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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ama Mar 02. 2021

#125. 운동하지 않는 사람들의  특징

[누만예몸][극사실 실천법] 외면하는 곳에 해결책이 있다


    흔히 우리는 '건강'을 언급하며 겉으로 드러나는 육체적인 면을 먼저 떠올린다. 식스팩, 힙업과 같은 비주얼이 건강에 대한 이미지로 먼저 연상된다. 미디어나 SNS에서도 주로 육체적 건강을 부각하여 보여준다. 육체적 건강은 자극적이고, 명확한 인식이 쉽기 때문이다.

     

    그런데 근래에 들어 운동이 육체적 건강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주장이 증가하는 추세다. 건강을 다면적으로 인식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육체적 건강'과 '정신 건강' 그리고 '사회적 건강'의 연관성에 대한 연구들이 많아졌다. 'BNF(British Nutrition Foundation)' 보고서나 '스트래스클라이드 대학'의 연구나 'Nature Medicine' 등에서 건강의 다양한 면을 언급하고 있다.


    세계 보건기구 (WHO)는 건강에 대한 정의를 다음과 같이 하고 있다.

건강은 단순히 질병이나 허약하지 않음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완전한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안녕의 상태를 말한다


    오늘날 우리에게 건강이란 단순하게 육체적 문제가 아니다. 1) 신체 활동의 기회, 2) 영양가 있는 식품에 대한 접근성, 3) 적절한 수입 보장, 4) 사회적 포용 및 5) 지원 같은 삶과 연관된 총체적인 분야의 건전성을 의미한다. 건강에 대한 정의가 폭넓게 된 것은 우리가 더 이상 구석기시대와 같은 단순한 삶을 살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본능의 삶이 아닌 이기와 욕망의 삶 속에서 건강은 다양성을 가지게 되었다.


    육체적, 정신적, 사회적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 공통되게 필요한 것이 있다. 바로 운동이다. 운동은 단순하게 육체 건강에만 영향을 주지 않는다. 운동은 정신적, 심리적 건강에도 크게 영향을 미친다. 예쁜 삶을 위한 영육의 조화로움에 운동은 필수 불가결한 요소임에 틀림없다.




    운동은 건강의 기본이다. 기본은 언제나 중요하지만 그래서 어렵다. 기본의 단순 명쾌함 진리라는 것을 받아들이는 게 어렵고, 그 기본을 실천하는 것이 어렵다. 어렵다고 우리 몸이 양해를 해주진 않는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 어려움 앞에서 스스로 노력하는 대신 양해를 구하고 있다.  


    삶의 안녕 상태를 유지하는데 기본이 되는 운동을 하지 않는 또는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이 사람들이 보이는 몇 가지 특징이 있다. 뼈를 맞을 수 있으니 주의 바란다.



<1> 자신은 운동에 맞지 않는 예외적인 체질이라고 생각한다


    운동은 누구에게나 힘든 일이다. 보통의 힘든 일은 의무나 계약에 의해서 강제적으로 하게 된다. 하지만 운동은 스스로 하는 힘든 일이다. 힘든 일을 스스로 하는 건 더 힘든 일이다.

    운동이 쉬운 사람은 없다. 몇 년을 지속하던 사람도 휴지기가 길어지면 운동을 다시 시작하는 게 어려워진다. 근육통이 다시 생기고, '하지 말까?'와 같은 심리적 갈등도 생긴다.

  

    힘든 게 당연한 일이건만 그 힘듦이 자신에게만은 부자연스럽다고 말한다. 운동의 힘듦이 체질적 이유로 몸에 해가 된다고 생각한다. 운동을 하지 않음으로 인한 몸에 발생한 문제를, 그 문제에 대한 몸의 대응을 '고유한 체질'이라는 말로 포장한다.


    운동에 트러블이 생기는 이유는 적응에 대한 개인차 때문이다. 동기, 의지, 추진력, 인내와 같은 것도 유전적 차이가 존재한다. 동기 생성이 안되고, 의지가 약하고, 추진력이 부족하고, 인내력이 작은 것도 타고나는 것이다. 이런 경우는 운동이 체질적으로 불가능한 것이 아니라 적응을 위한 시간과 노력이 더 필요한 것일 뿐이다.


