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초 프랑스 작가 마르셀 프루스트가 쓴 장편소설『잃어버린 시간을.
20세기 초 프랑스 작가 마르셀 프루스트가 쓴 장편소설『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 나오는 유명한 장면이 있다.
1차 세계대전 이전에 프랑스 신흥 부르주아 집안의 아들로 태어난 마르셀(작가 본인이자 주인공)이 여러 일들을 겪으며 성인이 된 시점부터 시작되는데,
어느 날 우연히 홍차에 적신 마들렌을 한 입 베어 물면서 그 향과 맛에 취해 옛 일을 회상하게 된다.(일종의 데자뷔라 할 수 있겠다.)
그러면서 어린 시절로 돌아가게 된다.
바로 이 마들렌을 먹으며 과거를 회상하는 씬은 너무도 유명한데 아래와 같다.
작가는 어머니를 여의고 외톨이로 10년간 지내며 이 소설을 썼다는데 이 정도면 공상가 수준이 아니라 신경쇠약 내지는 정신병의 일종이 있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다.
‘과자 부스러기가 섞여 있는 한 모금의 차가 입천장에 닿는 순간 나는 소스라쳤다. 나의 몸 안에 이상한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을 깨닫고, 뭐라 형용키 어려운 감미로운 쾌감이, 외따로, 어디에서인지 모르게 솟아나 나를 휩쓸었다. 그 쾌감은 사랑의 작용과 같은 투로, 귀중한 정수를 채우고, 그 즉시 나로 하여금 삶의 무상을 아랑곳하지 않게 하고, 삶의 재앙을 무해한 것으로 여기게 하고, 삶의 짧음을 착각으로 느끼게 하였다.’
마치 긴 호흡의 문장으로 시(詩)를 쓴 것 같다.
특정한 냄새나 맛, 소리로 인해 무의식적으로 기억이 다시 살아나는 현상이 바로 작가 이름에서 따온 프루스트 효과다.
종종 살다 보면 데자뷔적인 현상을 겪기도 한다.
한 번도 와보지 못한 장소,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이 마치 과거에 겪은 일처럼 느껴지는 일, 불현듯 그런 생각이 들 때도 있지만 그런 일은 대게 무의식 속에 내재되어 있는 과거의 기억이 의식으로 되살아 날 때 일어난다고 한다.
하지만, 전혀 깨닫지 못하다 그런 일련의 촉매제를 통해 기억이 살아날 때 나는 종종 괴롭기만 하다.
‘너’와 함께 보냈던 시간들을 의식의 기억 속에서는 완전히 지웠다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그런 기억들은 혈관 속에 녹아들어 온몸을 돌고 있었던 것이 아니었을까 섬뜩하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