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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ama Sep 27. 2018

#69. 연휴 기간에 살 안찌는 방법

[극사실 실천법] 명절은 죄가 없다고!


    우리는 흔한 착각을 하며 산다. 우리 스스로가 얼마나 '나약'한 존재인지에 대해서 쉽게 착각한다. 우리는 '유혹'과 '편함'과 '새로운 기대'와 '낯선 자극'에 대하여 나약하다.


    사회적으로, 문화적으로, 심리적으로, 신체적으로, 진화적으로 우리는 나약하다. 그래서 유혹과 편함과 기대와 자극에 나약하지만 쉽게 인정 하진 않는다.


    인정하면 나약한 것이니까. 나약함에 대한 인정은 스스로를 '불완전한 존재'라고 인정하는 것과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들어서 싫다. 그래서 그냥 '착각'을 하며 산다.  






    다방면으로 나약하다 보니 자신의 멘탈과 몸을 방어하는 능력은 탁월하다. 그래서 우리는 '합리화'에 능하다. 심지어는 자기 자신도 속인다. 그렇게 '합리화'와 '자기기만'을 통해서 '착각'을 정당화한다.


    우리의 '행동'과 '선택'에는 다 '사연'이 있다. 심지어 그 사연은 '누구라도 그럴만한 것'이다. 그렇게 우리의 행동과 선택에 대해 '면죄부'를 준다. 내가 나약하고, 불완전한 존재기 때문이 아니라 다 '사연'이 있기 때문인 것이다.


    합리화와 자기기만의 '비용'은 면죄부라는 '이익'보다 싸다. 항상 그렇지는 않지만 이 역시 '항상 싸다'라고 합리화하고 자기기만한다.  






    우리의 합리화와 자기기만이 정점에 오르는 시기가 있다. 반복적이고 루틴 한 일상에서 벗어나는 명절이나 긴 연휴, 휴가, 여행 같은 이벤트가 벌어지는 시기다.


    일상은 '반복'적이고 '권태'롭다. 하지만 '일관'되고 '예측' 가능하게 유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렇다고 우리의 일상이 정지된 것은 아니다. 산들바람에 흐르는 구름처럼 천천히 변할 뿐이다.


    반면에 익숙하지 않은 이벤트의 나날들은 새로운 활력을 주지만 그것도 곧 '일상'이 된다. 우리의 뇌는 그렇게 상황에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다. 적응은 생존과 직결된 문제기 때문이다.


    어쨌든 변화무쌍한 이벤트는 '유혹'과 '편함'과 '기대'와 '자극'을 준다. 그리고 좋은 '합리화의 이유'가 된다. 새로운 자극은 '활력'이 되고, 내 일상을 유지시켜 주던 습관을 활력 넘치게 '파괴'도 한다.






    연휴 마지막 날 많은 분들이 체중계에 올라갔으리라 생각한다. 거울에 몸도 비춰 봤을 것이다. 대부분 몸이 많이 불었다고 생각하며 좌절들 하셨을 것이다.


    그러면서도 '어쩔 수 없었다'라고 생각하신 분도 많으실 것이다. 괜찮다. 우리는 나약하니까. 어쩔 수 없는 거 맞다. 간만에 가족들이 모이는데 '유난'을 떠는 것도 우리 정서상 별로다.


    괜찮다. 이제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면 된다. '하루 만에 일상으로 돌아가기'와 같은 정보들이 많다. '명절에 찐 살 빼기'와 같은 정보들도 많다.


    그런데 정말 그렇게 단시일 내에 변화가 가능한 것일까? 5~10일 정도의 변화로 우리의 습관이 바뀔 수 있는 것일까? 지루하고 권태로운 일상으로의 복귀를 기념하며 알아보자.






    예전에도 알아봤지만 일시적인 과식이 바로 지방이 되진 않는다. 우리 몸은 끊임없이 지방을 쌓고, 끊임없이 지방을 소모한다. 실제적으로 외형까지 변화가 되려면 2주 정도는 꾸준히 과식을 하거나, 절식을 해야 한다.

    


    따라서 명절이나 긴 여행 후의 체중 변화는 다른 요인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 어쩌면 명절 전부터 꾸준히 과식을 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조금씩 과식을 하던 것을 요 며칠 많이 과식을 했을 수도 있다. 이런 경우는 명절이나 여행과 상관없이 찔 때가 돼서 찐 것이다.


    공복 시간 없이 음식을 먹게 되므로 뱃속에 보유하고 있는 음식량 자체가 늘어나기도 한다. 소화가 더딘 단백질과 지방을 많이 먹게 된다. 이런저런 이유 때문에 체중이 무거워졌다고 느낄 수는 있으나 실제 지방이 마구 찔 수 있는 시간은 아니다.






