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aama Aug 29. 2024

231. 가을런을 경험한 결심 83일 차

#누만예몸 #실천법 #달리기 #러닝 #런린이 #나이트런 #가을


    오늘(8월 27일 화요일)도 달렸다.


    오늘은 가을 체험을 했다. 온도가 몇 도 떨어졌을 뿐인데 큰 차이가 났다. 땀은 땀대로 많이 흘렸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무척 시원했다. 공기 중에 습기가 사라진 것이 느껴졌다. 


    달리는 데 누군가 얘기했다. '여름에 달렸어야 가을에 실력이 느는데...'  보통 여름에 노출을 좀 해볼 요량이라면 겨울부터 준비하는 게 맞다. 봄엔 늦는다. 기초 체력을 기르고, 습관을 개선하고, 강하게 실행하기 위해선 짧은 봄으론 부족하다. 우린 인간이라서 매일 못하기도 하고, 쓸데없이 자신에게 관대하여 주말마다 치팅데이를 갖기 때문이기도 하다. 삶의 다른 문제들을 핑계 삼기도 하고, 근원적인 유전자를 탓하기도 하기 때문에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가을에 달려본 적은 없지만 가을처럼 에너지가 넘치는 계절엔 달리면 너무 좋을 것 같다. 좋은 날 더 오래, 더 멀리 달리고 싶은 러너들의 마음은 더운 여름 해를 피해 가며 달린 것으로 드러난다. '여름에 달렸어야 했다'는 말은 그런 의미가 아니었을까 싶다.


    세상의 모든 일은 집중해서 전력을 다 해보면 인생을 닮아 있다고 느끼게 된다. 세계 최정상에 선 선수들의 인터뷰를 보면 자신이 하는 스포츠가 인생을 닮았노라고 하는 경우가 많은 것도 같은 이유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경험한 모든 것의 사이클은 비슷했다. 오만과 자만의 시기를 지나며 스스로를 고립시킨다. 그리곤 뜻대로 되지 않는 절망을 경험한다. 거기서 굴하지 않고 극복을 하게 되면 그때 알게 된다. 원래 그런 거구나. 절망은 일상이고 극복 또한 일상이구나. 절망에 짧게 좌절하고, 극복에 길게 기뻐하면 그게 좋은 삶인 거구나.


    달리기도 그랬다. 짧게 주워들은 것을 진실인 양 믿고 그 안에 스스로 갇혔다. 뭔가 자연스럽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고 더딘 성장에 실망을 했다. 다 버리고 내 몸을 직접 느끼고 생각하면서 방향과 방법을 찾았다. 실망과 깨달음을 반복하고 있지만 총합은 기쁨이다. 


    아침저녁으로 기분 좋게 따사로운 햇살과 시원스러운 바람이 분다. 요런 날도 길지 않다. 기쁘게 누려줄 필요가 있겠다. 비록 여름에 달리지 않았으면 어떤가. 가을에 달릴 수 있으니 좋지 않은가! []

    

매거진의 이전글 230. 욕심과 현실의 사이, 결심 82일 차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