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달렸다. 오전 산책, 저녁 러닝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어제는 비가 와서 뛰는 대신 계단 오르기를 했다. 뛰는 건 이틀 만이다. 그래서인지 힘들어서 죽을 뻔했다. 단지 이틀 쉬었다고 벌써 다 까먹은 것이냐 심장아! 다리야!
오늘도 180 bpm의 메트로놈을 들으면서 뛰었다. 첫 두 바퀴는 정말 힘들었다. 온갖 잡생각에 메트로놈의 박자를 놓칠 정도였다. 무릎이 아픈 것 같기도 하고, 숨이 너무 차는 거 같기도 하고, 약간 어지러운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그랬다. 그런데 세 바퀴가 넘어가니까 모든 증상이 사라졌다. 내 의지를 꺾으려는 뇌의 간교함에 다시금 놀랐다.
휴식은 참 딜레마다. 반드시 필요하지만 길어지면 안 된다. 휴식이야 말로 중용의 미가 있어야 한다. 과욕으로부터 몸을 지키고, 나태로부터 몸을 살려야 한다. 그렇지 않고 나태로 치우치면 결국은 관두게 될 것이고, 과욕으로 치우치면 결국은 부상을 당하게 될 것이다.
시작 후 30분이 지나고 나니 편안한 시간이 찾아왔다. 숨도 빠르게 골라지고, 박자도 잘 들리고, 자세에도 신경을 쓸 여유가 생겼다. 그렇게 30분을 더 뛰고 마무리 쿨다운 운동을 하고 스트레칭으로 마무리했다. 오늘도 내 페이스에 맞춰 목표를 완수했다. 이렇게 하루하루 성취를 적립하고,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갖는 것은 참 기쁜 일이다. 이 기쁨이 꾸준하게 지속될 수 있도록 적당히, 대충대충, 오래오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