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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chelle Lyu Dec 23. 2019

갑자기 훅 두려움이

산다는 것은

갑자기 훅 두려움이 다가왔다
살아간다는 것에 대해서
두려움은 극한의 공포와 같은 모습이었다
잠시 되돌아봄을 동반한 추스름이 필요하다는 경고다

왼손 중지와 약지 사이의 관절이 삐걱거렸다
아픈 것도 아니고 안 아픈 것도 아니다
새벽마다 굽어져 있는 중지를 오른손을 빌려 폈다
손가락으로 중지를 펴면 약지가 함께 반응을 했다

괜찮아요

굽어졌던 중지가 펴지면 늘 안도로 하루를 시작했다

사실 모든 게 자그마한 두려움으로부터 시작한다
그 두려움이 채근도 하고 격려도 한다
또 잘 해낼 것이라고 희망의 인사도 건넨다

오늘 그 희망을 좀 더 굳게 하며 하루를 시작하고 싶었다
가장 큰 두려움이었던
존재하는 모든 것을 다 놓쳐버릴 수 있다는 마음이었다
2주 이상 몸살이 살을 파고들고
콧물이 연신 흐르고
미열과 통증이 계속되었고
식은땀을 밤마다 흘렸다
마디마디 육체의 반응이 건강 챙기라고  하는 소리는 그래도 나았다

좀 더 깊은 두려움은
원서를 놓치고
글을 놓치고
책을 놓치고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신문을 놓치고
급기야
기도를 놓친 것이다

L선생님의 글이 매일 올라오고
너무 그 열정과 열심과 노력과 체계와 끈기와
살아있음이 짙게 철저히 대단했다
박수를 보냈다
언제나 선생님에게

스스로는 게으르고 주저하고 머뭇거리고 망설이고 더디고
느리고 허둥대었다
자신을 격려하며 산다는 것에 살아간다는 것에 생각 놓지 않은
멈추지 않고 또다시 세우며 다독인다

두려움은 자신의 몫이 아니게 만드는 것이 자시이라고 새기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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