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 vs. 51

오히려 중대한 결정은 아주 작은 딱 하나 차이다

by 머신러너

우리는 언제나 결정합니다. 아주 사소한 것에서부터 인생의 중대한 갈림길에서 선택을 하며 삽니다. 프랑스 철학자 장 폴 사르트르는 말합니다.


Life is C(Choice) between B(Birth) and D(Death)


시작과 끝을 탄생과 죽음으로, 알파벳 B와 D로 그 사이에 '선택(Choice)'이 있네요. 절묘한 표현입니다. 하루를 돌이켜보면, 매일 선택의 순간입니다. 점심 선택은 고역 중에 고역이고 짬뽕과 짜장은 난제 중에 난제죠.


조금 어려운 이야기를 해보자면 이제 '선택'보다 '결정'이라는 단어를 끄집어내야겠습니다. 일생에서 처음으로 맞닥뜨리는 결정의 순간은 누가 뭐래도 '수능'입니다. 수능은 제게 어떤 의미였냐면 처음으로 사회에, 큰 시스템을 갖춘 대학에 '프로포잘(proposal)'을 내는 것과 같습니다. 온전히 제 힘으로 내가 평가받고 검증받는 첫 무대였습니다.

프로포잘이 늘 그렇듯이, '까이는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현실의 아주 단단한 '거절의 옹벽'을 처음으로 마주하게 됩니다. 절대 넘을 수 없고 깰 수도 없는 내 눈앞의 벽입니다. 몇 차례 거절을 당하다 보면 우연한 기회로 결정의 순간을 맞닥트리기도 하는데요.


덜 좋은 학교 좋은 학과 vs. 좋은 학교 덜 좋은 학과

좋고 덜 좋음이 자의적이고 맘에 드는 표현은 아니지만 서로 이해를 돕기 위한 표현이니 너그럽게 받아주시기를.


0:100 싸움은 전혀 고민거리가 되지 못합니다. 거의 본능에 가깝게 결정할 수 있습니다. 결정이란 것이 어찌 보면 대단한 무언가에 의한다기보단 아주 작은 하리보 곰젤리 정도 차이라고 할까요? 딱 그 정도 차이로 결정하게 되는 경우를 자주 마주하게 됩니다. 100을 두고 보면 딱 이 1 차이인 것 같습니다.


"49대 51"


어려우면 어려울수록 결정에 이르기까지는 오랫동안 깊이 생각합니다. 그 이유는 치우침 없이 거의 5:5게임 이기 때문입니다. 장고 끝에 한 수를 두어야 할 때, 우리는 최선이든 차선이든 아니면 최악이든 차악의 결정이든 그 결과는 알 수 없지만 결국 돌을 내려놓기는 해야 합니다. 아무것도 안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요. 이때, 아주 작은 차이로 결과는 '1 아니면 0'입니다. '성공 아니면 실패'라는 것은 참 가혹합니다.


이런 것을 보면 '후회하는 결정'이란 것이 있을 필요가 있나 싶습니다.


어차피 하리보 곰젤리 하나 차이니까 A를 택하든 B를 택하든 이후에 나온 1 아니면 0은 그냥 받아들여야죠.

우리가 할 것은 그냥 그때그때 최선의 선택과 그 과정을 즐기는 것 그리고 결과는 덤덤히 받아들이는 것 정도가 아닐까요.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우뇌 vs. 좌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