    우리의 습관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새로운 행동 패턴이 '익숙'해지는데 21일 (3주)이 소요된다고 한다. 이 습관을 '유지'하는 데는 약 3개월이 필요하다고 한다.


    습관이 들고, 유지되는 시간은 케바케다. 어떤 '동기'를 가지고 있느냐가 중요하다. 이전에 어떤 '습관'을 유지하고 있었는지도 중요하다. 동기와 이전 습관에 따라서 시간은 더 걸리기도 하고, 덜 걸리기도 한다.


    절식이나 운동도 마찬가지다. '제2의 천성'이 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 오른손으로 자연스럽게 하던 일을 왼손으로 자연스럽게 하는 것처럼 시간이 걸린다. 그냥 원래 그랬던 것처럼 그렇게 그냥 계속해야 한다.


    어쩌면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은 영구적으로 익숙해지지 않을 수도 있다. 우리 뇌가 변화된 '행동'을 '수용'하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의지를 다지고, 환경을 바꿔야 한다. 평범한 일상은 권태로울 수는 있지만 이런 변화된 행동을 수행하기엔 안정적이다.






    명절이나 연휴나 여행 뒤에 생기는 '문제'는 체중 증가가 아니다. 기존의 습관이 급격히 무너지는 것이 진짜 문제다. 혹은 어렵게 새롭운 습관을 들이고 있는 일이 무너지는 것이다.


    5일을 더 먹었다면 5일을 덜 먹으면 된다. 하지만 나약한 우리는 '유혹'과 '편함'과 '기대'와 ' 자극'에는 매우 빨리 적응을 한다. 마치 오른손잡이가 왼손을 쓰다가 오른손을 쓰는 것처럼 말이다. 토스트에 시럽이 젖어들 듯이 말이다.


    식욕을 컨트롤하고, 몸을 움직이는 것은 적응하기 어려운 습관이다. 눈에 보이는 생명의 위험도, 당장 해야 하는 촉박함도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변화가 강한 이벤트 후에는 습관이 다시 '리셋'이 될 위험성이 다분하다.


    이것이 우리가 명절이나 연휴, 여행을 맞이하면서 주의해야 할 부분이다. 운동선수들은 자신만의 '루틴'이 있다. 최상의 능력을 발휘하기 위해서 행하는 자신만의 일련의 과정이다.


    우리에게도 이런 것이 필요하다. 명절이던 연휴던 여행 중이던 언제나 행하는 무언가가 있어야 한다. 예를 들면 아침에 눈을 뜨면 물을 한잔 마시는 습관이나 침대에서 바로 일어나지 않고 스트레칭을 하는 습관 같은 것 말이다.


    한 끼는 꼭 샐러드를 포함해서 먹는다거나, 하루에 30분은 달리거나 걷는다거나 하는 것도 해당된다. 대단히 거창하거나 번거롭지 않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벤트를 만나면 '기존의 모든 일상을 리셋'하는 경향이 있다. 이것을 가장 경계해야 한다.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라고 한다. 이것도 '합리화'에 해당한다. 사람은 변하는 것이 불가능하지 않다. 다만 어렵고 힘들 뿐이다.


    특히 본성 자체가 변하는 것은 어렵고 힘들지만, 그 본성을 '표현하는 방식'은 쉽게 변할 수 있다. 식탐이 있는 본성은 변하지 않아도, 그것을 야채나 통곡물을 먹는 것으로 변화시킬 수는 있다. 타고나길 게으르고 약하게 타고났어도, 그 성향에 맞는 운동을 찾아 하면 된다.


    무엇이든 단정적인 것은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특히 사람처럼 예측 불가능한 미지의 생명체에 대한 얘기는 더욱 그렇다. 그러니 더 이상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는 핑계는 집어치우길 바란다.



  




    명절은 죄가 없다. 연휴도, 휴가도, 여행도 죄가 없다. 그렇다고 우리에게 죄가 있지도 않다. 우린 원래 그러니까 괜찮다.


    지겨운 일상을 벗어날 때 '열쇠'를 하나씩 챙기자. 다시 돌아와서 일상으로 쉽게 돌아갈 수 있는 '마법의 열쇠'를 말이다. '조커' 같은 만능 카드가 있다면 잘 챙겨두자!


    명절에 찐 살은 없다. 중단된 우리의 습관만 있을 뿐이다. 간극이 더 벌어지지 않게 어서 잇자. 그러면 아무 일 없듯이 다시 이어 나갈 수 있다.


    이건 그냥 우리 삶이다. 이벤트가 아니다. 그냥 쭉 함께 해야 하는 삶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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