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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ynn Jan 05. 2020

2020년 신년 계획

멍뭉이. 드라이브. 음악

2018년 계획

 독일은 정작 가지 못했다... 터키에 눌러앉음.


2019년 계획

 인도를 가지 못했구먼.


매해 1월. 둘이서 달력을 그려놓고선 어디로 갈지를 정하는 것은 우리 나름의 의식이다. 

지웠다 썼다를 반복하면서 올해는 어디로 갈지, 가서 무엇을 할지, 신나게 수다를 떨곤 했다. 시작했던 2018년 당시에만 해도 매년 태국 혹은 페루 등으로 떠돌아다니는 노마드 신세이기에, 즉 3개월 후에 어디론가 떠나야 하므로 계획을 미리 세워두는 것은 필수였다.


그러나 2020년 계획 짜는 건 너무 어려웠다.

둘이서 계획은커녕 신랄하게 싸워댔다. 니꼬는 노마딩을 멈추고 한국어를 배우겠노라 선언했다. 난 불만을 쏟아냈다. "한국은 지루해. 한국어를 꼭 배워야 한다고?" 그러자  "이제는 등산을 멈추고, 주변의 나무들을 찬찬히 둘러볼 차례라고"라는 말을 던졌다. 하기야, 이제 그만 돌아다녀야지. 그건 알겠어. 근데 막상 그러려니까 두려워. 난 새로운 것들이 없으면 쉽게 지루해한다고. 야. 그럼 어디 가고 싶은 데는 있어? 흠.... 막상 생각하니 없음. 


돈이 정말 겁나 많고, 돈 걱정 안 해도 된다면 뭘 할 텐가?

이 질문은 참으로 식상하지만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헷갈릴 때 나 자신에게 던지는 질문 레퍼토리 중 하나다. 돈 걱정을 안 해도 된다면? 현재의 난......


유기견들을 돕고 싶다. + 강아지를 키우고 싶슴. + 기니피그도.. 그냥 집이 동물원이었으면 좋겠음.

노마드 코더 운영을 도와줄 직원을 뽑고 싶음. (일이 너무 많아. 으악)

텃밭을 가꾸고 싶다. 바질. 토마토. 양파. 파. 양상추 같은 것들...

집에서 피아노를 신나게 둥당 둥당 치고. 니꼬는 기타를 치고. 친구들과 맛난 거 먹고. 마시고. 노래하면서 자주 그렇게 춤을 짠짠짠 추면서 놀았음 좋겠다.

가끔 가고 싶은 곳이 있으면, 언제든지, 어디든지, 휙- 떠나서 놀고 오면 좋겠다.

취미 삼아 스페인어. 일본어 정도는 더 배웠음 좋겠다.


아. 그렇게 하면 되지 않소?

뭐 동물원까지는 어려울 수 있겠지만....(ㅡ ㅅ ㅡ ) 뭐 사실 그렇게 어마 무시하게 어려운 꿈은 아니잖소? 생각해보면 이 "돈 걱정 없으면 000을 하고 싶어" 리스트가 매년 조금씩 바뀌는 듯하다. 원래는 이게 쉐어하우스 운영이었는데 말입니다. 해보니까 너무 어려웠습니다....


물론. 겁이 난다.

지겨우면 (무책임하게) 도망가고, 휙 떠나는 삶이 너무나 익숙하기에, 어딘가에 정착을 하고 책임을 지는 삶이란 것은 생각만 해도 겁이 난다. 지겨워지면 어쩌지? 생각만 해도 답답해!라고 말하지만, 또한 반면에 그렇다고 뭐 다른 곳으로 가면 다를 것 같아? + 상상해봐! 지루함을 이겨내고, 그리하여 성취하게 될 푸릇푸릇한 텃밭과 멍뭉이, 그리고 꾸준히 한 곳에서 머물며 배우게 될 것들 (니꼬의 경우 한국어, 나의 경우 건강. 스페인어. 새로운 취미 활동... 친구들!)


멍뭉이 글자만 보이는 구만...


2020년의 키워드는. 멍뭉이. 드라이브. 음악(춤)으로 정했다!

유기견 중에 한 마리 정도는 업어와서 임시보호로 시작을 해보자. 

한국에서 생활하려면 적어도 둘 중 하나는 운전을 할 줄 알면 좋으니 운전면허를 따자 (-_-.. 그렇다. 스쿠터 운전만 할 줄 알아요) 

취미활동 중 하나인 음악 (피아노. 클라리넷. 기타. 우쿨렐레)을 다시 잘해보자. 

그리고 언어 (스페인어)를 다시 시작해야지. 

아. 그리고 텃밭도 당연히 가꿀 것이고. 

필라테스도 꾸준히 열심히 배워야 하고....

가끔 마라톤 10K도 나가야 하고...

운전을 하게되면. 강아지랑 니꼬랑 캠핑도 가야지.

할 것이 많구먼. 껄껄.


오직  
자신이 되고  
자신을 살기 
- 박노해


그래서 2020년에는 더 자주 웃고, 춤추고, 노래할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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