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너를 지키며

바라봄의 미학

by Michelle Lyu

억지로 일어나 비틀거리며 식탁에 앉는다

몸은 휘청거리고

생각 많은 눈으로

초점을 잃은 생각이 깊은 눈으로

멍하니

밥 한 숟가락 떠 입에 넣고는

그저 입 안에서 밥알을 우물거린다

젓가락질이 아직도 x자로 교차하여 움직인다


그 모습을 보며 한 순간에

아주 어릴 적 젓가락 쥐는 모습을 정말 심혈을 들여 가르쳐 주었던가 아련해진다


한 술 뜨는 둥 마는 둥 하고는 바로

커튼이 내려진 방

침대에 그대로 누워 버렸다


누운 모습을 보며 한 마디

어둠 속에


준비 안 하니

말을 흐린다


네 알아서 할게요

잠결인지 다시 답하는 소리를 듣고는


그 방을 지나고

서재를 지나

거실에 이른다

다시 주방을 향해

식탁에 놓인 잠결에 한 술 뜨다만 그릇들을 정리한다


잠시 신문을 들고 화장실에 앉는데 다시

알람이 울린다


유유유 우유


그러자 곧 알람이 멎는다

잠결에 다시 알람을 눌렀는가 보다


선한

곧은

맑은

세상 욕심 없는

현실적이지 않은

배려 많은

이타적인

법 없이도 살 수 있는 사람으로 보이고

모두가 그리 말하는 것을 듣는


한 사람이 내보이는 일상이 왜 이리 안쓰러운지

마음이 아픈지

저린지


참 아프다

참 안쓰럽다


그 모습은 다름 아닌 자신의 모습이기도 하다

그래서 아픈 것일까


모든 것을 자연스럽게

그리 받아들이고자 한다


당신이시여

기도 대로 들으시고 받으시고 이루소서

끝까지 모든 것을 기도대로 지키소서

마지막 순간까지

이 간절함을 아시고

지키시고 이루심도 받으심도

동행하시고 이끄심도

받으시고 들으시고 이루소서


그리 그렇게 마지막 순간까지

누도 해도 짐도 안 되게 살게 하소서

억지로가 아닌 자연스러움으로 그렇게

그리 가게 하소서

눈 감게 하소서


다녀와요

현관문을 나서는 뒷모습에

눈물이 솟는다

주르륵



keyword
작가의 이전글창의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