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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ynn Sep 12. 2016

2. 전 세계 곳곳의 커뮤니티, 공동체를 소개하지

노마드의 커뮤니티 탐방기: 기록

일단 단어부터 정리를 하자.

공동체 / 커뮤니티, 둘은 다른 건가? 사실 영어로 하면 뭐 둘 다 'community'인데 한글로 번역하는 순간 의미나 대상이 미묘하게 다르다. 나 같은 경우, '공동체'라는 단어를 들은 순간, 뭔가 올드한 느낌이라든가, 진지한 느낌이라든가,  폐쇄적인 곳을 떠올리게 되더라. 반대로 '커뮤니티'라는 단어를 들은 순간, 뭔가 좀 더 영한 느낌, 느슨하고 유연한 조직을 떠올리게 되더라. 허나, 영어로 번역하는 순간 'community'로 대동단결 됩니다.


아, 그러면 'community'는 무엇인가

사실 나도 정확한 정의는 몰라서 검색해봤다.

검색해보니까 엄청 길게 뭔가 줄줄 나오던데, 그냥 이 단어의 어원을 들여다보니 이렇게 정의하시더라. 라틴어로 공통으로 갖고 있다는 뜻의  'communitas'에서 비롯된 단어라고 한다. 큰 감동을 주는 어원은 아니다. 풀어서 그 뜻을 보면, '공통의 가치 시스템, 정체성을 공유하고 있는 집단'으로 매우 건조하게 설명할 수 있겠다.


그래서

어찌 보면 참 밋밋하고 지루해 보이는 내용인데, 내가 관심을 갖게 된 건 순전히 다 '오로빌' 때문이다. 정확히 사람들은 그렇게 부르더라. '오로빌 공동체'라고. 하도 많은 사람들이 얼마나 오로빌이 감동스럽고 좋았는지 간증을 해대는 통해, 울컥 호기심으로 찾아가서 나도 마찬가지로 감동의 세례 (?)를 받고 나서, 급 검색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공동체들이 세계 곳곳에 있다는 소문을 들었기 때문이다.


검색 끝에 내가 찾은 책이다.

"세계 어디에도 내 집이 있다" (한겨레 신문사. 2002년. 조연현 외 지음) (링크)

이 책의 목차를 들여다보자. 전 세계 크고 작은 공동체들이 13군데 소개되어있다.


틱낫한의 걷기 명상                      플럼빌리지(프랑스)

죽음을 넘어선 자비의 힘               사르보다야(스리랑카)

명상의 도시                                오로빌(인도)

외침보다 큰 울림                         떼제(프랑스)

미래의 마을                                맥헌레스(영국)

작은 것이 아름답다                      슈마허 대학(영국)

평화의 숨결                                우드 브룩(영국)

세계의 젊은이여 오라                   핀드혼(영국)

꿈은 이루어진다                          트윈오크스(미국)

오지의 생태마을                          아젠타(캐나다)

무소유의 실천                             토요사토(일본)

마음으로 통하는 친구들                제그(독일)

천국을 이 땅에                            브루더호프(영국)


이 책을 발견한 순간! 우왕 베리 굳! 을 외치면서, 이 책에 나와있는 곳은 가봐야겠구나. 아 세상에는 이렇게 많은 공동체가 있구나! 하면서 매우 감동. (해외에 있어서 해당 책을 구입은 못했다. 흑. 전자책으로 어떻게 안 되겠니..)