    또 하나의 이유는 운동의 절대량에 대한 오해 때문이다. 필요한 적정 운동량은 정해져 있지 않다. 개인마다 다 다른 것이다. 몸이 작고 에너지 소비가 적은 사람에겐 절대적으로 적은 양의 운동도 큰 도움이 된다. 이런 이들에겐 양보단 주기적 반복이 더 중요하다.



<2> 운동을 부차적인 것이라고 생각한다


    살다 보면 중요한 일들이 많다. 사회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중요한 순간들이 있다. 그런 일들을 1순위로 챙기다 보면 자연스레 후순위로 밀리는 일도 생기게 마련이다. 인간관계 유지를 위한 시간들, 경제적 이익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소요되는 시간들이 우선 배정될 수밖에 없다.


    중요한 것은 어떤 것을 뒤로 미룰 것인가를 정하는 것이다. 어쩔 수 없는 시간들을 제외하고 남는 시간은 누구에게나 매우 소중하다. 소중하다 보니 값지게 쓰고 싶어 진다. 그래서 실제 값(돈)이 들어가는 일이나 값으로 환산했을 때 높은 가치가 있는 일들을 한다. 주로 소비 활동이다. 이때 미뤄지는 것이 운동이다. 운동은 손쉬운 소비 활동이 아니기 때문이다.


    운동은 시간이 날 때 하는 것이 아니다. 시간을 내서 해야 하는 일이다. 우선 배정된 시간 바로 다음에 들어가야 하는 것이 운동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운동은 부차적인 것으로 생각한다. 시간이 나면 그때 조금 해준다. 시간이 언제 날지는 모른다. 그래서 비정기적으로 하게 된다. 주기성이 상실된 운동은 적응의 난이도가 점점 높아진다. 운동이 체질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체질에 맞지도 않는 일은 뒤로 미뤄진다. 전형적인 악순환이다.


    매일 할 이유를 만드는 게 매우 중요하다. 이유 따위가 사치스럽다면 그냥 매일 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것도 방법이다. 운동을 미루는 일은 첫 번째 시도라도 쉽다. 한번 미루면 계속 미루게 된다. 거짓말 같다면 한번 미뤄보기 바란다. 운동은 아무렇지 않게, 망설임 없이 미뤄진다.  



<3>  운동을 대체할 수 있는 것이 있다고 생각한다


    운동이 취미와 같은 레벨일 때는 대체 가능하다. 행복한 삶을 위한 여러 가지 이벤트 중에 하나라면 얼마든지 대체나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다. 하지만 우리가 말하는 운동은 취미로만 정의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운동은 취미 중에 하나가 될 수는 있다. 취미는 부차적인 일이다. 주요한 일들에 의해서 조정되어 제때 하기가 힘들어진다. 주기성을 잃은 운동은 점점 힘들어진다. 내 체질이 아니라고 방치하면서 더 힘들어진다. 하지만 누군가 물어보면 운동을 하고 있다고 답한다.

    취미로써의 운동은 취미로 즐기면 된다. 하지만 필수 불가결하게 해야 하는 운동은 취미보다 앞서야 한다. 대체 가능하지 않다.


    운동도 결국은 조화로운 행복을 위해서 하는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행복해지는 다른 활동으로 운동을 대체하려고 하기도 한다. 운동 대신 고급진 음식을 먹는다거나, 고급진 공연을 본다거나, 고급진 여행을 간다거나, 고급진 무언가를 한다. 고급진 무언가를 하는 중에는 행복하기 때문에 운동과 같은 효과가 난다고 여긴다.

    맞다. 같은 효과가 난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행복의 유지 시간과 지속 가능성이 다를 뿐이다. 고급진 무언가의 유지 시간은 짧고, 지속 가능성은 낮다. '한계효용 체감의 법칙'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고급진 무언가는 하면 할수록 행복의 유지 시간은 짧아지고, 계속해서 강도를 높이지 않으면 행복이 지속되지 않는다.


