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트너가 남편이 되기까지
2017년 6월
오랜 떠돌이 생활을 잠시 멈추고 한국, 제주도에 잠시 머물었던 시기이다. (그리고 바로 2달 후 야반도주)
그리고 노마드코더가 어영부영 어쩌다 보니 시작된 달이기도 하다.
2018년 6월
노마드코더 1주년을 자축하였다.
(2017.06 - 2018.06 기록은 아래 참조)
2018년 6월 - 10월
터키 그리고 그리스에 체류하였다. 터키, 이스탄불은 우리에게 (린+니콜라스) 특별한 장소이다. 그도 그러한 것이, 우리가 처음 만난 곳이기 때문! 동서양이 만나는 지리학적, 문화적 위치도 크게 작용하여 그곳에서 약 3개월가량 머물렀다. 그러나 오랜 노마딩 세월에 지친 나는 슬슬 알 수 없는 향수병에 시달리기 시작했다. 참. 여기서 향수병이란, 자꾸 라면 먹는 횟수가 늘어남 + 꿈속에서 밥이랑 김치가 보이는 현상을 뜻한다.
2018년 10월
결국 한국에 돌아와 임시거주처를 마련하였다. 이로써 2015년 7월부터 시작된 정말 배낭 하나만 들고 정처 없이 떠돌아다니는 진정한 장돌뱅이 생활을 근 3년 3개월 만에 그만두었다. 드디어 이제 돌아올 곳이 생긴 것이다.
2018년 12월 - 2019년 2월
남미대륙 탐험. 한국에서는 참으로 그야말로 너무나 먼 그곳에 다녀왔다. 콜롬비아. 페루. 멕시코. 이렇게 딱 3군데 탐험하고, 니콜라스의 원산지인 콜롬비아를 좀 더 탐구하였다. 결론은? 아. 이곳에선 못살겠구나! 이유는 음식이 너무 맛이 없고, 치안이 여전히 너무 불안하기 때문!
2019년 2월
베트남에서 수강생분들을 초대해서 '해커 하우스'를 운영했다. 별 생각이 없었다. 그저 따듯한 곳에서 복작복작하게 지내보자~라는 계획이었음.
2019년 3월
처음으로 서울에서 마라톤 10K를 완주했다. 그 이후로 달리기에 맛들려서 매달마다 10K 대회를 나가고 있다.
2019년 5월
수강생들을 위한 서비스를 런칭 (베타 서비스임) 했다. 이름은 Tribe인데, 수강생들이 온라인 수업을 정해진 기간 안에 성공적으로 마스터할 수 있게 각종 과제, 코딩 챌린지 등으로 채찍질해주는 웹 사이트이다. * 참고. Nomad Academy 수강생만 입장 가능하다!
2019년 6월이다.
어영부영 시작한 사이드 프로젝트는 벌써 2년째 어엿한 사업체로 성장하여 순항 중이고, 거의 몇 분 단위로 싸우던 파트너는 남편이 되었다. 노마드 슬랙채널 멤버는 2천 명, 노마드 아카데미 수강생들은 1만 명, 유튜브 채널 구독자수는 (곧) 2만 명을 돌파할 예정이다.
2년 차에 배운 것들은 다음과 같다.
1. 집은 중요하다.
일단 사람에게 심리적인 안정감을 준다. 물론 전 세계가 나의 집이고 놀이터이지만, 매번 잠자리가 바뀌고, 매번 음식이 바뀐다는 것은 물리적으로 힘이 든다. 어찌 되었든 돌아갈 곳이 있다는 것, 내 몸이 기억하는 책상, 의자, 침대가 있다는 것은 심리적으로 많은 안정감을 주었고, 가출했던 건강도 돌아오게 되었다. (근데... 나 '노마드' 코더인데... 정체성 혼란... 동공 지진...)
2. 계획을 세우게 된다.
집이 생기고 나서 계획을 세우는 것이 더 수월해졌다. 예측 가능한 것이 생겼기 때문이다. 남미를 가고, 동남아를 간다 하더라도, 서울의 집에 돌아올 것이라는 전제가 있기 때문이다. 이를 토대로, 좀 더 적극적으로 먼 곳으로 (남미) 떠나는 계획을 세울 수 있었고, 이상한 이벤트 계획 (베트남 해커 하우스) 그리고 정기적인 취미생활 (마라톤 10K)도 가꿀 수 있게 되었다!
3. 끈기가 중요하다.
집도, 절도, 계획도 없이 제멋대로이던 세월이 꽤나 길었던지라 급작스레 안정적인 직장(?)과 집, 계획 속에서 움직이다 보니, 쉽사리 지루해지고, 고구마 100개를 먹은 거 마냥 괜스레 답답했다. (사실 요즘도 종종 그런 느낌 같은 느낌이 짓누를 때가 있다) 그럴 때를 잘 이겨내야 하는 게 포인트다! 오전에 해야 하는 일을 먼저 쳐내고, 지루한 일은 최대한 자동화시키려고 잔머리를 굴리는 중이다.
