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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chelle Lyu Apr 14. 2020

코로나19의 단상

지나갈 것이다

눈을 뜨자마자 시계를 본다
6시를 지나 30분에 가까워지고 있다
5시를 넘긴 지가 오래다
생각이 온다
어제 잠을 든 시간이 10시 정도 눈을 뜬 것이 아침 6시 반
오래 잠을 잤다
근래 보기 드물게
마음을 이미 생각을 정리했었다
눈이 떠지고 몸이 괜찮으면 생각대로 한다고
식은땀을 닦았다

이 삼일 더 지켜보자 마음먹었다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면 안 된다는 것이 최우선 하는 기본이다
시편 문자를 본다
아멘
아멘
아멘

간절하다
시급한 한 가지에
오래 기다린 한 가지에
힘을 잃어가는 자신과 한 편에 억지로라도 추스름을 다스림을 의지를 가지고 긴히 애쓰는 몸이 자꾸 충동을 했다
급기야는 무기력으로 허둥대며 묻기를 아파하기를 반복했다
그리고 다시 새벽이면 성경을 잡았다
그렇게 마음을 최선을 다해 잡고 있었다

허리 통증이 심했다
오늘이 혹 디데이일까
꼭 오늘이 데드 라인일까 기다림에 또다시 스스로를 다지고 있다

영순이는 말했다
근 6kg이 빠진 상태로 4개월 만에 얼굴을 봤다
수척했다
안쓰러웠다
둘째 아이 딸이 엄마 너무 영순 이모 걱정 말라고 말을 건넸다
암마를 첫째로 사랑한다고
그 하얀 거짓말에 웃었다
온 신경이 우주에게 가 있는 녀석이 그래도 그리 말해주니 고마웠다
매일 한 끼는 배달하는 외식이었다
아들 딸 우주 그리고 근 4개월째 드문불출인 내가 거의 매일 이렇게 때를 지었다
맛있는 게 없다
신나는 것도 없다
하고픈 것도 없다
무기력이 온 마음을 잡았다
설거지가 쌓이고
빨래가 쌓이고
청소 안 한 곳곳이 미정리 상태다
이런 내가 아닌데 방향감을 잃은 지 오래다
단상을 적었다
그냥 생각나는 대로 아픈 대로 괴로운 대로
숱한 상념이 떠도는 대로

영순이 모습이 오래 마음에 걸린다
너무 말랐다
얼굴에 고뇌가 배어 있다
사학연금으로 충분히 살 수 있는 친우가 투자한 돈은 허공에 휴지가 되었다
스스로도 오래전 이미 남편이 한 증권으로 경험한 일이다

모든 게 다 아프다
모든 게 다 지난한다
모든 게 다 그냥 다 귀찮다

우주
우주의 미소
우주의 몸짓
우주의 행동
우주 이외는 모든 게 다 그저 허망하다
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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