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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ama May 17. 2019

#111. 운동할 때 옷 잘 입는 방법

[누만예몸][극사실 실천법] 운동 패션을 완성해 보자


    패션은 누구에겐 쉽다. 누구에겐 즐겁고 행복하다. 누구에겐 스트레스가 풀리는 일이고, 누구에겐 자존감을 높여준다.


    반면 누구에겐 패션은 어렵고, 짜증 나고, 귀찮고, 번거롭다.


    쉽고 즐거울수록 몸과 옷 사이의 괴리가 적다. 장점의 강조와 단점의 숨김이 조화롭다.


    반면 어렵고 짜증 날수록 몸과 옷 사이의 괴리는 크다. 단점은 부각되고, 장점은 외면된다.


    몸과 옷 사이의 다양한 종류의 괴리는 해결책으로 다양한 종류의 패션 브랜드를 만들어 냈다.


    하지만 다양한 패션 브랜드는 선택의 폭도 넓혀주고, 선택의 고통과 난이도도 키워주었다.


    그 결과는 아이러니하게도 괴리가 적은 사람에게는 더 큰 기쁨을, 괴리가 큰 사람에게는 극복할 수 없는 선택 장애를 가져다주었다.






    누군가는 패션을 '강요'라고 정의했다. '넌 이 옷을 입어야 해!'라고 강요한다는 의미다.


    실제로 우리는 매해 다른 종류의 무늬와 색과 기장과 핏을 강요받는다.


    '친절한 강요'를 외면하면 감각이 떨어지는 후진 사람으로 등극하게 된다. 아싸로 가는 급행열차를 타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패션업계의 가장 주요한 마케팅은 가장 핫한 인물에게 자신의 옷을 입히는 것이다.






    여러분은 운동을 할 때는 어떤 옷을 입는가?


    패션의 기본은 TPO(Time, Place, Occasion)이다. 언제인지, 어디인지, 어떤 상황인지에 따라서 다른 패션을 갖추는 게 기본이다. 장례식장에서 청바지에 청자켓을 입지 않는 이유다.


    운동할 때도 마찬가지다. 운동에 걸맞은 복장이 있다. 그래서 우리는 운동복을 입는다.


    그런데 운동복에도 트렌드가 있다. 여러분은 어떤 운동복을 강요받고 있으신가?


    센터에 비치된 운동복은 아싸가 되는 하이패스다. 그래서 센터 인싸들은 자신의 운동복을 따로 챙긴다. 본 작가도 센터에 다닐 때 따로 챙겨 다녔다.


    위생이나 민감성 피부는 좋은 이유이긴 하지만 본 작가는 근육을 직접 볼 수 있는 복장이라는 더 좋은 이유를 장착했다.


    짧거나 타이트한 운동복이 몸과 근육 움직임을 더 잘 보여주어 운동의 효율성을 높여주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그래서 항상 강추한다.


    하지만 운동한 몸을 숨기고 싶지 않다는 소박한 허세와 누군가에게 보여주고 싶은 앙증맞은 소망도 본 작가에겐 중요한 이유였다. (솔직한 마음을 소유한 독자들은 댓글로 동조 바람)






    요즘 강요받는 센터의 인싸 패션은 레깅스, 타이즈, 요가복, 스킨 타이트, 컴프레션 웨어라 불리는 류의 아이템이다. 슈퍼히어로가 입을 법한 공기 역학을 엄청 고려한 복장되겠다.


    운동을 할 때도 적합한 복장이 있다. 물론 아무거나 입고해도 칼로리는 소비되고, 근육은 만들어진다.


    하지만 기왕이면 다홍치마 아니겠는가? 기왕이면 덕분에 더 수월하고, 재밌고, 쾌적하고, 기분 좋다면 더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그럼 운동할 때는 어떤 운동복을 입어야 할까?


    첫 번째는 몸이 잘 보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내 몸이 어떻게 움직이고, 어떤 근육들을 사용하는지를 눈으로 직접 볼 수 있으면 더욱 좋다.


    두 번째는 운동을 하는데 불편하지 않아야 한다. 사이즈나 패턴, 재질이 중요한 이유다.


    세 번째는 각각의 운동의 특성에 맞는 복장이어야 한다.


    네 번째는 운동하는 장소의 기온에 맞춰야 한다. 너무 덥다면 시원하게, 너무 춥다면 따뜻하게 해 줄 수 있어야 한다.


    다섯 번째는 특별한 기능이 필요한 경우는 기능성 의류를 입어야 한다. 스포츠 브라와 같은 기능성 의류는 가슴의 탄력을 지키고 싶다면 필수로 챙겨야 한다.


    마지막으론 예쁘고 멋지면 더 좋다.


    여섯 가지 패션 노하우를 잘 적용하면 운동 초보자라 하더라도 전문가처럼 보일 수 있다. 작은 열정도 커 보이고, 미숙한 스킬에도 내공이 더해져 자신감이 충만해진다. 이것이 패션이 사람들의 심리에 미치는 영향이다.






