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Michelle Lyu Jan 12. 2025
새벽 초록색 점이 종 모양의 알림 위에 찍혀 있다
생각지도 않은 예기치도 않은 초록색 점이 위안을 준다
힘이 준다는 말이 옳은 지도 모른다
초록색 점을 만들어준 사람의 프로필을 봤다
힘을 준 사람이 누구인가
위한을 심어준 사람이 누구인지 보고 싶었다
4시가 좀 넘었고 큰 아이의 방에서 켜 놓은 컴퓨터에서 사람이 말소리가 들린다
큰 아이 아들의 방문이 삼분의 일 정도 열려 있다
열린 문을 살며시 밀고 방으로 들어갔다
이불을 제대로 덮어주고
아직도 안 자니
자라
한마디 건네자
자요
답을 한다
큰 아이 아들의 목소리는 편안하고 안온하다
방문을 꼭 닫고는 환하게 거실 불을 켰다
어둠이 한순간에 몰려갔다
어둠이 사라지자 거실에 자리하고 있던 모든 물체들이 밝은 불빛 속에 제 모습을 드러냈다
거실 탁자에 놓인 여러 권의 책 중의 한 권을 잡았다
이반 일리치의 죽음
톨스토이 작품이다
오늘은 이 책 읽기를 다 마치자 한다
일리치가 죽음을 향해가는 모습이 아련하고 애잔하게 아픔을 준다
죽음에 대해 늘 생각을 품고 있다
말 한마디 없이 세상을 떠나야만 했던 엄마와
한 사람의 무지로 인해 100일 만에 명을 다한 어린 생명이
삶의 시간을 지나는 내내
시퍼렇게 멍진 가슴을 격하고 세찬 한이 되어 때리고 있다
장식대 위에 그 무지한 한 사람의 옆얼굴 자화상이 있다
그 얼굴이 다하지 못한 다 해낼 수 없는 말을 담아내고 있다
그 얼굴을 볼 때마다
한 여인을
한 백일둥이를 기억한다
살고 있는 것은 숨을 쉰다
숨을 쉬기에 살아 있다고 한다
장식대 위에 놓인 얼굴은
살아 있는가
숨을 쉬는가
막내야
막대답게 잘 살아라
엄마 난 괜찮아요
잘 있어요
한 여인과 한 백일둥이의 사내 아이의 모습을 담긴 자화상이
조용히 말을 건넨다
눈물이 핑그르
초록색 점
큰 아이 아들의 깊은 목소리
말없이 놓인 장식대의 자화상
힘을
위안을 주는 것들
깊고 깊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