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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chelle Lyu Jul 04. 2020

빈 반잔 그릇

빈 마음이 채워진 반찬 그릇

빈 반찬 그릇이 쇼핑백에 가지런히 담겨있다
그릇이 한없이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기다리느라 목을 빼고 있다
다른 때 같으면 이미 정해진 요일이면 온다는 것을 안다
매주 한 번씩 정해진 날 주인이 온다는 것을 안다
허나 이번에는 좀 길어야 한다는 것을 안다
정확한 날짜를 모른다

새벽 6시 눈을 떴다
요새 가장 빨리 일어나는 시간이다
5시는 도저히 눈이 떠지지 않는다
기도도 염도 억지로가 아니라 편히 하자 했다
마음이 시키는 대로
주방으로 가니 설거지가 산더미다
설거지를 하려고 보니 아이런드 탁자 옆에 반찬이 담겼던
빈 그릇이 눈길을 잡는다
내용물이 담기는 하얀 네모 유리그릇에 노란색 파란색 하얀색의 뚜껑들이 말없이 쳐다본다

잘 보이지 않는 눈을 닦았다
흐려진 시야를 확보하기 위해 손등으로 눈을 자꾸 닦았다
닦을 때마다 조금씩 나아졌다 또 다시 흐려지곤 했다
무엇이든 어떤 미물이든 주인을 잃고 남겨진 것은 안쓰러움을 자아낸다

한낱 미물도 그러하거늘 사람은 어쩌겠는가
건강을 위해 운동한다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L쌤
또 다른 L쌤
그리고 후배 동생 j도
모두들 자신의 삶에 최선을 다한다
몸도 지키고 생각도 지키고 행동도 지킨다
대단하고 부럽다

후회를 남기지 않는 삶을 살고파 한다
그래 오늘은 더욱 현명과 지혜를 주십사고 염원한다

누군가가 몹시 그립다
세상에 없는 진경이
멀리 시골로 간 영순이
늘 따스한 위로를 보내는 문호
빈 그릇의 주인인 k
이성을 깨워주는 정애
힘이 들 때는 늘 어린애 마냥 찾는 엄마
모두 너무 그립다

빈 그릇이 허한 빈 마음을 다독인다
곧 다 괜찮아질 거라고
그냥 갇혀 있지 말라고
뭐든 하라고
움직이라고
행동하라고
무수한 말을 전한다

늘 해보지 않은 가보지 않은 길에 두려움이 많다
막내이기에
너무 보호받고 자란 상황과 환경이 익숙했기에

모든 것을 결정지우는 것은
환경이라는 환경론을 초지일관하게 쓴
제러미의 총 균 쇠의 내용이 와 닿는다
환경


새벽 빈 그릇에 환경이란 의미를 담는다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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