    요즘엔 기능적인 면까지 추가되었다. 퍼포먼스가 향상된다고 하기도 하고, 파워가 더 생긴다고도 하고, 부상을 예방한다고도 하고, 회복을 빠르게 해준다고도 한다.

    

    레깅스, 타이즈, 요가복, 스킨 타이트, 컴프레션 웨어라 불리는 옷들을 설명하는 말들이다.


    실제로 많은 프로선수들이나 국제 경기에 참가한 선수들이 착용을 하고 있다. 뭔가 좋은 점이 있기 때문에 입는 것이 아닐까?


    이게 일반적인 사람이나 소비자들의 인식이다. 전문가들의 '무언의 Reputation'을 진실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의료계에서는 혈액순환이 불충분한 사람이나 좌식으로 인한 혈전 예방을 위해서 컴프레션 의류나 양말을 이용해 왔다.


    '거봐! 다 이유가 있다니까!'


    타이즈, 레깅스, 스킨 타이트, 컴프레션 웨어의 장점은 무엇일까? 정확하게는 타이즈, 레깅스, 요가복, 스킨 타이트, 컴프레션 웨어를 만드는 이들이 장점이라고 주장하는 내용은 무엇인가?

    

    혈액순환을 좋게 하여 워밍업을 돕고, 통증을 예방하고, 노폐물을 제거하고, 회복을 지원한다는 것이다.


    또 근육의 떨림(진동)을 방지하여 운동 시 에너지를 절약하여 지구력을 향상해준다는 것이다.


    그리고 몸의 제어력을 향상해 힘과 관절의 안정성을 강화한다는 것이다.


    타이즈, 레깅스, 요가복, 스킨 타이트, 컴프레션 웨어 브랜드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연구가 있다.


     2013년 'Bringing Light Into the Dark: Effects of Compression Clothing on Performance and Recovery'라는 메타분석에서는 컴프레션 웨어가 단거리 달리기, 수직 점프 높이, 에너지 고갈까지의 시간연장, 시간 기록 단축에 '작은' 효과가 있었다고 한다.

    

    운동 후 회복 시 컴프레션 웨어를 착용했을 때는 스트렝스와 힘의 회복, 수직 점프, 근육 부종 감소, 인지된 근육통 감소, 젖산 제거, 체온 증가에 중소 규모의 효과가 있었다고 한다.






    반면 2008년 International Journal of Sports Physiology and Performance에 게재된 'The Effects of Compression Garments on Intermittent Exercise Performance and Recovery on Consecutive Days'라는 연구에서는 컴프레션 웨어가 효과가 없다는 결론을 얻었다.


    또한 2014년 International Journal of Sports Physiology and Performance에 게재된 'Lower-leg compression, running mechanics, and economy in trained distance runners'라는 연구에서도 종아리 슬리브의 착용은 대조군과 실험군의 유의미한 차이를 보여주지 않았다.


    2013년의 'Squeezing the muscle: compression clothing and muscle metabolism during recovery from high intensity exercise'라는 연구는 골격근 혈류와 포도당 섭취량을 조사했다.


    그 결과 몸 부위에 따른 차이는 있었지만 컴프레션 웨어의 착용 여부에 따른 차이는 없었다. 오히려 운동 후 깊숙한 다리 근육에 도달하는 혈액의 양을 감소시켰다.


    2015년 'Compression Garments and Exercise: No Influence of Pressure Applied'라는 메타 연구는 운동의 유형과 상관없이 컴프레션 웨어의 효과가 없다고 밝히고 있다.


    그런데 회복 중 착용에 대해서는 긍정적이었다. 다만, 운동의 유형, 압박의 정도와의 명확한 관계를 밝히지는 못했다.


    2011년 'Effects of compression textiles on performance enhancement and recovery'라는 연구는 컴프레션 웨어의 운동 성과 향상과 회복 지원에 관한 과학적 데이터를 조사하고, 경쟁 스포츠 상황에서 컴프레션 웨어에 대한 실제적 관련성을 설명하고자 37개의 연구를 분석했다.


    하지만 결과는 경쟁 스포츠에서 컴프레션 웨어의 이점에 관한 일반적인 과학적 징후를 보여주지 못했다.

    





    그런데 명확한 효과가 증명되지도 않았는데 프로 선수들이 왜 입고 있을까?


    그들은 프로니까! 돈을 주면 비키니도 입을 수 있는 것이 프로의 세계다.


    또한 컴프레션 웨어는 스포츠 브랜드의 신규 매출을 책임지는 구색 좋은 카테고리고, 브랜드는 프로선수들의 스폰서이다.


    그리고 그들은 우리보다 승리나 기록에 대한 성과 부담이 강하다. 따라서 과학스러운 마케팅을 잔뜩 끼얹은 컴프레션 웨어에 대한 강한 믿음이 일반인보다 강할 수 있을 수 있다.


