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이라는 어렵지만 마법같은 힘

중2병도 무서워 도망가는 성공 근육으로 무장한 소녀

by 메신저클레어

언제나 든든한 큰 딸 T에게.



엄마는 요새 무척 감개무량하단다.

이른 사춘기의 긴 터널을 조금은 벗어난 듯한 너와 나누는 대화는 가끔 눈물짓게도 하지.

"엄마, 울어?! 말하다 말고 왜 우세요?"


너는 원래 소심하기 이루 말할 수 없는 꼬마였어.

네가 초등학교 1학년때 일이란다.

엄마들이 곱게 차려입고 막 학부모라는 설렘으로 공개 수업에서 참석했지.

발표할 사람 손들라고 하자 모든 아이들이 손을 번쩍 드는 가운데 유일하게 너만 손을 안 들더라.

2학년 때도, 3학년 때도...

네가 손을 들고 발표하는 모습을 보는 게 소원이었어.


그 뿐만이 아니었단다.

영어학원 레벨테스트 후에 선생님들께 받은 공통된 피드백.

"아이가 참 말이 없네요. What's your name? 이라고 10번을 물으니 겨우 이름을 말해주더라고요."


학습능력은 곧잘 칭찬받았지만, 항상 발표력에 대한 아쉬움이 쌍둥이처럼 따라다녔단다.

엄마는 그 모습이 너무 답답하고 가끔은 화가나서 조급한 마음에 너를 닥달했었던 것 같아.

떠밀리듯 가끔 발표할 때의 너의 목소리는 모기가 속삭이는 소리였고 말이야.

그런 너의 모습에 네 스스로도 더 위축이 되어 발표 기회를 아꼈던 것 같다.

이후에도 자연스레 그 어떤 도전이라는 것을 너에게서 찾아볼 수가 없었지.

어루고 달래고 으름장도 놓았으나 모든 게 통하지 않았고 4학년 때부터는 사춘기님이 오셔서 아예 입을 닫아버리더구나.

그래도 딸인데... 아들보다 더 묵묵한 딸로서 예, 아니오 대답 이외 다른 딸들의 재잘거림은 기대조차 못했고.

마침 엄마도 회사 생활이 바쁘다는 핑계로 거의 대화를 못한 채 넌 그렇게 초등 생활을 마쳤지.

1학년 때 큰 딸과 뮤지컬 데이트

그랬던 네가 말이야.

중학생이 되어서 오히려 목표가 생기더니 도전이란 걸 조금씩 시도하더라.

엄마도 코로나 때문에 회사를 그만 두고 너와 함께 했더랬지.

늘 자리에 없던 엄마가 나타나 그 어떤 대회나 프로그램도 참여하지 않았던 너에게 한번 도전해보라고 했던 엄마의 모든 말이 잔소리로 들렸을거야.

하지만 중학교 1학년 봄, 통계 대회에 도전하자는 엄마의 말에 네가 한참 고민하다가 해본다고 했을 때 얼마나 놀랐는지 모른단다.

그리고 저출산이라는 주제로 열심히 조사하고 완성하더니 선생님께 칭찬도 많이 받고 결과도 좋았던 걸로 기억한다.

이 도전과 성취감이 네 중학 생활의 첫 번째 성공 근육이라는 생각이 들더라.


그렇다고 네가 180도 바뀌지는 않았어.

그 뒤로 수많은 도전 기회를 다 택하진 않았거든.

넌 정해진 걸 꾸준히 하는 달란트가 있지, 새로운 도전을 즐기는 아이는 아니니 하룻밤 사이에 사람이 바뀌지는 않을 거야.

하지만 작은 도전쯤은 이젠 확실히 부담이 줄어든 것 같아 보인단다.


그 때부터였어.

엄마는 도전이라는 아름다운 단어를 너에게 각인시켜주고 싶었단다.

처음이 힘들지, 통계 대회라는 걸 통해 해봤잖아.

도전하면 또 그것만의 새로운 세계가 열리면서 설레는 순간을 맞이하게 되거든.


중1 한 해를 코로나와 싸우기도 했지만, 도전을 지속하는 너는 네 자신과의 싸움을 시작한 듯 했어.

초등학교 때 그렇게 시도했으나 결국 포기했던 드림렌즈에 다시 도전하여 뒤늦게 성공했지.

친구들 다녀도 너만큼은 무서워 가기 싫다고 했던 대치동 수학 학원에 도전하더니 넌 이제 동네 학원으로는 안 돌아온다고 하더라.

평소 그림을 즐기던 너에게 이모티콘을 만들어 판매에 도전해 보자고, 어린 나이 때부터 수익 파이프라인을 구축해보자고 가볍게 던진 말을 너는 덥썩 물어서 실제로 네가 만든 이모티콘이 팔리고 있고 말이야.

판매중인 이모티콘


크고 작은 도전을 하던 너는 올해 중학교 2학년 때 드디어 일을 냈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우애부 선출에 손을 번쩍 들고 1학기는 우애부원으로서 학교에 봉사했지.

게다가 가산점도 더 없는데 2학기 회장에 나가 선출되었다니 엄마는 할 말을 잃었다.