    더 쉬운 방법으로 대체하려는 사람들도 있다. '건강기능식품'을 먹는 것으로 운동을 대체하려고 한다. 이는 셀프 발행한 면죄부를 통해서 스스로 플라세보 효과에 취해보려는 행위다. 그걸 어떻게 아냐고? 같은 성분인데 어떤 제품은 하루치가 50원이고 어떤 제품은 1천 원인 이유가 뭘까? 그렇게 팔도록 허용되는 이유는 뭘까? 차이가 없다는 뜻이다. 모든 건강기능식품의 공통된 기능은 몸에 해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4> 운동의 나쁜 점에만 집중한다


    운동도 과하면 나쁘다. 과해서 나쁜 것이 어디 운동뿐인가? 뭐든 과유불급이다. 운동의 과유불급은 운동을 피하는 해악만큼 나쁘다. 그런데 운동을 하지 않는 사람들은 하지도 않은 운동을 과유불급의 단계까지 시뮬레이션을 한다.


    내 체질에 맞지도 않는 운동을, 안 그래도 중요한 일로 바쁘고, 날 위안해 줄 다른 것도 많은데, 괜히 운동 잘못했다가 다치는 것보다 안 하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운동의 절대 강도나 절대량이 아니다. 운동의 강도나 양은 개인마다 차이가 있다. 그러니 고강도나 장시간이 아니면 운동이 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은 잘못이다. 그리고 무리가 될까 봐 아예 운동을 하지 않는 것도 잘못이다.


    나이가 들어서 혹은 이제까지 몸을 너무 방치하여 운동을 하면 해가 될 것처럼 느껴져서 못하겠다는 사람도 있다. 매우 타당한 변명처럼 들리지만 방법의 문제일 뿐이다. 나이가 들었고, 몸을 너무 방치했다면 시간이 더 많이 필요할 뿐이다. 스쿼트와 케틀벨 스윙 대신 걷는 것부터 해야 하기 때문이다. 걷는 것이 불편하여 수영을 해야 할 수도 있고, 더 천천히 걸어야 할 수도 있다. 극단적인 다이어트로 체중을 먼저 줄여야 할 수도 있다. 산에 오르고 싶다면 평지부터 걸어야 한다.



<5> 운동은 남이 가르쳐주면 된다고 생각한다


    기록이나 경쟁을 하는 '스포츠'에서는 폼이 매우 중요하다. 정확한 폼은 기록 향상이나 경쟁 우위를 위한 기본이다. 좋은 폼은 스포츠의 레벨을 높여주고, 재미를 더 느끼게 해 준다. 우리가 예쁜 몸을 위해 하는 운동도 폼이 중요하다. 우리의 노력이 노동이 아니라 운동이 되게 해주는 중요한 요소다. 그런데 스포츠와는 다른 점이 한 가지 있다. 스포츠는 폼, 체력, 지구력, 유연성, 경쟁심, 인내력 같은 요소 중에 한 가지만 부족해도 큰 차이가 난다. 여러 요소가 결합하여 최적의 효율을 내는 방법이 존재한다.

    반면에 우리가 하는 운동은 제한된 시간 내에 정해진 룰에 의해서 경쟁을 하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효율이 아니라 개인 맞춤에 더 집중을 할 필요가 있다. 우리 몸은 다 다르다. 타고나기도 다 다르게 타고나고, 관리된 것도 다 다르다. 따라서 정해진 폼을 자신에 맞게 변형하여 적용해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개인적 차이를 가장 잘 아는 건 본인 스스로다. 하지만 제일 모르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유는 관심 부족이다. 운동은 몸에 대한 관심과 이해가 필수다. 정해진 운동 강도와 운동량이 없듯이 정해진 방법과 자세도 없다. 현재 몸의 체력, 유연성, 의지와 같은 요소에 의해서 할 수 있는 운동과 강도와 자세가 정해진다.