    즉 효과가 있을 것라는 강한 신념이 실제화 되어 체감을 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컴프레션 웨어를 입는 것은 적어도 해가 없어서는 아닐까?






    안타깝게도 잘못 입으면 해가 있을 수도 있다.


    오랜 시간 동안 꽉 끼는 옷을 입는 것은 건강에 심각한 위험이 있다고 많은 의사들이 경고한다.


    또한 사타구니를 지나가는 신경에 너무 많은 압력이 가해질 때 허벅지가 고통스럽고 쑤시는 통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그리고 복부에 압력을 가하면 내부 장기가 압착되어 위산을 식도로 밀어낼 수 있다. 이 증상은 살이 쪄서 위 식도 역류 질환이 생기는 것과 같은 이유다.


    역류성 질환을 앓고 있거나 역류성 경향이 있는 사람은 컴프레션 웨어를 입고 증상이 악화될 수도 있다. 또한 컴프레션 웨어는 과민성 대장 증후군과 요실금의 불편함을 악화시킬 수 있다.


    컴프레션 웨어를 입고 땀을 흘리면 이스트 감염과 피부 발진을 일으킬 수도 있다. 당뇨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특히 피부 감염에 주의해야 한다.






    긍정적 효과가 있다고 한 연구나 아무런 효과가 없다고 한 연구나 말미에 공통적으로 하는 얘기가 있다. 바로 '추가적인 연구가 더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말은 많은 연구자들이 습관적으로 사용하는 관용어구 같은 것이다. 학자로서의 겸손함과 한 발 정도 걸쳐주는 연륜의 표현이다.


    타이즈, 레깅스, 요가복, 스킨 타이트, 컴프레션 웨어가 일반인을 슈퍼 히어로로 만들어주는 것이 아닌 것은 분명한 듯하다.


    근력이 강해지고, 지구력이 늘어나고, 피가 온몸을 팽팽 돌고, 피로가 쌓이지 않고, 회복이 필요 없게 되는 효과는 없는 것 같다.


    본 작가는 컴프레션 웨어가 근육을 잡아주어 피로를 덜 느끼게 해 준다고 여기고 있었다. 실제로 그런 느낌을 받았었단 말이다.  


    이런 '갬성'을 뒷받침해주는 전문가가 있다. 긍정적 연구 결과를 낸 독일 Würzburg 대학의 운동 과학 교수 인 빌리 스펠 리치 (Billy Sperlich)는 '신념은 강한 성과 향상제'라며 '컴프레션 웨어가 효과가 있다고 믿는 사람들에게는 추천할 것'이라고 했다.






    아직 컴프레션 웨어의 효과에 대한 과학적 입증은 없다.


    다만 기능적인 면을 제외하고서라도 패션의 TPO에 걸맞은 의복의 기능과 갬성의 영역은 여전히 남아 있는 셈이다.


    TPO에 맞고, 본인이 즐겁고, 그 옷을 입어서 뭔가 느낌적인 느낌을 준다면 굳이 안 입을 일은 없다고 본다.


    물론 해외에서도 여러 해 동안 논란이 되어온 '레깅스가 바지인가?'라는 논의는 나중에 다시 다뤄보고 그 부분에 대한 갑론을박은 제외하자.


    


    

    

    현재는 연구 결과에 대한 확신 보단 '갬성'에 의한 효과 증진이 더 유세한 상황이다. 효과가 있다고 믿는다면 효과는 있는 것이다.


    컴프레션 웨어 착용 전후의 차이점을 과학자들이 아직 발견 못한 것일 수도 있지 않은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컴프레션 웨어의 가장 큰 효능은 운동을 하게 한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복장에 걸맞은 일을 한다. 정장 풀착장을 했을 때의 걸음걸이와 예비군복을 입었을 때의 걸음걸이가 다른 이유다.


    운동복스러운 옷을 입으면 운동을 하고 싶어 진다. 운동이 하고 싶어 졌다면 그 어떤 기능보다도 더 확실한 효과가 있는 것이다.


    그러니 큰 고민하지 말고, 컴프레션 웨어가 자신의 취향에 맞다면 예쁘고, 멋지게 입으시라!


    그리고 재밌는 사실 한 가지 더!


    'The effects of compression garments on recovery of muscle performance following high-intensity sprint and plyometric exercise'라는 연구를 한 Rob Duffield 교수는 싸구려부터 최고급까지 다양한 컴프레션 웨어를 테스트했다고 한다.


    그 결과 더 우수한 것으로 입증된 특별한 '최고의 브랜드'는 없었다고 한다.


    그러니 특별한 무엇이 들어있다는 비싼 브랜드를 고집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자신의 가처분 소득과 브랜드 선호, 소비 만족 가치, 소비 행태에 맞는 쇼핑을 하시길 바란다.


    요즘엔 쫄쫄이 동지들이 많이 보이니 심적 부담감도 덜 할 것이다. 함 도전해 보시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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