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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chelle Lyu Jan 15. 2020

생각의 나무

생각으로 가는 길

그저 한 발 한 발 다가갔다
집 앞
아파트 앞 바로 우편에 있었다
언제부터 그 자리에 있었는지는 모른다
다만 오늘에서야 찬란히 빛나는 모습을 봤다
다가갔다 자세히 보고 싶어서

나무였다
나무 기둥이 확연히 구분된 위쪽에 푸른 나무 잎이 무성했다
멀리 보았을 때도 나무였고 가까이 가보니 분명 나무였다
다만 어둠에 현란하게 불을 밝히는 전기불이 켜있는 나무였다

사진을 한 장 찍었다
도대체 무엇을 하고 살기에 그간 바로 우리 아파트 앞에 있는 저 나무를 보지도 못하고 지냈는지 모르겠다
바빠서
아니다
게으르고 두서없었다
하루가 어찌 가는지 몰랐다
잠시 컴퓨터 앞에 앉으면 수시간이 흘렀다
원서도 놓쳤고
책도 놓쳤고
글도 놓쳤다

단지 하나의 위안도 그나마 염원의 기도를 놓지 않은 것이다
그리 살고 있었다
일상의 패턴화 된 습관으로 가지 못하고 있었다
매일처럼 자성과 성찰을 해면서도

후우
자신이 보내는 한숨이 자신에게 간 오래 멈췄다
아직도 같은 간절함으로 하나하나 기도를 올리고 있다
늘 같은 마음이다
이뤄주심이 늦다
오랜 기다림이다
그래 아프다
안타까움이 시리도록 가슴을 저민다

나무를 봤다
아픔을 갖고
아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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