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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ynn Jul 27. 2018

어? 나도 메이커였어?!

 '메이커 운동 Maker Movement'를 제대로 이해하자

난 똥 손이다.

난 모든 여학생들의 로망인 '학 접기' '학알 접기' 등등 손을 오물조물 놀려서 만드는 것에 젬병이었다. 언니가 어디선가 받아온 알록달록한 학알이 무려 천 개가 담긴 이쁜 통을 보면서 침을 흘렸다. "참 쉽죠"라고 주장하는 설명서를 보면서 따라 접어보아도 이내 하나도 쉽지 않고 난 바보인가 봐를 외치며 좌절하고는 했다. 그 이후에도 손으로 뭔가를 만드는 공작시간이 가장 두려웠고. 간단하게 자를 대고 자르고, 붙이고, 포스터 만들고, 하는 것들에 선천적인 두려움을 갖게 되었다. (눈물)


공포의 학알


메이커 운동?이라는 것이 유행하기 시작할 때, 나도 들떠서 '메이커 스페이스'라는 곳을 견학했다. 그리고 내가 발견한 건 뭐가 뭔지 모르겠는 용어들... 아두이노, 라즈베리 파이, 등등... 그리고 결코 내가 만들 수 없을 것 같은 아름다운 작품들.... 아. 내가 할 수 없는 것이구나! 바로 결론을 내렸다. 내 머릿속에는 메이커 운동 = 3D 프린터, 아두이노, $#%@$#?이었으니....


내가 갈 수 없는 그 곳. 메이커 스페이스.


메이커 운동 = 3D 프린터? 아두이노?


최근 들어서 '사이드 프로젝트'의 매력에 푹 빠지면서, 이걸 어떻게 짧고 강렬하게 명칭 해야 할까.. 고민하다가 '메이커'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그래서 "사이드 프로젝트를 만드는 메이커들을 찾습니다"라고 공지를 했는데. "메이커?" 그거 아두이노랑 드론 만들어서 띄우는 것 아니었어? 근데 메이커는 뭔가를 만드는 사람이잖아. 굳이 그게 하드웨어적인 메이커만 한정적인 건가? 아니, 당최 메이커 운동이 뭐야?.....


좋아! "메이커 운동" 이 무엇인지 공부해보자!!

그래서 읽어보았습니다.



그리고 보고서를 펼치자마자 뙇! 나오는 정의를 보자.


스스로 필요한 것을 만드는 사람들 = 메이커
만드는 법을 공유하고 발전시키는 흐름을 통칭하는 말 = 메이커 운동


아. 그러니까. 아두이노 몰라도 되는 거죠?

사실 여러 매체를 통해서 알게 된 '메이커'들은 다들 손 장인 들이던데? 난 그래서 "메이커 = 금손"이라고 이해했는데 말입니다. 물론, 메이커들의 축제인 Maker Fair에 가면 거의 대부분 99.99% 뭔가 손으로 이래저래 뚝닥 만들어낸 작품들이 있고, 사람들은 해당 작품을 직접 사용해보면서 논다고 한다. 안 가봤다. 난 메이커가 아니라고 생각해서.... 그러나!!! 메이커의 진정한 뜻과 의미, 철학은 "스스로 필요한 것을 만드는 스피릿"인 것이다! 우오! 나도 그러면 메이커 맞는 거죠? (주르륵...)


'월드 메이커 페어'를 다녀온 저자의 말에 따르면, 맞다. 끊임없이 뭔가를 생산해내는, 딴짓을 해내는 당신! 우리는 모두 메이커다! 실제로 저자 역시 아두이노니 뭐니 하나도 다룰 줄 모르기에 본인을 메이커라 인지하지 못했으나, 메이커 페어를 다녀와서 '이것저것 딴짓을 하고, 본인에게 필요한 것을 만들어내는' 저자 역시 메이커라는 것을 확신하게 되었다고 한다. (다시 감동의 주르륵.... 이분이랑 손잡고 울고 싶음)


뭔가를 생산해내는, 딴짓을 하는 당신, 우리는 모두 메이커다!


이게 왜 감동적이냐고?

사실 자기 자신을 명확하게 설명 못하는 것만큼 괴로운 것도 없다. 난 이것저것 만들어내는 것을 좋아하는데, 그들은 모두 무형의 서비스/프로젝트이다. 그렇다고 그것이 창업, 스타트업의 형태는 아니다. 왜냐? 돈, 비즈니스를 염두에 두고 만드는 것이 아니라, 유저가 얼마나 생길까를 고민해서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내가 필요해서 그리고 하고 싶어서 하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즉 (잉여) 서비스를 생산하는 것이 나의 삶의 재미인데 이걸 묘사할 방법이 없어서 고민스러웠다. '사이드 프로젝트를 만들어내는 사람" 하면 너무 길지 않나? 이제 "메이커"라고 설명하면 되니까 정체성 불안이 어느 정도 해소되는 느낌이다.


가장 중요한건 철학, 정신, 가치관~!


저자는 이러한 내 마음을 이미 꿰뚫어 보았듯이 말한다. 국내 메이커 운동의 한계점은 겉으로 보이는 '메이커 스페이스'의 양산에만 집중하고 정작 매우 중요한 '철학'이나 '메이커 운동의 정신, 가치관'에 대한 논의가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그렇다면, 무엇이 '메이커 운동의 정신' 일까? 내가 생각해본 '메이커의 문화'는 다음과 같다.


- '돈 되는 일'만 쫒는 것이 아니라

- 한 명에게라도 '필요한 것'을 

- '스스로' 

- 그리고 '다수와 협력하여'

- 능동적으로 만들고 생산하는

- 그에 의한 '결과'에 집중하는 것보다 '과정'을 

- '축제'처럼  '즐기고 나누는' 문화


그러한 의미의 메이커 문화가 더욱 많이 퍼졌으면 좋겠다. 난 비록 똥 손이라서 뭔가를 손으로 못 만들지만 (뭐 모르는 일이지 뭐!) 이것저것 재미난 서비스 구상을 하고 구현할 수 있으니, 계속 혼자서 나를 스스로 돕기 위해 메이커 운동을 하도록 하겠다. (응??)


++ 인디 메이커를 찾습니다: 클릭 ++






린은 현재 터키, 이스탄불에 체류하고 있어요. 온라인 코딩 스쿨 "노마드 코더"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유튜브에 이것저것 영상을 만들어서 올리는 게 취미입니다!


유튜브 : http://bit.ly/youtube_nomadcoders 

노마드 코더 : http://nomadcoder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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