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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래리 Mar 29. 2020

20200329 단상

#1. 무기력함을 극복하기 위해

저녁 6시가 돼도 해가 지지 않고 건너편 주택 마당에 벚꽃이 필 무렵이면 나 역시 일상에 변화를 주고 싶다는 생각이 올라왔다. 아마도 이런 욕구를 강하게 느낀 건 2017년부터 였을 게다. 자주 신던 신발을 뒤로 하고 신발장에 있던 형형색색의 신발을 꺼냈다. 귓바퀴에 구멍을 몇 개 뚫기도 했다. 일상이 굳어졌던 취준생이 되고서는 종종 새롭고 싶다는 감정에 휩싸이곤 했다.


올해는 처음으로 타투를 했다. 보라색의 귀여운 뱀을 팔뚝 안쪽에 들였다. 왜 뱀이냐라고 한다면 엄밀하게 설명할 수는 없지만 뱀을 둘러싼 여러 이미지가 끌렸다고 할 수 있겠다. 이전부터 타투를 하고 싶다는 생각은 했다. 하지만 그 시점이 부서를 배치 받고 3개월째라는 점은 꽤나 상징적이다. 나는 벌써 무기력함을 느끼고 있었다. 일을 뛰어나게 잘해서가 아니다.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이런저런 사람을 만나기 어려워진 점도 무기력이 자라나는 데 한 몫 했을 것이다. 


일단은 뱀 한 마리 팔에 새긴 것으로 약간은 기분이 나아졌다. 그럼에도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한, 다른 새로운 무언가가 내 앞에 나타나지 않는 한 이 감정은 쉬이 나아지지 않을 것 같다.


#2. 끌리지 않는 게 끌릴 때.

오늘 저녁은 햄버거로 결정했다. 난 햄버거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싫어하지도 않지만 끼니를 햄버거로 떼울 때는 건식사에서 맛보다 편의성, 시간 등을 중요시했다. 오늘은 시간에 쫓기지 않는다. 두 시간 세 시간 저녁을 먹어도 무방할 만큼 여유롭다. 그럼에도 저녁 메뉴로 햄버거가 먹고 싶어졌다. 


2주 전에는 연어장 정식을 저녁으로 먹은 적이 있다. 연어를 좋아하지 않음에도 한 번 시켰다. 단순한 호기심이었을까, 왜 그 메뉴를 시켰는지 딱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 먹고는 후회했다. 두 번 다시 시키지 않기로 다짐했다. 나는 오늘 왜 햄버거를 먹고 싶은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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