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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chelle Lyu Apr 01. 2020

다시 그 자리에

목련

아름답다
멋진 자태로 하늘을 향해 봉우리를 여는 모습이
그 모습을 지켜보며 곧 흐트러지게 만개하며 뽐낼 가녀리나 곧은 기개가 보였다
고개를 하늘을 향해 젖히며 후후 웃었다
아직 이토록 미완의 자연에 마음을 두는 스스로가 대견했다

곁에서 걷던 해린 원장이 말했다

정말 소녀세요 아직도 꽃봉오리 하나에도 온 마음을 담으시네요
기특하잖아

둘이 웃었다
웃음이 공중으로 올라 하늘을 울렸다
좋다
늘 소생하는 새순이
날날이 돋아나는 한 닢 한 닢이
닢이 만개해 떨어지며 곧 죽어가는 순간에 누런 닢이 될지언정
언제나
day in n day out
year in n year out
그렇게 그 자리에 봄을 맞고 여름을 지나고 가을을 지나
긴 겨울을 지난다
그리곤 다시 그 자리에 곧게 와서 인사를 건넴이
얼마나 대견하고 기특하고 고마운지 할 말을 잃게 한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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