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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chelle Lyu Mar 07. 2023

무지개

Michelle Lyu 문학 이야기

무지개(Rainbow)는 현존하는 고전의 정수이다. 데이비드 허버트 로렌스(David Herbert Lawrence. 1885년 09월 11일 -  1930년 03월 02)는  삶의 여정을 지나는 모두에게 한 번쯤 인식하게 되는 세계를 무지개에서 보여준다. 그가 무기개를 통해 유도하는 인식적 깨달음을 주는 무수한 바람의 물결을 첫 장을 여는 순간 바로 경험하게 된다. 자! 이제 인식을 주는 무지개를 향해 발걸음을 내디뎌 보자

인식으로 이끄는 주요 줄거리 


존재, 그것은 바람(Wind)이다. 세상에는 여러 종류의 바람이 있다. 서구화의 물결, 자연의 바람, 의식을 깨우치는 바람, 인식에 도달하게 하는 바람 등 여러 형태로 다가오는 바람의 모습을 인생에서 접하게 된다. 그 바람은 인식으로 유도하는 매개물이다. 단 한 번의 스치는 바람으로도, 인간의 마음을 강하게 울리고, 그 한순간의 바람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사건이 있다. 그리고 그 한 사건이 주는 바람의 소용돌이 속에서 영원히 삶을 살아가게 된다. 그 형태가 무수하게 다양한 모습으로 우리의 삶, 생을 파고드는 바람의 의식을 인식적 제문이 전해주는 의미를 레인보우에서 만나게 된다.


제1장에 제시된 제목이 우리에게 화두를 던지며 먼저, 방법론적인 접근을 유도한다. 


‘톰 브랭웬이 어떻게 폴란드 여자와 결혼을 하게 됐을까?’ 


주인공 톰, 톰은 작품을 빌어 자신에게 다가오는 여러 형태의 바람을 직접 대면해 간다. 브랭웬가는 여러 세대에 걸쳐 마쉬 농장에 살았다. 일상화된, 삶의 바탕이 된 마쉬농장에서 가족이 일을 하며 대를 이어왔다. 어느 날 문득 머리를 들었을 때, 멀리 머리 위로 느껴지는 형체모를 의식이 고개를 불쑥 쳐든다. 미지의 세계에 대한 열망, 바람, 의식 즉 깨달음의 바람이다. 그들 주위를 감싸오는 굉장한 힘, 그 바람의 힘을 도저히 멈출 수가 없다. 


톰의 어머니는 미지의 세계로 향하는 그 묘한 느낌을 가장 먼저 알아차리게 되는데, 집 가까이 사는 코셋헤이의 목사를 통해서다. 목사가 본의 아니게 다른 사람들과는 다르게 느끼게 만드는 주인, 주인이라는 의식, 주인의식, 부인과 아이들의 모습이 브랭웬사람들과 다른 존재로 보이게 하는 것, 그렇게 만드는 것이 돈이나 계급이 아닌 지식과 경험이고 곧 그것은 바로 교육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이 깨달음은 의식의 바람이 되어 다가온다. 


1840년 경 작품의 배경으로 등장하는 공간 마쉬 농장을 가로질러 운하가 뚫렸다. 농장은 일크스톤과 격리되어 있는 작은 골짜기에 둘러싸이고 변화로 바쁜 코셋웨이 마을의 언덕 끝에 위치하게 된다. 그 운하 너머에서 탄광이 개발되고 있다. 이 지역의 변화로 브랭웬사람들은 변화라는 새로운 개발의 바람을 느끼게 된다. 허나 그 개발의 바람은 오히려 브랭웬사람들에게 지역적 고립을 처음으로 경험하게 만든다.


이즈음 알프레드(4남 22녀 중, 둘째 아들) 둘째 아들)가 하노 집안의 여자와 결혼한다. 다른 지방 사람과의 결혼으로 서로 다른 성격과 모습, 환경 속에서 성장한 다른 생각을 경험한 부부는 서로 다른 것을 보는 인식의 눈이 떠지게 되고 다름이란 것의 차이를 알게 된다. 즉 인식의 바람을 경험하게 된다. 


톰이 성장하며 느껴가는 변화의 모습에서 우리는 다양한 바람의 실체를 더욱더 확연히 볼 수 있다. 19살에 톰은 창녀를 따라가 동정을 잃는다. 신체적인 이 첫 경험은 한 사람의 인생을 전환시키는 굉장한 바람이 된다. 농촌에서는 전통적으로 가족의 건강을 책임지며 부엌을 담당하는 여성이 집안에 중심적인 역할을 했다. 집안을 안정하게 이끄는 닻이었다. 그런 중심에 계셨던 어머님이 돌아가시고 톰이 가장이 되어 23살에 농장을 맡는다. 


