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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깊고푸른 Jun 16. 2021

믿을 수 없을 만큼 평범한 날들. 98

집으로 가는 길

개울을 끼고도는 좁은 골목

히말라야시다와 은백양나무가 자라는 숲

코스모스와 구절초 꽃이 피는 들판

매일 보는 산과 들이지만 다르다

집으로 가는  길이니까

그냥 같은 방향이라 바래다주는거야...

학교를 마치면 걸어서 집으로 왔다

아침에는 어쩔 수 없이 버스를 타고 등교를 하지만 하교 때 걷는 게 빠듯한 용돈을 아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기도 했고, 다행히 걷는 걸 좋아했다

학교에서 집까지는 걸어서 30분 가량 시간이 렸지만, 방천이라 불리는 개천변을 따라 이어진 길은 나름 걷는 재미가 있었다

집이 같은 방향인 친구들 서넛과 신나게 떠들며 집으로 가다 보면 시간도 금세 지나갔다

그렇게 아낀 돈으로 주말에 만화책을 빌려보거나 영화관에 갔다


지금도 걷는 걸 좋아한다

퇴근을 하면 회사가 있는 신설동에서 청계천을 따라 광화문까지 한 시간 정도 걸어가서 지하철을 타거나, 용산역에서 내려 원효대교를 건너 집이 있는 여의나루역까지 걸어간다

꽤 시간이 걸리는 길이지만 이어폰으로 음악을 들으며 걷다 보면 지루하지 않다

흥얼흥얼 노래를 따라 부르며 걷다 보면  어느새 집 근처에 도착해있다


정신없고 바쁜 하루이지만, 힘들고 서글픈 하루였지만, 그래도 집으로 가는 시간은 늘 느긋하고 행복하다 

어디서라도, 돌아갈 수 있는 나의 집은 여기서  멀지 않으니까




매주 월~ 금요일 그림과 글을 올리고 토, 일요일과 공휴일은 쉽니다

성실하게 주 5일 근무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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