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갈 사랑한다는 것은
머리와 심장을 타인에게 내맡기는 일이다
마지막까지도 살아남기 위해서
머리를 감싸 쥐던 본능을 넘어서
모든 것을 그에게 맡기는 일이다
따스한 햇살도 너이겠지만
사막의 열화감 같은 이 마음도 너이고
선선한 바람도 너이겠지만
뜯겨 질 듯한 태풍도 너겠다
온화한 봄과 냉혹한 겨울 사이
너는 있고 나는 계절을 건넌다
누군갈 사랑한다는 것은
멈춘 시간들을 겨우 안정된 이 순간을
다시 흘려보내며 새로운 계절을
맞이해야 한다는 것이다
누군갈 사랑한다는 것은
정녕 머리와 심장을 내어주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