    

    운동에 대한 관심과 지속을 해왔던 사람들도 자신의 몸에 맞는 자세가 있다는 사실을 알기까진 꽤나 오랜 시간이 걸린다. 스스로 생각하고, 해보고, 변형한 결과로 알게 된다. 그래서 남이 알려주는 것은 한계가 있다. 알려 주는 사람이 고수라 해도 실제 하는 사람의 상태를 정확하게 알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PT나 코칭을 부족한 의지에 대한 '강제수단'이나 '운동 알람'처럼 활용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나마 할 수 있으면 다행인데 그러기엔 너무 값비싼 알 서비스다.


    자신의 몸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손목, 발목, 정강이, 어깨를 돌려보고, 늘려보고, 수축시켜봐야 한다. 어떻게 걷고 뛰는지, 어떨 때 어느 부위에 힘을 쓰는지 알아야 한다. 어느 부분이 유연하지 않은지 알아야 한다. 그리고 자신의 현재 체력 상태가 어떤지도 알아야 한다. 코치의 '한 개만~ 더더더더더더'에 몸이 망가질 수도 있다.




    나도 가끔 고민을 한다. 1시간이나 들여서 힘들게 운동을 해야 하는 것이 너무나도 귀찮을 때가 많다. 귀찮음을 이기고 나면 육체적인 힘겨움이 뒤따라 붙는다. 겨우 발동된 의지를 다시 귀찮음의 영역으로 돌려보낸다. 육체적 힘듦까지 이기고 나면 지나침과 모자람에 대한 갈등이 시작된다. '더 해야 되는 거 아닌가?' 또는 '너무 무리한 거 아닌가?' 같은 생각이 스친다. 그럴 때마다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오늘은 제대로 못했다치고 내일 또 하지 뭐!'


    몸도 쉬어야 하지만 머리도 쉬어야 한다. 몸을 쉬게 하는 방법은 흔한 편 인 듯하다. 반면에 머리를 쉬게 하는 방법은 귀하다. 머리를 쉬게 하는 방법은 1) 머리를 안 쓰거나 2) 엉뚱한 상상을 하거나 3) 쓰잘대기 없는 것들을 생각하는 것이다. 모두 실천하기 어려운 일들이다.

    그런데 운동을 하면 무념무상에 빠질 수 있다. 동작 하나하나를 반복하면서 근육이 아파오는 곳에 집중을 하다 보면 머릿속은 텅텅 빈다. 들어 있는 것은 오직 '몇 번 했지?' 정도뿐이다. 좋아진 몸이 상상되기도 하고, 좋아진 몸으로 할 수 있는 입 밖으로 내기 힘든 장면들도 스친다. 20~40km씩 자출을 하던 때에는 특정 구간 바닥에 놓여 있는 돌의 위치 같은 것이 불현듯 떠오를 때도 있었다. 아무 생각 없이 맞바람 속에서 페달을 밟고 있으면 뇌 속은 텅텅 비어 가고 눈이 포착하는 쓰잘대기 없는 것들이 뇌 공간을 씻어준다.

    

    당장의 현실에 대한 고민, 인생에 대한 고민, 고민도 아닌 고민, 온갖 부정적 감정의 찌꺼기들로 괴로운 분들은 몸에 집중해 보시기 바란다. 천천히 움직이는 자신의 몸에 집중을 하다 보면 떠다니던 생각은 가라앉고, 가라앉은 앙금은 녹기 시작한다.

    운동 순간의 무아지경에서 현실로 돌아오는 순간이 괴롭다고? 그렇다고 평생을 '면벽 수행'을 하며 지낼 것인가? 운동의 결과는 지속할수록 길어지고 만족도는 커진다. 운동도 정체기가 온다고? 정체기가 올 때까지만 하자. 그땐 다채로운 활동을 할 수 있는 체력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운동이 체질인 사람은 없다. 대체할 수 없는 중요한 인생의 과제 중 하나일 뿐이다. 중요하다고 욕심을 내서도 안된다. 남에게만 의탁해서도 안된다. 스스로, 자신에 맞게, 묵묵하게, 자신의 과제를 수행해야 한다. 이 과제를 수행하지 않아서 생기는 문제의 답을 엉뚱한 곳에서 찾지 않길 바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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