열라 검색을 하다 보니,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한 여성분을 발견했다.

http://biz.khan.co.kr/khan_art_view.html?artid=201103281052512&code=900312

세계 생태공동체를 탐방하다

생태공동체, 보통 사람들에게는 굉장히 낯선 단어이다. 그런데 2007년부터 약 1년여 동안 전 세계 곳곳의 생태공동체를 12곳이나 탐방한 용감한 여인이 있다. 공동체생활을 꿈꾸는 김송두연 씨(33)가 바로 그 주인공. 어린 시절부터 새로운 생활양식에 대한 강한 열망이 있었다는 그녀의 생태공동체 탐방기를 들어보자. 생태공동체라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데 정확히 생태공동체가 무엇인가.생태공동체는 지속가능한 삶을 살기 위한 사람들이 모여 생태계에 최소한의 영향만 주는 삶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인간적 규모의 공동체다. 생태공동체 연합체에서는 생태공동체를 생태적, 사회적, 경제적, 문화/영성적 이렇게 네 가지로 차원으로 정의한다. 생태적 측면은 친환경적인 건축물, 유기농 채소 재배, 종 다양성 보호 등 지속가능한 삶의 방식을 의미하고, 사회적인 측면은 현대의 개인주의, 고립, 경쟁과 대조적으로 협업, 공동체 내 상호 돌봄, 조직의 수평구조, 의사결정의 민주성 등 더불어 살아가는 삶을 지향하는 것을 의미한다. 사회적 약자나 소수를 소외시키지 않고, 차이를 존중하는 것도 포함된다. 경제적 차원은 자원을 공유하고, 공동체 경제자립도를 높여 외부경제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것을 지향한다. 때로는 지역화폐를 만들어 돈이 공동체 안에서 순환되도록 하며, 상품 교환관계를 호혜적 관계로 전환하여 공동체성을 강화한다. 마지막으로 문화/영성적 차원은 공동체 문화 활동, 의례, 기념식을 장려, 영성에 대한 존중을 의미하며, 지구의 모든 생명체와 자연이 연결되어 있고, 상호의존적임을 자각하는 것이다.

biz.khan.co.kr

 


그렇다. 이 분 역시 1년여 동안 12군데나 다녔다고 한다. 근데 인터뷰 내용에 이 단어가 등장한다. '생태 공동체'. 그렇다. 앞서 말했듯이 공동체/커뮤니티는 그 성격, 종류에 따라 천차만별인 것이다. 위 책에 소개된 공동체, 그리고 이분이 방문한 공동체는 대부분 '생태 공동체'인 경우가 많다.


커뮤니티는 결국 그 구성원들이 믿고 있는 가치, 그 철학으로 정의된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공동체'는 생태 공동체, 자본주의에서 벗어난 대안 공동체인 경우가 많다. 1년여 넘게 여행을 하고 탐방하면서 내가 정의하고 구분해본 커뮤니티는 아래와 같다.


커뮤니티는, 공통의 가치, 철학 아래 모여있는 집단으로, 크게 아래와 같이 3가지 카테고리로 나뉜다.


(1) 생태 (생태 공동체)

자본주의의 기형적인 구조에서 벗어나, 생태주의, 자연과 어울려 사는 삶을 추구하고 농장을 통해서 가급적이면 본인들의 먹거리는 자급자족하고, 소비는 최소한으로 줄이는 커뮤니티이다. 대다수의 공동체, 커뮤니티들이 이와 같은 철학을 공유하고 그들 간의 네트워크도 형성되고 있음. GEN에 따르면 전 세계 곳곳에 약 1천여 개의 등록된 생태 공동체가 있다. 일단 등록되어있는 개수만 그러하고, 이보다 당연히 훨씬 많을 것이라 확신한다. (이거 분명히 통계자료가 있을 것 같은데. 하.. 귀차니즘으로 일단 패스) 여하튼 '정글의 법칙' 혹은 '월든'에 묘사되는 사람들이 TV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현실에 꽤 많이 있고, 유럽에선 이게 일종의 트렌드로 20대들이 선망하는(?) 경험 중 하나다.


GEN (global ecovillate network) (생태공동체 글로벌 네트워크. 검색용으로 활용)

http://gen.ecovillage.org/   


WOOF (마찬가지로 생태공동체 네트워크. 가입비 있음.)

http://www.wwoof.net/


WORKAWAY (호스텔도 많지만 농장들도 올라옴. 가입비 있음.)

http://www.workaway.info


HELPX (workaway와 비슷함. 웹사이트가 구려 보이지만 그래도 알찬 포스팅이 올라올 때도 있음.)

https://www.helpx.net/


나는 위의 네트워크를 사용해서 찾아가기도 했고, 친구의 친구 소개로 농장들을 찾아가기도 했다. 대부분 우퍼들은 (WOOF네트워크를 사용하는 사람들) 농장들 에코빌리지를 잘 알기 때문에  지인 추천을 통해 찾아가는 걸 선호함.


