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두 같은 별의 자손들이다. 나와 모든 인류와 모든 동물과 모든 생물과 지구상의 모든 존재를 구성하고 있는 다양한 요소는 모두 아주 오랜 옛날 초신성의 폭발로 생겨난 잔해 즉 원자들의 결합체이다. 그리고 나를 구성하고 있는 세포들은 먼 옛날 또 다른 생명체가 죽어서 분해되었다가 다시 합쳐진 것이며 내가 숨 쉬는 공기 중의 산소는 수많은 식물들이 만들어 낸 것이며 내가 먹고 마시고 살아가면서 필요한 것들은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이 어디에선가 땀 흘려 만들어 낸 것이다.
참새 한 마리가 푸드덕 날아가기 위해서도 수십억 년의 수십억 생명의 숨결이 바람 되어 그 날개를 떠 받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가 죽으면 내 몸을 이루고 있는 세포들은 다시 분해되어서 자연으로 돌아가고 또 다른 생명체의 일부분이 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나의 생각 역시도 온전히 내 것이 아니다. 내 마음은 내가 자유롭게 일으키는 것 같지만 실은 내가 혼자서 만들어 낸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과의 교류 즉 교육과 사회생활을 통해서 다른 사람들로부터 배우고 영향을 받은 것이다. 나의 행동과 성격, 신체적 특성 역시도 다른 사람들을 모방하면서 배운 것이거나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것이다. 결국 나라는 것 나의 존재 나의 자아는 다른 사람들과 뗄 수 없는 관계 속에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인간을 포함한 모든 존재는 홀로 절대 존재할 수가 없다.
사람들은 자신이 다른 사람들에게 의존하지 않고 독립해서 살아간다고 말하지만 사실은 다른 사람들과 끊임없이 도움을 주고받으며 살아가고 있다. 평소에는 이 관계의 혜택을 당연하게 알고 그 고마움을 잘 못 느끼겠지만 정전이라도 되고 물이라도 잠깐 안 나오면 사람들은 추위와 어두움과 목마름에 괴로워하며 그 고마움을 느끼게 된다. 심지어 무인도에서 홀로 살아가는 로빈슨 크루소 역시 인간 사회에서 배워간 지식을 토대로 삶을 영위할 수 있으며 상상 속에서라도 다른 사람들과 유대감을 주고받으면서 외로움을 견디며 살아가는 것이다.
따라서 인간은 자신의 가족이나 이웃뿐만 아니라 전 인류 나아가 전 생명체, 우주와 공동 운명체인 것이다. 다만 일상에서 그것을 깨닫고 있지 못할 뿐이다. 특히 도시화와 개인주의가 대세인 요즈음에는 '남들이 어떻게 되든 나만 잘 살면 된다'라고 생각하거나 '남들은 모두 나의 적이거나 경쟁자야. 아무도 믿지 말고 혼자 살아가야 해'라고 생각하면서 자신만을 위해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지만 이러한 개인적 집단적 이기주의가 인간이 직면한 많은 문제의 근본 원인이므로 조화롭고 평화로운 삶과 사회를 이루기 위해서는 이러한 자기 중심주의를 극복해야 할 필요가 있다.
물론 한편으로는 이러한 이기주의 즉 생명체가 자기 개체를 존속시키는데 유리한 것을 택하려는 노력은 생명체가 자신을 지켜내고 자손을 번성시키는데 숨은 원동력이기도 하지만 인간은 이제 다른 동물과 달리 자신이 키워 온 지능과 집단행동과 상상력이 다른 동물보다 지나치게 많은 폭력성과 결합하여 원자폭탄처럼 자신뿐만 아니라 지구를 파멸시킬 수도 있는 힘을 가지고 있으므로 이 이기주의를 통제해야만 하는 것이다. 그래서 많은 선지자들이 '네 이웃을 사랑하라', '자비심으로 보시하라'라고 가르치는 것이다.
여기서 베푸는 것은 1 자기 과시를 하기 위한 것, 2 상호 협력과 유대감을 키우기 위한 주고받기 그리고 3 동정심과 애정에 의한 무조건적 지원으로 나눌 수가 있는 데 어느 것이 더 좋다기보다는 모두 인간의 사회적 공존을 위해 각각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이처럼 인간은 서로 경쟁하고 싸우면서도 한편 서로 협력하고 도움을 주고받는 제도와 관행을 발달시켜 왔고 그를 통한 심리적 만족감도 본능으로 자리 잡았는데 이는 그것이 인간(유전자)과 사회의 존속에 필요하고 유리하기 때문이었다 ['이기적 유전자' 참조]
따라서 (개인적, 집단적) 이기적 행동과 이타적 행동은 모두 인류와 사회의 존속과 발전을 위해 어느 정도 필요한 것이고 이 둘의 조화로운 공존이 바람직한 것이다. 이를 위해 우리의 행동은 법에 의한 질서의 강제뿐만이 아니라 종교, 양심, 윤리도덕률의 통제를 받아야 하는 것인데 동시에 이것이 도그마가 되어 오히려 인간성을 파괴하고 억압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다행스럽게도 인간은 이기심에 기초한 노력이 결과적으로 타인에게 유용한 재화와 용역을 제공하고 경쟁과 시장을 통해서 효율을 극대화하는 기막힌 자본주의 시스템을 개발하였고 한편으로는 그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지나치게 탐욕을 부리는 사람들과 집단을 견제하고 지나치게 편중된 권력과 돈을 재분배하는 경험을 역사적으로 축적하고 점진적으로 민주적인 제도를 발전시켜 왔기 때문에 이제는 배척될 것이 두려워서 누구도 자신의 지나친 이기심을 쉽게 드러낼 수가 없게 되었다.(물론 언제 어디에나 교묘하게 자신의 이익만을 챙기는 사람들도 있지만 대다수가 이를 감시하고 견제하고 벌칙을 가함으로써 전반적으로 각자 자기에게 주어진 일을 성실하게 하고 법과 질서를 지키는 것만으로도 서로 협력하는 조화롭도 풍요한 사회를 만들어 유지 발전시키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