4. 사이드 프로젝트는 계속된다!
그래서 더더욱 사이드 프로젝트는 중요하다. 달라진 것이 있다면, 지난번처럼 1달에 1개씩 하려고 의무적으로 발버둥(?) 치지 않는다. 이미 습관화가 되었기도 하고, 억지로 프로젝트를 위한 프로젝트를 할 필요는 없으니까 말이다. 쥐어짜서 하면, 될 것도 잘 안된다. 자연스럽게 흘러나온 아이디어가 프로젝트로 이어지는 게 실제로도 잘 되는 듯하다.
2017년 사이드 프로젝트 (2개)
생리 데이 : 여자 친구 생리 날에 e-card 보내주는 서비스 (실패)
노마드 잡: 국내 원격근무 가능한 회사 리스트 (실패)
2018년 사이드 프로젝트 (9개)
노마드 가이드 - 치앙마이: 한 달 살기 치앙마이에 대한 모든 것을 (성공)
노마드 해커톤: 24시간 동안 서비스 만드는 해커톤 (성공)
에스토니아 창업기@퍼블리: 에스토니아에서 겪은 일 (실패)
유튜브 활성화 (대성공)
데스크 픽스: 전 세계 책상 사진을 업로드하여 모아놓은 웹사이트 (성공)
노마드 가이드 - 탈린: 한 달 살기 탈린. 에스토니아 대한 모든 것 (실패)
인디 메이커: 메이커들을 응원하기 위한 웹사이트 (애매하다)
노마드 굿즈 - 머그컵: 커스텀 메이드 머그컵 (성공)
해커 하우스: 베트남 1주일 셰어하우스 (성공)
2019년 사이드 프로젝트 (5개)
한 달 1 스타트업 (노마드 텍스트): 한 달에 1개 서비스 만드는걸 Vlog로 촬영 (성공)
스페인어 배우기: 매일 스페인어로 일기 쓰기 (진행 중 | 성공)
마라톤 10K: 매달 10K 대회 나가기 (진행 중 | 성공)
노마드 Tribe: 수강생들을 위한 스터디 웹사이트 (진행 중)
노마드 굿즈 - 티셔츠 (예정)
*참고로 성공과 실패의 기준은 간단하다. 출시 이후에도 꾸준히 한 달에 5명이라도 사용하는 유저가 있는지 없는지 여부이다!
* 확실히 올해 2019년 들어서는 어떤 행사나 서비스를 외부를 향하여 만들기보다는, 좀 더 자연스럽게 나의 일상 속에서 할 수 있는 취미에 가까운(?) 사이드 프로젝트가 늘었고, 그래서 좀 더 생활이 윤택해졌다!
5. 파트너가 가장 중요하다.
시작의 그 순간부터 지금까지, 매번 나에게 환희와 절망(!)과 짜증과 고마움을 한 번에 5차원적으로 느끼게 해주는 그 사람. 중요한 핵심 파트너가 남자 친구라는 것은 이 사업의 가장 큰 RISK이었는데, 올해 남편으로 신분 상승을 하면서 해당 리스크를 성공적으로 (과연...) 햇지하였........ 여하튼 그렇게 되었다.
6. 그래서 앞으로
이때까지 내가 벌여왔던 사업들과 매우 다르게 (주식회사 집밥과 같은....) 이 사업체는 나에게 안정성과 건강, 그리고 보금자리를 만들어 주었다. 그래서인지 무척이나 고맙고, 애착이 간다. 난 더 이상 '노마드'도 아니고 (!!) '코더'도 아닌데 (!!!) (앍,.. 정체성 혼란!?!?!) 말이다.
2년이 지난 오늘 드는 생각은, "'커뮤니티'에 너무 집착할 필요는 없겠다..."이다. 오히려 커뮤니티는 겉으로 나타나는 형태일 뿐이다. 사실 진짜 핵심은 그 밑에 숨어있는 '가치' 철학''진정성'과 같은 것인데 그것이 희미하고, 모호하다면, 아무리 자주 사람들을 모으고, 화려한 커뮤니티 행사를 해도, 그 핵심이 없다면 또다시 쉽게 흩어지기 마련이다.
우리가 만들고 꾸려나가고 있는 것은 단순한 온라인 코딩 스쿨일까? 아니면 처음 노트에 적었던 "자유로워지고 싶은 우리들의 벙커" 일까?
뭐 3년 차에는 그걸 확실히 알게 되지 않을까?
기대된다 ;)
유튜브 : http://bit.ly/youtube_nomadcoders
노마드 코더 : http://nomadcoders.c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