모로코 농장. 여긴 지인 추천으로 방문


(2) 종교, 영성 (영성 공동체)

종교 혹은 Spirituality를 중심으로 모여있는 커뮤니티이다. 그렇다고 뭐 '옴 진리교' 이런 공동체는 아니고 (-_-)... 프랑스의 떼제 공동체 (기독교), 인도의 오로빌 공동체 (영성), 이 가장 큰 사례되시겠다. 허나 다른 종교를 갖고 있다고 배척을 하고 그러는 건 아니니 오해하지 말자. 굉장히 peaceful 하고 mindful 한 것을 중요히 여긴다고 하면 되겠다.


프랑스, 떼제 (ecumenical  커뮤니티. 에큐메니컬.. 아 일단 크리스천으로 이해하시라)

http://www.taize.fr/en


인도, 오로빌 (오로빌은 생태 공동체, 영성 공동체, 개인의 자유-히피 커뮤니티 다 해당되기는 함..)

www.auroville.org/


프랑스, 플럼빌리지 (틱낫한 스님, 명상과 수양을 위한 공동체)

http://plumvillage.org/


(3) 개인의 자유 (커뮤니티)

이 3번째 카테고리를 정할 때 살짝 고민을 했는데, 아무래도 '개인의 자유'를 그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기는 집단이라 하겠다. 바로 히피들 그리고 디지털 노마드들! 히피들의 공동체는 이미 60년대부터 알게 모르게 세계 곳곳에 퍼져있다. 위의 커뮤니티들처럼 끈덕지게 한 장소에 돗자리 피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때그때마다 나타나고 사라지는 게릴라성 커뮤니티들 (예를 들면 레인보우)이 많다. 디지털 노마드의 경우, 코워킹 스페이스를 중심으로 형성되는 경우가 많다.


덴마크, 크리스티아나, 히피 동네

홈페이지가.. 어...


장소는 그때그때 달라요, 레인보우, 히피 커뮤니티

https://rainbowforum.net//index.php


인도네시아, 발리, 디지털 노마드

태국, 치앙마이, 디지털 노마드

독일, 베를린, 디지털 노마드


아아 베를린 ㅠㅠ 그립구나


급증하고 있는 디지털 노마드, 혹은 location independant 프리랜서의 등장으로 코워킹 중심 커뮤니티 외에 새로운 형태의 커뮤니티들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는데- 이들의 특징은 'location independant'라는 가치로 주로 뭉쳐서, 자유롭게 이동하는 라이프스타일을 공유한다. 디지털노마드 커뮤니티, 코리빙은 따로 소개하도록 하겠다. (빠르게 변화하고 있기도 하고, 내용이 너무 길다 -_-)


어떠한 철학과 가치를 중심으로 모여있느냐에 따라 만나는 사람도, 배우게 되는 것도 정말이지 각양각색이다. 어딜 방문해볼지 기준은 여러 가지이겠지만, 나는 이제 그들이 표방하는 가치, 철학을 제일 먼저 살펴본다. 지역이나 이벤트, 활동은 이래저래 적응할 수 있지만, 나와 너무나 다른 삶의 기준을 갖고 있는 사람과 함께 사는 것은 어렵기 때문이다.


커뮤니티, 공동체는 더 이상 특이한 사람들 혹은 히피들만의 세상이 아니다. 

건강의 이유부터 시작하여 경제적 이유까지 매우 현실적인 이유로 사람들이 점점 더 많이 모여들고 있다. 점점 외로워지는 사회에 살고 있는 오늘, 이는 어찌 보면 매우 당연한 현상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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