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터스 갤러리 #3. 내가 갖고 싶은 걸 그림으로
취미로 그림을 그리는 중학생 딸아이의 작품을 하나씩 올리고 있습니다.
그림에 녹여진 그녀의 생각들을 가만히 바라봅니다.
그 마음이 함께 느껴져 세대공감의 순간을 맛봅니다.
언제부터인가 애완동물을 키우고 싶다며 졸랐다.
나의 대답은 언제나
"너희 키우는 것만으로도 충분해!"
난 자신이 없었다.
아이들을 위해 눈 질끈 감고 애완동물을 가족으로 맞이한 엄마도 많다며
비교, 애원, 삐짐 등 다양한 기술을 사용하더라.
어릴 적 물렸던 안 좋은 기억 때문인지 내 대답은 늘 한결같았다.
물론 길가다 아주 귀여운 애완견을 보면 살짝 마음이 동하기도 한다.
그러나 생각보다 현실을 잘 직시하는 편이다.
지금도 바쁜 생활에 집안 청소도 제대로 못하는데..
강아지나 고양이 수발(?)까지!
다시 냉정함을 찾는다.
그러자 아이들이 조금씩 내려놓기 시작했다.
동시에 그 간절함을 그림으로 옮기더라.
또다시 미안해지지만, 엄마는 아직 준비가 안 되었어...
그런데 그림이 주는 힘을 나도 모르게 느껴버렸다.
요즘 말로 아이의 빅픽쳐인가?
특히 고양이가 귀엽다고 한 큰 딸.
그녀가 그린 고양이는 나의 차가운 마음을 살짝 녹여주었다.
귀여움 받는 법을 아는 고양이의 자신감,
예뻐해 달라고 사람의 손길을 기다리는 제스처,
정말 만지고픈 한 올 한 올 보드라운 털...
금방 야옹~하며 그림에서 튀어나올 것만 같은
그 어여쁜 고양이의 모습에서
그리운 우리 딸 어릴 적 표정을 그만 발견한 것이다!
한참을 바라보았다.
아이와의 옛 추억을 더듬으며
행복한 시간을 가졌다.
이게 또 이렇게 연결될 줄이야...
그러나 그림 속 딸내미의 귀여운 고양이 표정 때문에
고양이를 들이기엔 내 이성이 아직은 강하다.
하지만 당분간은 아이 얼굴에서
고양이의 저 귀여운 표정이 오버랩되어
꽤 오래 생각날 것 같다.
m.Clai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