 


저자 


무지개를 쓴 데이비드 허버트 로렌스(David Herbert Lawrence. 1885년 09월 11일 -  1930년 03월 02)는 영국 이스트우드에서 출생한 영국 소설가다. 노팅엄셔의 탄광촌 이스트우드에서 광부인 아서 존과 교사이자 시인이었던 리디아 로렌스의 넷째 아들로 태어났다. 약한 몸과 가난한 성장 환경에도 불구하고 1898년 장학생으로 노팅엄 고등학교에 입학한다. 졸업 후 회사의 서기와 초등학교 임시 교사를 거쳐 21세에 노팅엄의 유니버시티 칼리지에 진학한다.


1907년 제시 체임버스라는 필명으로 단편 소설 <서곡>을 써 '노팅엄셔 가디언'지의 단편 소설 공모에 당선된다. 1908년 이스트우드를 떠나 크로이든의 데이비드슨로드 학교에서 교편생활을 한다. 교사 생활 중에도 틈틈이 시와 단편소설을 썼다. 첫 번째 소설 <하얀 공작>이 1911년에 출간되었으나 이 시기에 폐렴에 걸린 이후 평생 동안 폐질환으로 고통을 받는다. 1912년 그가 공부했던 노팅엄셔 칼리지 교수의 부인이자 여섯 살 연상의 독일인 여인 프리다 위클리와 사랑에 빠져 함께 독일과 이탈리아를 여행하고, 1914년 영국으로 돌아와 결혼식을 올렸다.


1913 <아들과 연인> 1915 <무지개> 두 작품이 노골적인 성(性) 묘사로 인해 발매가 금지되었다. 그 후 1917년에 완성한 <사랑하는 여인들>은  3년간 출판사를 찾지 못했다. 1918 <새로운 시들>을 발표하고, 1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유럽 전역과 오스트레일리아, 미국, 멕시코 등지를 여행했다. 1922년 <아론의 지팡이>, 1923 <여우>, <대위의 인형>, <무당벌레>가 출판되었다. 세계의 이목을 집중하게 한 그 유명한 <채털리 부인의 사랑>은 1928년에 발표되었다. 


 


작품 감상을 통한 인식


로렌스는 The Spirit of place에서 다른 어떤 공포보다 새로운 경험의 공포가 가장 두렵다고 한다. 이유는 많은 오랜 경험의 여정이 새로움으로 대체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새로운 경험이란 결국 사람의 의지라는 중요한 의미로 두려움이나 어려움을 경험해 가는 과정이라 표현할 수 있다. 수천 개의 바람의 모습은 결국 강한 의지로 연결되어 가는 고리가 된다. 브랭웬 집안이 지나가는 모든 가족사의 모습은 바람을 매개로 한 인식, 깨달음으로 가려는 굳는 의지의 바람이 된다. 


톰에게 한 가정을 책임지는 가장으로서의 변화와 정신적인 책임을 갖게 한 것은 의무감이었다. 이후 그는 24살 나이에 두 쌍의 남녀를 호텔에서 보게 된다. 그들의 모습에서 외국인이 자신과 다름을 알게 해주는 이국적인 것들에 비로소 눈을 뜬다. 그 일행 중의 한 여자에게 이미 19살에 본능적으로 알게 되었던 육체적 갈망을 욕망을 품는다. 신체로 임한 감정의 변화를 경험한다. 마음과 육체의 변화가 전하는 바람을 몸소 겪는다. 자신이 시간을 지나며 겪게 되는 삶, 인생을 관조하는 모습, 자신이 이제껏 알아온 것과는 다름을 인식하는 자각의 바람이 가슴에 인다. 


공간으로 등장하는 술집 '레드라이오'는 모두에게 새로움과 정보와 괴로움을 달래주는 휴식처였다. 톰은 마음을 다스리려 끝도 없이 술을 마신다. 사흘 동안 브랜디를 마신 뒤 톰은 욕망으로 짓눌렸던 마음을 간신히 추스른다. 그리고 28살이 되어서 코셋웨이가 아닌 다른 아주 먼 세상 속을 걷고 있다고 느끼게 하는 검은 옷을 입은 목사하녀에게 사랑을 품는다. 남편이 죽고 4살 난 아이를 데리고 사는 그 여자에게서 운명을 느낀다. 아이를 재우며 이야기를 시작하는 그녀에게서 어릴 적 어머니에게 느꼈던 그 포근함이 전해지며 그녀의 이야기를 통해 감정, 사랑의 바람이 분다. 


사랑의 바람이... 


아버지에게서 물려받은 흰 셔츠, 아버지를 기억하게 하는 그 집안의 얼을 느끼게 하는 흰 셔츠를 정성스레 차려입고 청혼하러 가는 날, 삼월의 바람이, 짙고 깊은 사랑의 바람이 분다. 여자는 6살의 나이차를 인식시키고, 자신에게는 애가 있다고 거절하는 순간에도 깊고 짙은 사랑의 바람 소리가 윙윙 거린다. 이방인 같은 감정을 가지며 여자 집을 나오는데 또다시 바람이 불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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