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유
손에 들려진 대전 성심당 쇼핑백이 무거웠다
언제나 같은 성정을 보이는
마음이 한결같은 하율함마가 들려준 것이다
한 해
두 해
세 해
서로 알고 지나는 시간이 점점 깊어진다
소중한 사람이다
아니 아주 귀하게 곁으로 온 친구다
수십 년 동안 가르치는 업 교육이 인연이 되어 그 분야에서 만난 사람이 전부다
사람을 귀히 여긴다
무엇보다 마음을 귀하게 가슴에 담는다
그래 그리 평생을 왔고
또 그리 살고 있다
그런 내게 하율함마는 효손 우주로 인해 얻는 유일무이한 친구다
사람 사귀는데 아주 더딘 사람이다
오로지 오래 계속 이어진 인연
익숙한 것에 온 마음을 담고 살았다
하율함마
그녀는 마음을 가진 있는 볼 줄 아는 심성 고운 사람이다
음식을 잘 하신다
조리사 자격증 소지자다
그간 숱한 음식을 나눠 주셨다
일 못하는
더욱 못하는 것은 음식이었다
늘 바빴다고
평생 수업 강의 준비로
이곳저곳 보따리 장사로 너무너무 분주하고 짬이 없는
일상을 지나왔다
다 내려놓은 지금
이제서야 음식을 살림을 한 번 해보려니 도저히 익숙해지지 않고
또 요새 삶의 패턴이 외식이 주가 되어 의지 말살이다
하율함마는
우주 등 하원 버스가 멎는 자리에서 기다리고 계셨다
반가움에 너무 반가워 가슴이 울렁였고
사실 깊게 울컥했다
딴소리를 하며
억지로 눈물을 감췄다
매주 만나다 못 본 지 세 주째다
우주의 친구 하율함마
친구로
소속 적이 있던 곳이 아닌 곳에서
유일하게 효손 우주를 통해
우주 친구 하율이의 함마를 친구로 얻었다
만남 인연이 된 그 시간부터
많은 얘기를 나눴고
많은 마음을 가감 없이 보였고
그때마다 숱한 공감으로
서로는 서로를 가슴에 안았다
쇼핑백을 무겁다고
끝까지 엘리베이터 앞까지 들어다
엘리베이터가 멎자 손에 들려준다
손목을 잘 쓰지 못하는
손이 아파서 무엇을 잘 들지 못하는
일과 살림과 관련된 것은 잘 못하는 것을 이미 알고
끝까지 배려하는 하율함마의 마음이다
늘 그리 세심히 상대를 살핀다
쇼핑 백 안에는 온 마음이 들어 있었다
땅콩
호두를 담은 한 봉지의 부럼
무나물
파란 나물인데 이름을 모르겠는
나물
그리고 고구마 순 나물 세 가지가 봉지 봉지로 담겨 있다
거기에 큰 페트병에 담긴 검은콩 한 병
선물은 마음이다
음식 선물은 더욱더 큰 사랑을 품고 있다
하율함마는 갖가지 깊고도 깊은 마음을 담아 음식으로 더 할 수 없는 귀하고 많은 사랑을 보냈다
하율함마는
보름날
정월 대보름날
2 세대
두 집안
큰 아이 아들과 남편이 중심인 한 세대와
세상에 하나인 사위 작은 아이 딸 그리고 효손 우주가 한 세대
6 식구의 저녁을 해결해 주었다
너무 감사히 먹었다
모두 하율함마 얘기로 꽃을 피웠다
음식을 먹으며
하율함마는 한식 등 음식 자격증을 몇 개나 갖고 있는 대가 다웠다
큰 아이 아들은 성심당 빵 먹으러 한 번 가요
웃으며 말을 했다
모두 신이 나서 그래 답을 한다
좋은 날 좋은 음식을 대접한 그 손길에
분명 어마어마한 축복이 있을 것이다
사람은 마음으로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