그렇게 말이 없던 네가 리더십 경험에 도전했고 2학기에도 지속하겠다니 말이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가장 큰 도전은 지난 달 7월에 했던 교내 토론대회라고 생각이 된단다.

논리적인 말발이 생명인 토론 대회라니, 세상에 말이 되니?

그러나 엄마는 자그마한 도전들이 쌓여가는 네 모습에 혹시나 하면서 토론 대회에 나갈 것을 슬쩍 권해보았지.

놀랍게도 너는 4명 모임을 만들고 스스로 리더가 되어 토론 준비를 주도하며 입론서를 작성해 나갔어.

기말 내신이랑 겹쳐 더 힘들었을텐데 꿋꿋하게 본선까지 오르는 쾌거를 이루었어.

물론! 본선에서 3학년 선배들과 맞붙어 똑 떨어졌다고 아쉬워하긴 했지만, 엄마는 그 도전 과정에 큰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단다.





큰 딸아,

너도 모르는 사이에 너는 '늘 도전하는 아름다운 청소년'으로 성장했단다.

엄마 생각에 아주 작은 도전이 성공 근육을 만들고, 그 다음 도전이 근육을 더 강화시켜 결국 점점 더 크고 무거운 도전들을 받아들일 근육을 형성하는 것 같아.

게다가 도전의 크기만큼 설렘의 크기도 함께 커져서 성취에 대한 만족도도 높아지고 말이야.

네가 그 맛을 살짝 본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


앞으로도 마찬가지일거야.

도전하는 삶과 그렇지 않는 삶, 즉 주어지는 대로 사는 삶은 분명 그 성취와 재미 정도도 다르겠지만 먼 훗날 성인이 되었을 때 너의 모습도 무섭게 달라져 있을거야.


네가 작년 겨울에 말했던 게 기억난다.

"엄마, 내가 엄마라면 회사도 그만 뒀겠다, 편하게 엄마들이랑 브런치나 모닝 커피하면서 인생 즐기면서 살 것 같아요. 그런데 왠 새벽기상? 홈트? 뭐 그건 자기계발이라고 쳐요.

갑자기 4차 산업혁명 공부?! 아니 왜, 피곤하게 그런 걸 하세요?"


엄마도 갑자기 퇴사하고 갈 길을 잃어 40대에 사춘기를 겪고 있을 때였을 거야.

성공 근육이 다 빠져버려 도전의 힘도 떨어졌을 때 처음부터 다시 도전해보고자 한 것이 바로 그것들이란다.

처음에는 한심해하는 네 눈빛이 엄마가 바디프로필을 찍고, 4차 산업혁명이란 주제로 책을 출간한다고 하니 점차 바뀌더라.

이제는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라고, 서평도 많이 써서 트렌드를 알려달라고 엄마에게 응원해주는 네 모습에 고맙기도 하고, 엄마를 이제 이해하는구나 하는 마음에 안도감도 든단다.


나이를 불문하고 도전이란 아름다운 것 같아.

엄마는 2021년 하반기, 네가 상상하지도 못할 또 다른 새로운 도전을 계획하고 있어.

아마 50대에도 60대에도, 호호 할머니가 되어서도 뭔가 도전을 할 것 같구나.

작은 도전과 성공이 자존감이 떨어질 때 특효약이란 걸 알아버렸거든.

우리 딸도 이제 막 새로운 꿈을 꾸고 큰 용기를 내어 도전이라는 걸 하면서 느끼는 것도 많을 거라 생각한다.

무조건 나를 채찍질하여 성장해야 한다는 당위성보다는 일종의 재미라고 생각하면 도전이 설렘으로 다가올거야.


물론 도전같은 것 안 해도 충분히 살 수 있는 인생이야.

하지만 인생이 밋밋하면 무슨 재미가 있을까?

주어진 삶을 그냥 살아내는 것보다 내가 디자인하고 그 도전에 성공과 실패를 반복하며 나만의 인생공식을 만들어내는 과정이 돌이켜보니 나의 가장 큰 자산같아.


틀려도 돼. 넘어져도 되고.

그냥 다시 일어나서 또 하면 돼.

넘어지는 거 두려워하지 말고, 다른 사람들이 루저라고 놀리는 거 신경쓰지 말아버려.

생각보다 사람들은 자신 이외 남들에게 그렇게 관심이 많지 않단다.


작은 도전이 모여 성공과 실패의 경험이 쌓이면 더 큰 도전을 계획하게 되고 그렇게 나도 모르는 중요한 결정을 하게 되는 순간이 온단다.

그 때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자잘하게 도전하는 연습을 해두자.

도전은 자신을 선택해주는만큼 마법같은 선물을 늘 준비해두니, 그 선물들을 놓치지 않았으면 해.


오늘은 드라마틱하게 성장하고 있는 우리 딸에게 도전에 대해 이야기를 했네.

엄마는 요즘들어 부쩍 용기내는 우리 딸이 눈물나게 고맙다.

스스로를 사랑하는 힘이 점점 더 생길거야.

지금도 너무 아름답지만, 앞으로 눈부시게 진한 매력덩어리가 될 우리 딸,

우리 함께 도전하는 삶을 살자.


- 배시시 웃는 우리 딸 미소에 매일 반하는 엄마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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