. 나는 그저 '나답게' 살고싶고 그래서 나답게 살아서 행복하고 싶은 것 뿐인데. 그게 왜 엄마의 아빠의 불행이 되는 걸까. 그걸 생각하면 자꾸 눈물이 나온다. 가장 인정받고 싶은 사람은 다 필요없고 가족인데 말입니다. 


자유롭게 산다는 것은. 나답게 산다는 것은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쟁취해야하는 것이다. 지불해야하는 비용이 있다. 그 중 가장 큰 것은 이 것이 아닐까. Freedom comes with price. Price you have to pay. 


위의 웹툰을 보면서 나름 위로를 받은 것이. 아. 나만 그런 것이 아니었구나. 였다. 좁히고 싶어도 좁혀지지 않는 간극을 보면서. 내 잘못만은 아니구나. 나만 불효녀라고 울 필요는 없구나. 그리고. 


피해자 코스프레는 하지말자. 

가족 핑계를 대면서 내 행복을 포기해서는 안된다. 그리고 그렇게 쟁취한 나의 자유이며 나의 삶이니,  가족이 인정 안해준다면서, 나 불효녀라면서 울 필요도 없다. 그냥, 덤덤하게 내 삶을 뚜벅뚜벅 걸으면서 잘 사는 모습 보여드리면 된다. 그걸로 된다. 


물론 그래도 눈물은 나겠지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