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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유나무 Feb 02. 2021

자연스러운 육아라는 것

양육자의 자연스러움

자연스럽다.

자연스럽다는 것은 '억지로 꾸미지 않은 것. 당연한 것.'입니다.

아이도 마찬가지예요. 억지로 부모의 생각으로 끼워 맞추는 것이 아니라, 아이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것이죠.


예를 들어봅시다.

아이들과 공원에 가기로 약속을 했습니다. 공원이라는 단어를 듣자마자 아이들의 반응부터 가지각색입니다. 어떤 아이는 이미 옷을 입고 나갈 준비를 했을 것이고, 어떤 아이는 나가기 싫다는 반응부터 비추죠. 


우여곡절 끝에 공원에 도착했습니다. 누군가는 신발도 벗고 흙더미에 파묻혀 온몸으로 놀이를 할 것이고, 또 어떤 아이는 꽃, 나무 구경만을, 또 누구는 힘들어 라며 울상을 짓고 있겠죠. 잘 노는 아이들이 부러운가요? '내 아이는 왜 이리 예민하고 소심한 거야.'하고 생각한 적이 있나요? 그렇게 생각하는 순간 이미 내 아이의 천성을 자연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온몸으로 자연을 즐긴 후 따라온 씨앗 친구들


아이들은 저마다 생각도 성향도 모두 다릅니다. 온몸으로 즐기지 않는다면, 자연을 함께 바라봐주세요. 함께 나무 이름을 지어보고 하늘에서 땅에서 열리는 전시회를 보는 것도 최고의 자연 놀이가 됩니다.

닦아주면 또 묻히고 닦아주면 또 묻힌다면 내 손에도 묻혀보세요. 아이와 양육자 사이에 끈끈한 신뢰가, 애착이 생깁니다.


어떤 나무는 사계절 모두 푸르지만 어떤 나무는 잎이 모두 떨어지기도, 향기로운 향을 내뿜지만 가시가 달려 있기도 해요. 그런데 우리는 아이들에게 예쁜 꽃은 피우되 가시는 없애고, 색은 더 또렷하게 향기는 아주 강하게 저 멀리 퍼져 나가기를 바라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을 해봐야 합니다. 

양육자의 생각에 맞추기를 바란다면 나중에는 꽃을 피울 힘조차 잃을지도 모릅니다. 꽃을 피웠다 하더라도 벌이 오지 않을지도 몰라요. 그 꽃 안에 가시가 있을지도 모르거든요.

향이 짙지 않은 민들레꽃도 이렇게 아름다운 씨앗을 품어냅니다.


향이 짙지 않은 민들레도 너무나도 사랑스러운 씨앗을 품어냅니다. 초록 풀들 사이에서 더 돋보이기도 하고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기도 하지요. 그리고 바람에 따라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갑니다. 모두 자연스러움 속에서 볼 수 있는 아름다움입니다. 아마 민들레에게 더 화려한 색의 씨앗을 강요했다면 씨앗은 날아가지 못하고 주위에서 맴돌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아이들을 어떻게 자연스럽게 양육할 수 있을까요?


정답은 이미 우리가 알고 있습니다. 우리의 아이가 어떤 것을 좋아하고 어떤 것을 싫어하는지 이미 알고 있어요. 조금만 더 아이 쪽으로 고개를 숙여보세요. 눈높이를 맞추고 눈을 바라보세요. 귀를 기울이고, 아이의 향기를 맡아보세요. 대신 아이를 내 마음대로 판단하고 단정 짓지는 마세요. 판단과 받아들임은 많이 다릅니다.


저희 집 우유 남매는 성향이 매우 다릅니다.

남자아이인 첫째는 소심하고 예민한 성향이고, 여자 아이인 둘째는 우악스럽고 자기주장이 강한 아이예요.

반대로 이야기하면 첫째는 세심하고 조심스럽고, 둘째는 도전적이고 리더십이 있는 아이죠.


첫째 아이 준우 유치원 상담에서

"준우는 정말 배려가 많고 친구들을 잘 챙겨요. 선생님도 잘 도와주고 오히려 제가 의지할 때도 있어요. 친구들과의 놀이를 주도하기도 해요."


둘째 아이 은유 어린이집 상담에서

"은유는 마음이 참 단단한 아이예요. 정서적으로 매우 안정적이고 엄마와의 끈이 얼마나 단단한지 잘 알 것 같아요. 어머니 정말 잘 키우셨어요."


준우 은유 남매를 만난 대부분의 사람들이 남매를 사랑스럽게 바라보고, 아이들의 미소가 밝은 것은 아이들 성향을 그대로 인정하고 그 부분을 장점으로 이끌어줄 수 있는 양육자의 자연스러움 때문이라고 저는 확신합니다.


모든 자연을 온몸으로 즐기는 아이를 그저 바라봅니다.


저의 자연스러움 비결은 바로 앞서 가지 않는 것.

누군가의 말에 이끌림이 아니라, 나의 아이를 보는 것.

그리고 받아들이고 함께 가는 것입니다.



만약 첫째에게 남자 다움을 강요했다면? 남자는 소심하면 안 돼!라고 했다면요? 

하루는 아이와 함께 체육교실을 함께 가본 적이 있었어요. 결과는 문 앞에서 엉엉 울며 제 품에 안겨 있다가 왔죠. 준우에게 그 환경은 맞지 않았던 것이죠.

대신 책을 좋아하고 블록으로 진득하니 앉아 만들기를 좋아하는 아이고요. 친구들과의 놀이에서 한 명의 친구가 함께하지 못할 때 그 친구에게 먼저 함께 하자고 할 줄 아는 세심한 배려가 있는 아이예요.


또 우리 둘째에게 여성스러움을 강조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둘째 또한 아기자기한 미술놀이에 데리고 간 적이 있어요. 결과는? 미술 놀이는커녕  한 시간 동안 돌아다니는 아이 붙잡다가 왔죠.

그러나 둘째는 넘어져도 씩씩하게 일어날줄 알고, 친구들 또는 오빠에게 먼저 놀이 제안을 하며 이끌어요. 활발하고 신체활동을 매우 좋아하는 아이입니다.


놀이를 할 때, 학습을 할 때. 누군가는 문자를 빨리 깨우칠 것이고, 누군가는 공간지각 능력이 뛰어날 것이고, 누군가는 예술적 성향이 뛰어나요. 아이들 개개인의 개성을 인정하고 아이들의 천성을 받아들일 때 자연스러운 육아가 진행됩니다. 


아이들은 끊임없이 자신을 표현하고 매일 변화합니다. 그 순간순간을 받아들이고 천천히 아이의 속도에 맞게 따라주세요. 아이에게 동기부여와 함께 관심사가 분명 해지는 순간이 옵니다. 그 씨앗에 집중을 하고 천천히 손을 잡고 함께 걸음을 옮기다 보면 분명 아이만의 아름다운 꽃, 그리고 열매를 맺습니다. 


앞서 가지 마세요. 함께 가세요.

판단하지 말고, 받아들이세요.

그것이 바로 자연스러움입니다.


그대로를 사랑하고 아껴주세요



자연스러운 육아가 아이도, 양육자도 숨을 쉴 수 있게 합니다. 

그대로를 사랑하고 아껴주세요.


하루에 한 번 아이의 눈을 보고

"그냥 엄마 아빠의 아들, 딸이라서 좋아."라고 이야기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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