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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ama May 13. 2022

#137. 잠 못 드는 밤에 잘 자는 법

#누만예몸 #극사실실천법 #수면은결과다


    잠을 잘 자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은 모두가 잘 아는 팩트다. 질 좋은 수면은 질 좋은 삶을 살게 해 준다. 모두가 다 아는 내용이지만 많은 이들은 불면의 밤을 보낸다. 어수선한 국내외의 정세가 문제인가? 불투명한 미래가 문제인가? 불만스러운 현실이 문제인가? 뭐가 되었건 우리는 날을 넘기며 깨어 있다는 것이 문제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 (CDC)의 연령별 수면시간 권고사항


    성인 기준 최소 7시간의 수면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서울 기준 9시까지 출근해야 하는 직장인이라면 출근 준비 시간과 실제 이동 시간을 합쳐 최소 1시간 30분은 소요가 된다. 주거지가 서울 시내가 아니라면 2시간까지도 소요가 된다. 이 시간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선 출근 준비를 최적화하는 수밖에 없다. 출근 시간에 칼처럼 들어가는 민망함을 막으려면 10분 정도의 룸도 마련해야 한다. 집에서 늦게 나올수록 출근길 피로의 강도는 올라가고 지각 확률 증가로 인한 스트레스도 높아진다. 결국 평균적으로 7시 전후가 기상 시간이 된다. 그렇다면 최소 7시간의 수면시간을 확보하기 위해선 늦어도 12시에는 자야 한다. 뭐가 문제냐고?


    6시에 퇴근을 하고 집에 오면 7시 반쯤 된다. 보통 퇴근은 출근보다 시간이 더 걸린다. 이것도 칼퇴근 기준이다. 눈치 보고 어영부영하다 보면 출발 시간이 7~8시가 되기 일쑤다. 집에 와서 저녁을 챙겨 먹고 치우고 나면 9시다. 저녁 약속이라도 있으면 요즘 같은 코로나 시국을 핑계로 일찍 헤어져도 8시 30분~9시까진 밖에 있게 된다. 결국 집에 도착하는 시간은 10시경. 


    나에게 주어진 시간은 2시간에서 3시간. 24시간 중에 온전히 나를 위해 쓸 수 있는 시간은 고작 2~3시간 밖에 안된다. 집이 회사 근처이거나, 교통이 너무너무 좋으면 1시간 정도 추가 시간을 확보할 수는 있겠다. 그래 봐야 평균 3시간 정도가 하루에 주어진 나의 시간인 셈이다. 


    이 포인트가 많은 직장인들의 잠을 뺏어간다. 건강도 중요하고, 수면도 중요하지만 하루하루의 소소한 행복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쓸데없이 버리는 시간도 필요하고, 불필요한 수다의 시간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시간을 더 잘게 쪼개고 재깍재깍 실천을 하면 더 많은 시간을 확보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게 살다가 숨이 막혀서 죽을 수도 있지 않을까? 


    7시간을 자는 문제는 이렇듯이 무언가 다른 소소한 기쁨을 포기하던가 아니면 더 계획적이고 치열하게 살아야 가능하다. 둘 다 하기 힘들다고? 그럼 때때로 아프고 고통스러우면 된다. 병원비는 덤이다. 선택은 본인의 몫이다. 




    7시간을 자야겠다고 결심했다 치자. 근데 문제는 잠을 잘 수가 없다. 베개에 머리만 대도 자던 시절이 있었는데 지금은 잠을 잘 수가 없다. 머리를 대고 있자니 온갖 근심과 후회되는 일들, 화나는 일들이 머리를 스쳐간다. 현실에서 겪을 수 있는 가장 큰 지옥이라는 후회의 장면이 재조합되고 가상의 시나리오들이 마구 써진다. 마치 닥터 스트레인저가 미래를 보듯 뇌가 온갖 상황을 멀티 태스킹 한다. 침대 머리맡 전등 밑에 누워 스마트폰을 쳐다보며 말이다.


    현대인의 불면에 원인을 제공한 결정적인 인물이 두 명 있다. 하나는 전구를 발명한 에디슨이고, 하나는 스티브 잡스다. 이 두 명의 가장 큰 공통점은 수많은 사람들의 수면 행태를 바꾸었다는 것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일주기 생체 리듬을 깨도록 만드는데 혁혁한 공로가 있으신 분들이다. 


    그 외에도 잠들지 못하는 이유는 많다. 낮에 커피나 카페인 음료를 많이 마셔도 잠드는 게 불편해진다. 오후 늦게 낮잠을 자거나 긴 시간 낮잠을 자도 밤에 잠들기 어려워진다. 회사에서 출근 시간을 조정하거나, 여행으로 시차가 발생했거나, 나라에서 '서머타임(일광절약 시간제)' 같은 걸 시행해서 생활의 균형을 깨도 한참 동안 잠드는 것에 애를 먹는다. 그 이외도 일이 너무 많거나, 우울증이 있거나, 심한 육체적 피로, 심한 정신적 충격 등 자연스러운 수면을 방해하는 요인은 한두 개가 아니다. 심지어 거실의 쨍한 LED 조명도 수면을 방해한다.


