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티가 표표히 바람 타고 노닐다, 갈맷빛 덩굴에 엉겨 여름 늦자락 사르네
풀 초 부수(艸)에 표 표(票) 자가 결합되어, ‘능소화 표’가 됩니다. 표 표자의 뜻을 살펴보면, 쪽지라는 뜻 이외에도 불똥, (불꽃이) 튀다 등이 있습니다.
능소화 표의 동자(同字)를 보면 풀 초 부수에 불똥 표(熛) 자를 쓰는데, 이를 보면 불똥이 튀어 피어난 꽃이 맞는 해석 같습니다.
시구를 지을 때 한자 발음인 ‘표’ 자를 두 번 중복시켜 부사로 썼는데, 표표히 의 표는 회오리바람 표(飄) 자를 씁니다.
조선시대 과거 급제한 사람에게 씌워주는 모자(어사화) 장식이 능소화였단 설이 있습니다.
능소화(凌霄花)의 본 한자 뜻을 보면 업신여길 능(凌) 자에 하늘 소(霄) 자를 써서 하늘을 업신여기는 꽃이라 읽힐 수도 있지만, 사실 ‘능’ 자의 뜻이 업신여기다가 아닌 ‘넘다’, ‘오르다’의 뜻을 가져 하늘에 오르다(신분 상승)라는 뜻으로 보는 게 맞겠습니다.
옛날 양반집에서만 키울 수 있다던 능소화의 꽃말은 ‘명예’인데, 시들면 꽃머리 채 떨어지는 모습이 가히 양반의 절개를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예전 직장을 다닐 때 출근길마다 사당역을 지났었습니다.
사당역 중앙 버스정류장에 도착할 때쯤이면 담벼락에 무수히 핀 능소화를 볼 수 있었지요.
드라마 도깨비에 나오는 저승사자의 담벼락 안 쪽 집무실처럼 능소화 덩굴을 걷으면 다른 세계로 나가는 문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상상을 하곤 했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