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싸리 澤蘭

과부의 낡은 비녀 영영 망실된 날, 놓아 버린 기억만큼 꽃이 쌓였네.

by 리재아빠

*사진 출처 : 국립수목원 국가생물종지식정보 : 식물


언뜻 읽으면 비속어 같기도 한 쉽싸리의 한자는 못 근처에서 자라는 난초란 뜻의 못 택(澤) 자와 난초 란(蘭) 자를 씁니다.

못 택 자란 한자는 여러 뜻을 포함합니다.

대표자 이외에도 풀 석(풀다), 전국술 역(군물을 타지 않은 술), 별 이름 탁 등이 있습니다.

파자해 보면 물 수 변(氵) 엿볼 역(睪) 자인데 엿볼 역자도 ‘못’ 이란 뜻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쉽싸리는 보통 한약재로 많이 쓰이는데 특히 부인과 처방에 쓰인다고 합니다.

뜻하지는 않았지만, (진실로) 꽃말이 ‘광녀’라고 하기에 시구를 지을 때 고심했습니다.

그러다 본 꽃말과 꽃이 피는 모양을 보고 한 과부의 이야기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지아비와 자식을 모두 떠나보내고 홀로 살아가던 과부가 늙어가다, 유일하게 남아있던 비녀마저 잃어버리게 되어 이내 정신을 놓았단 상상을 했습니다.

그녀가 과거를 하나 둘 잊어가는 만큼 쉽싸리 줄기는 길어지며 단의 마디마다 꽃을 쌓아 올리는 이야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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