    또 한 가지 결정적인 원인은 바로 먹는 것이다. 다량 영양소 섭취와 주간에 과도한 졸음(EDS) 사이의 연관성 Association between Macronutrient Intake and Excessive Daytime Sleepiness: An Iso-Caloric Substitution Analysis from the North West Adelaide Health Study라는 연구가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포화지방, 탄수화물의 과도한 섭취와 EDS 간에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이다. 반대로 단백질 섭취와 EDS는 역의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무엇을 주로 먹느냐에 따라서도 우리의 수면은 영향을 받는 것이다. 




    잠들지 못하는 것은 결과다. 수많은 원인들이 쌓이고 쌓여서 만들어 낸 최종 결과다. 그렇다면 원인들을 제거하면 문제는 해결되는 것이다. 물론 질병 수준인 경우도 있으니 정도가 심하다면 병원을 찾는 게 옳다. 하지만 근원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스스로 나쁜 습관과 상황을 개선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결과적으로 나쁜 상황에 처해 있는 경우가 있다. 나쁜 상황은 결과다. 나쁜 상황이 원인인 경우는 흔하지 않다. 자기 멘털 보호를 목적으로 주장할 뿐이다. 나쁜 상황은 보통 여러 전조 현상을 보여준다. 나쁜 결과에 이른 경우는 보통 이런 전조 현상을 캐치하는 일을 게을리했거나 무시한 경우다.


    문제는 본인 스스로가 만들어 놓고 책임은 엉뚱한 곳에서 찾는 꼴이다. 나쁜 거 먹고, 편하게 막살면서 잠 못 자는 이유가 회사 출근 시간 때문이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회사 출근 시간이 그렇게 문제면 회사를 옮기면 되는 일 아니겠는가? 회사보다 내 건강이 1억 배는 중요할 테니 말이다. 혹여 내 건강에 9천만 배만 중요해서 회사를 못 옮기겠다면 적어도 잠 못 자는 이유가 회사 출근 시간 때문이라고는 하면 안 되는 것이다. 


    수면의 질은 정말 중요하다. 인간의 3대 욕구 중 하나며 부족하면 죽음에 이르기도 한다. 내 삶에서 중요함의 정도가 높다면 그만큼 애를 써야 한다. 시간도 돈도 노력도 해야 한다. 여러 번 얘기하지만 살은 운동 한다고 빠지지 않는다. 잘 먹고, 잘 자야 빠진다. 왜냐하면 살이 빠진다는 뜻은 몸이 균형을 찾아간다는 뜻이다. 내장 지방만 잔뜩 있는 마른 비만의 몸이 균형을 찾아가면 근육이 붙는 것도 같은 이치다. 타고난 균형을 찾아가긴 위해선 잘 먹고, 잘 움직이고, 잘 자는 것에 아낌이 없어야 한다. 남들이 부러워할 것을 먹고, 남들이 부러워할 곳을 가고, 대충 자서 되는 것이 아니다. 


    다른 사람의 타고난 몸을 부러워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만들어진 몸은 부러워할 필요가 있다. 타고난 부를 가진 사람에겐 배울 것이 없지만 스스로 부자가 된 사람에겐 배울 것이 많은 것과 같은 이치다. 가난하게 살면서 부자를 저주해 봤자 비참한 건 가난함에 처한 사람이다. 건강도 마찬가지다. 순간의 재미와 만족을 위해서 건강을 버린 것은 누구인가? 그래서 지금 비참한 건 누구인가?




    잠은 그냥 자지는 것이 아니다. 체세포가 마구마구 분열하던 시절에는 잠을 조절할 수 있다. 조금만 자고 오래 깨어 있을 수도 있었다. 원할 땐 어디서든 잘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젠 더 이상 우리에겐 그런 능력은 없다. 그래서 안타깝지만 애를 써야 한다. 


    국내외의 전문가들이 말하는 질 좋은 수면의 방법을 종합하면 건강한 삶 그 자체다. 포화 지방이나 나쁜 탄수화물 대신 단백질을 조금 더 섭취하고, 카페인을 줄이고, 적당히 운동하고,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좋은 거주 환경을 꾸미고, 좋은 수면 환경을 만들고, 잠들기 전 스마트폰을 멀리 하면 된다. 완벽함이 지나치면 없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했던가! 실천 확률이 매우 낮게 느껴져서 벌써 우울해지는가?


    첫 술에 배부른 것은 없다. 매일매일의 노력을 오랫동안 하는 수밖에 없다. 시간은 우리가 가진 가장 최고의 자산이자 무기이기 때문이다. 안 하면 꾸준히 나빠질 뿐이다. 뭐라도 하기 시작하고 꾸준히 유지할 의지를 다지는 것으로도 시작은 충분하다. 


    '누가 그걸 모르냐?'며 한숨 쉬는 사람에겐 불면이 지속될 것이고, '그래! 한꺼번에 다는 못해도 스마트폰 자동 종료 시간을 설정해 놔야겠다!'라고 생각한 사람에겐 꿀잠이 있으리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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