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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하늘

가난

by 이윤수

가슴속 좁은 텃밭

너그러움 메말라

줄 것이 없다

네 앞에 서면

네게 다 주고 남은 게 없다

미련한 내 몸뚱이 그 하나 밖에는


내 가진 게 너무 많아

바랄 게 없다

네가 내게 다가와

너의 손을 잡으면

온 세상이 내 것이라

평화 환희 나에게 차고 넘친다


그러다 파도치고 네 마음에도

언젠가 바람 불어 내 눈길에도

비바람에 꽃이 지고

눈보라에 잎이 지고

노을빛이 너무 짙어

음악마저 슬퍼지면


추억의 곳간 살포시 열고

여기 설렘 한가득 네가 내게 전해준

그때 그 행복 너와 함께 쌓아둔

눈부시던 네 웃음

황홀했던 그날 밤 하나하나 펼치면

다시 또 피어나는 꽃봉오리 내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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